동곽준[東郭逡] 東郭㕙(동곽준)이라고도 쓰며, 교활하고 날랜 토끼를 이른다. 전국책(戰國策) 제책 삼(齊策三)에 “제(齊)나라가 위(魏)나라를 치려고 하자 순우곤(淳于髡)이 제왕(齊王)에게 ‘한자로(韓子盧)는 천하에 빠른 사냥개[疾犬]이며, 동곽준(東郭逡)은 해내(海內)에 이름난 교활한 토끼[狡兎]입니다. 그 한자로가 동곽준을 잡으려면 산을 세 바퀴나 돌아야 하고, 또 산을 다섯 번이나 오르내립니다. 그래서 토끼는 바로 눈앞에 지쳐 있고 개는 바로 뒤에 지쳐 있어 개와 토끼가 함께 지쳐 결국 모두 각각 그 자리에서 죽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농부가 보고는 힘 하나 들이지 않고 그 공을 독차지합니다. 지금 제(齊)나라와 위(魏)나라가 서로 오랫동안 맞붙어서 병사들이 지쳐 있고 백성은 피폐합니다. 저는 강한 진(秦)나라나 큰 초(楚)나라가 그 지친 뒤를 틈타 마치 그 농부와 같은 공을 얻게 될까 두렵습니다.’라고 하였다. 제왕(齊王)은 두려워하며 사과하고 병사를 휴식시키도록 하였다.[齊欲伐魏. 淳于髡謂齊王曰: ‘韓子盧者, 天下之疾犬也. 東郭逡者, 海內之狡兎也. 韓子盧逐東郭逡, 環山者三, 騰山者五, 兎極於前, 犬廢於後, 犬兎俱罷, 各死其處. 田父見之, 無勞勌之苦, 而擅其功. 今齊‧魏久相持, 以頓其兵, 弊其衆, 臣恐强秦大楚承其後, 有田父之功.’ 齊王懼, 謝將休士也.]”하고 한 데서 보인다.
동곽준[東郭㕙] 아주 날랜 토끼를 말한다. 한유(韓愈)의 모영전(毛穎傳)에 토끼털로 만든 붓을 의인화하여 “모영은 중산 사람이다.…… 동곽(東郭)에 사는 자는 이름을 준(㕙)이라 하는데, 교활하고 달리기를 잘하였다. 준(㕙)이 한로(韓盧)와 재능을 겨루었으나, 한로(韓盧)가 미치지 못하자, 한로(韓盧)가 노하여 송작(宋鵲)과 모의해 준(㕙)을 죽이고서, 준(㕙)의 전 가족을 죽여 육장(肉醬)을 담갔다.[毛穎中山人也. …… 居東郭者曰㕙, 狡而善走. 與韓盧爭能, 盧不及. 盧怒, 與宋鵲謀而殺之. 醢其家.]”라고 하였다.
동곽지랑[東郭之良] 동곽의 남편. 제(齊)나라 사람이 처첩(妻妾)을 거느리고 사는데, 매일 나가 술과 밥을 실컷 먹고 돌아와, “부귀한 사람들과 함께 먹었노라.”라고 자랑했다. 처첩이 의아하여 남편을 뒤쫓아 가 보니 그가 동곽(東郭) 묘지(墓地)에 가서 제수(祭需)의 나머지를 빌어먹고 오는 것이었다.
동곽지로[東郭之路] 동곽(東郭)의 길.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목적을 이루고 남에게 자랑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전국 시대 제(齊)나라 사람이 날마다 동곽(東郭)의 무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제사에 남은 주식(酒食)을 실컷 빌어먹고 집에 돌아와서는 매양 처첩(妻妾)에게 부귀한 이들과 만나서 먹었다고 거드름을 떨었던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孟子 離婁下>
동곽천지[東郭踐地] 사기(史記) 권126 골계열전(滑稽列傳)에 “동곽 선생은 오랫동안 벼슬길에서 대조(待詔)로 있으면서도 가난하여 주리고 떨며, 옷은 헤지고 신은 온전하지 못하여 눈길을 다닐 때 신이 위쪽만 있고 밑창은 없어서 발로 땅을 다 밟고 다녔으므로, 길 가는 사람들이 보고 웃었다.[東郭先生久待詔公車, 貧困飢寒, 衣敝履不完, 行雪中, 履有上無下, 足盡踐地, 道中人笑之.]”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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