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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에 빌붙지 말고 남의 흠을 말하지 마라 <채근담>


도회사람과 사귐은 산골노인과 벗함만 못하고

권문세가에 들락거림은 보통가정과 친함만 못하다.

거리와 골목에 떠도는 소리를 들음은

나무꾼과 목동의 노래를 듣느니만 못하고

지금 사람의 부덕함과 과실에 대해 말하는 것은

옛사람의 좋은 말과 훌륭한 행실을 이야기함만 못하다.


交市人,  不如友山翁.  謁朱門,  不如親白屋.
교시인,  불여우산옹.  알주문,  불여친백옥.
聽街談巷語,  不如聞樵歌牧詠.
청가담항어,  불여문초가목영.
談今人失德過擧,  不如述古人嘉言懿行.
담금인실덕과거,  불여술고인가언의행.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시인[市人]  장사꾼. 상인(商人). 도회지 사람. 시민. 시에서 사는 사람. 명리를 좇아 벼슬에 나서 바쁘게 사는 사람.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세상 풍속을 따라 사는 사람.
  • 도회[都會]  사람이 많이 살고 상공업이 발달한 번잡한 지역.
  • 시정[市井]  인가(人家)가 모인 거리. 사람이 모여 사는 곳. 상인. 시가(市街).
  • 산옹[山翁]  산속에 사는 늙은이.
  • 주문[朱門]  붉은 대문이라는 뜻으로, 권귀부호(權貴富豪)의 집. 현관(顯官)의 저택, 고관대작(高官大爵)의 집을 이르던 말이다. 상고 때에 왕후(王侯)나 귀족 및 충신의 집에는 그 존귀함을 표시하기 위해 대문을 붉게 칠하였다 한다. 영번로(演繁露)에 “후세의 후왕(侯王)과 달관(達官)들이 사는 집은 다 붉게 꾸몄으므로 주문(朱門) 또는 주저(朱邸)라고 한다.”고 하였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자경부봉선현영회오백자(自京赴奉先縣詠懷五百字)에 “잘사는 집 대문에는 술과 고기 냄새가 나고, 길에는 얼어 죽은 사람들이 뒹구네.[朱門酒肉臭, 路有凍死骨.]”라고 하였고, 송(宋)나라 때 은자인 진단(陳摶)이 일찍이 시를 짓기를 “대궐이 영화로워도 어찌 눈에 들어오랴? 고관대작 부유해도 빈한함만 못하네.[紫陌縱榮爭及瞳? 朱門雖富不如貧.]”라고 하였다. <宋史 卷457 隱逸列傳上 陳摶>
  • 권문세가[權門世家]  대대(代代)로 권세(權勢)가 있는 집안. 권문(權門)은 벼슬이 높고 권세가 있는 집안, 권세가 있고 지위가 높은 집안을 이르고, 세가(世家)는 여러 대를 이어가며 나라의 중요한 지위에 있어 특권을 누리거나 세록(世祿)을 받는 집안을 이른다. 권문세족(權門勢族).
  • 권문세가[權門勢家]  벼슬의 지위가 높고 권세 있는 집안. 권문(權門)은 벼슬이 높고 권세(權勢)가 있는 집안, 권세가 있고 지위가 높은 집안을 이르고, 세가(勢家)는 권세 있는 집안, 세도(勢道) 부리는 가문(家門)을 이른다. 세력가(勢力家).
  • 세도[勢道]  정치상으로 세력을 휘두름. 세력(勢力)을 행사할 수 있는 사회적 지위나 권세. 또는 그 지위나 권세의 힘을 빌어 옳지 못하게 세력을 휘두르는 일을 이른다.
  • 알현[謁見]  지체가 높고 귀한 사람을 찾아가 뵘. 상알(上謁). 현알(見謁).
  • 백옥[白屋]  기둥이나 들보에 화려한 채색을 하지 않고 본재(本材)를 노출한 가옥을 가리킨다. 일설에는 흰 띠풀[白茅]로 지붕을 덮은 가옥이라고도 하는데 옛날 요(堯) 임금이 이런 집에서 거처하였다고 한다. <太平御覽 皇王部 五帝堯陶唐氏> 평민(平民), 한사(寒士)의 집. 천인(賤人)의 거처. 초가집. 띳집. 모옥(茅屋). 참고로 당(唐)나라 유장경(劉長卿)의 시 봉설숙부용산주인(逢雪宿芙蓉山主人)에 “날 저무니 푸른 산은 아스라이 멀고, 날씨는 찬데 백옥은 가난도 하구나.[日暮蒼山遠, 天寒白屋貧.]”라고 하였다. <全唐詩 卷147 逢雪宿芙蓉山主人>
  • 가담항어[街談巷語]  길거리나 세상(世上)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이야기. 항간(巷間)의 뜬소문(所聞)이라는 뜻으로, 저자거리나 여염(閭閻)에 떠도는 소문(所聞)을 이른다. 항담(巷談). 가담항설(街談巷說), 가담항의(街談巷議), 가설항담(街說巷談), 도청도설(道廳塗說).
  • 실덕[失德]  덕에 어긋나는 행실. 덕망(德望)을 잃음. 덕의(德義)에 어긋나는 행위를 함. 점잖은 사람의 허물. 과실(過失).
  • 과거[過擧]  정도를 넘어선 지나친 행동. 정도에 지나친 거동(擧動).
  • 가언의행[嘉言懿行]  아름다운 언행. 좋은 말과 훌륭한 행실. 가언선상(嘉言善状).

【譯文】 文華不如簡素,  談今不如述古.  :  回歸自然,  述古暢懷.
結交市井之人不如友善山野老翁, 謁見朱門豪貴不如親近白屋平民 ; 道聽街頭談論巷尾話語, 不如見聞樵夫唱歌牧童吟詠 ; 談論今天人們錯誤言辭過失舉動, 不如講述古代賢人嘉善言論懿美行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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