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편안함 속에 위태함을 염려하고, 역경이 와도 순리로 받아라 [逆來順受 居安思危] <채근담>


하늘의 조화는 예측할 수 없다.

눌렀다가는 펴고

폈다가는 다시 누르니

영웅을 손에 가지고 놀고

호걸의 처지를 뒤집어 놓는다.

군자만이 역경이 와도 순리로 받고

평안함 속에서 위태함을 생각하기에

하늘의 기량으로도 어쩔 수가 없다.


天之機緘不測.
천지기함불측.
抑而伸,  伸而抑,  皆是播弄英雄,  顚倒豪傑處.
억이신,  신이억,  개시파롱영웅,  전도호걸처.
君子只是逆來順受,  居安思危,  天亦無所用其伎倆矣.
군자지시역래순수,  거안사위,  천역무소용기기량의.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기함[機緘]  기관(機關)이 닫힘[閉]. 기운(氣運)의 변화. 기관(機關)에 묶임. 기(機)는 기관(機關), 함(緘)은 묶여 있다는 뜻이다. 사물을 움직여 발생하게 하고 변화하게 하는 힘을 말한다. 장자(莊子) 천운(天運)에 “하늘은 움직이는가? 땅은 멈추어 있는가? 해와 달은 자리를 다투는가? 혹 그 누군가 이 일을 주재하고 있으며, 그 누군가 천지일월에 질서를 부여하고 있으며, 그 누군가 스스로 무위(無爲)의 일에 머물러 있으면서 천지일월을 밀어서 움직이는 것인가? 혹 기계에 묶여서[機緘] 그만두지 못하는 것인가? 아니면 저절로 굴러가기 때문에 스스로 그치지 못하는 것인가? 구름이 저절로 내려 비가 되는 것인가? 비가 스스로 올라가 구름이 되는 것인가? 혹은 누군가 이 운우(雲雨)의 순환을 맡아서 처리하며 누군가 무위(無爲)의 일에 머물러 조화(造化)의 음락(淫樂)에 빠진 채 이것을 권하는 것인가?[天其運乎? 地其處乎? 日月其爭於所乎? 孰主張是? 孰維綱是? 孰居无事推而行是? 意者其有機緘而不得已邪? 意者其運轉而不能自止邪? 雲者為雨乎? 雨者為雲乎? 孰隆施是? 孰居无事淫樂而勸是?]”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기함[機緘]  사물을 생성하고 변화시키는 대자연의 힘, 또는 기운(氣運)이나 운명. 사물이 변화하는 긴요한 구석, 관건(關鍵). 혹은 기관(機關)을 열고 닫는 것으로 사물의 변화를 이끄는 힘. 만물의 처음과 끝, 혹은 기운(氣運)의 변화. 사건을 일으킨 주범(主犯). 봉해져 엿볼 수 없는 책략. 주역(周易) 계사전 상(繫辭傳 上)에 “인에 드러나며 용에 감추어져 만물을 고무하되 성인과 함께 근심하지 않으니, 성한 덕과 큰 사업이 지극하다.[顯諸仁 藏諸用 鼓萬物 而不與聖人同憂 盛德大業至矣哉]”라고 하였는데, 주역본의(周易本義)에 “용(用)은 기함(機緘: 발동發動과 수속收束)의 묘(妙)를 이르니, 업(業)의 근본이다.[用 謂機緘之妙 業之本也]”라고 하였다.
  • 조화[造化]  만물을 낳고 자라게 하고 죽게 하는 영원무궁(永遠無窮)한 대자연(大自然)의 이치(理致). 또는 그런 이치에 따라 만들어진 우주 만물. 천지자연의 변화. 천지만물의 창조자 또는 대자연. ​조물주(造物主).
  • 개시[皆是]  다. 모두.
  • 파롱[播弄]  장난감으로 여겨 가지고 놀다. 조종하다. 지배하다. 손으로 가지고 놀다. 구슬리다. 감언으로 속이다. 도발하다. 부추기다. 선동하다.
  • 전도[顚倒]  뒤바뀌다. 위치나 차례가 거꾸로 뒤바뀜. 엎어져서 넘어짐. 위와 아래를 바꾸어서 거꾸로 함.
  • 지시[只是]  다만. 오직. 오로지. 그러나. 그런데.
  • 역래순수[逆來順受]  운명이 거슬러 와도 순리로 받아들임, 역경이 오더라도 묵묵하게 받아들임. 역경이 들이닥쳐도 순순히 받아들여 적응하다. 외부로부터의 압력을 참고 견디어 내다.
  • 순리[順理]  올바른 이치(理致)나 도리(道理). 순한 이치나 도리. 또는 도리나 이치에 순종함.
  • 거안사위[居安思危]  편안한 처지에 있으면서 위험이 발생할 것을 생각하다. 평안(平安)할 때에도 위험(危險)과 곤란(困難)이 닥칠 것을 생각하며 잊지 말고 미리 대비(對備)해야 함. 편안히 거처할 때에 위태로운 상황을 미리 생각해야 한다는 뜻으로, 춘추좌전(春秋左傳) 양공(襄公) 11년조에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편안히 거처할 때에 위태로운 상황을 미리 생각해야 한다.’라고 하였으니, 미리 생각하면 대비를 하게 되고, 대비를 하면 환란을 당하지 않게 된다.[書曰 居安思危 思則有備 有備無患]”라고 한 데서 보인다. 유비무환(有備無患).
  • 기량[伎倆]  기술적인 재능이나 솜씨. 술수, 수단, 수완, 솜씨, 기량. 작용, 기교, 기능.

【譯文】 居安思危,  天也無法.
上天的氣運變化不可預測. 時而抑制時而伸展, 時而伸展時而抑制, 全都是上天播棄戲弄英雄, 顛覆倒翻豪傑的地方. 才德出眾的人只因爲逆來順受, 處於安寧思量危難, 上天也沒有地方使用他的伎倆了.

Leave a Reply

Copyright (c) 2015 by 하늘구경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