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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 또는 닭의장풀


닭의장풀, 달개비, 닭의밑씻개, 닭개비, 닭의꼬꼬, 닭기씻개비라고 불리는데 닭장근처에서 잘 자라고, 꽃잎이 닭의 볏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풀밭, 습기가 있는 땅, 길가 등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1년생 잡초로서 높이 15~50cm이다. 줄기는 옆으로 비스듬히 자라고 마디가 굵고 마디부분이 흙에 닿으면 마디에서 뿌리가 나온다. 잎은 달걀모양으로 어긋나고 잎의 끝은 뾰족하며 밑부분이 얇은 잎집으로 줄기를 덮고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어느 마을에 힘이 매우 센 두 남자가 살았었다. 둘이는 서로 힘겨루기를 자주하던 중 큰 바위를 안고 물속에 들어가 누가 오래 견디는지를 겨루었다. 이 소식을 들은 아내는 닭이 울어 날이 새면 남편이 죽을까봐 닭을 울지 못하도록 닭장에 가서 닭의 목을 끌어안고 닭을 울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닭은 아내를 뿌리치고 울게 되어 아내는 목숨을 끊었다. 날이 새어 물 밖으로 나온 남편은 닭장에서 아내가 변하여 나온 닭의장풀이란 예쁜 꽃을 보았다고 한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며 시인이자 서예가인 유득공(柳得恭)은 고운당필기(古芸堂筆記)에 실려 있는 잡훼유화(雜卉幽花: 알려지지 않은 잡초 꽃)라는 글에서 “나는 보잘것없어 알려지지 않은 꽃, 이를테면 봉선화, 달개비, 메꽃처럼 울 밑에 널려 있는 것들을 좋아하는데 옛사람들이 이미 그 예쁘고 고운 점을 잘 설명해 두었다. … 달개비[鴨跖草압척초: 오리 발바닥 풀]는 일명 계설초(鷄舌草), 벽죽자(碧竹子), 죽계초(竹鷄草), 담죽엽(淡竹葉), 벽선화(碧蟬花)이다. 이시진(李時珍)은 ‘4, 5월에 나방 모양의 꽃이 피는데 두 쪽 꽃잎이 날개 같고 짙푸른 색이 가히 좋아할 만하다. 깍지는 뾰족하고 굽은 것이 새의 부리 같으며 솜씨 있는 장인은 그 꽃을 따다가 즙을 내서 그림 물감을 만든다.[四五月開花如蛾形, 兩葉如翅, 碧色可愛. 結角尖曲如鳥嘴, 巧匠採其花, 取汁作畫色.]’라고 하였다. … 꽃 중에서 짙푸른 빛을 띠는 것은 오직 달개비뿐이니, 역시 기이한 꽃이다.”라고 하였다.

어릴 적에 ‘달기집게’인지 ‘닭의집께’인지 그런 발음으로 불렀던 기억이 얼핏 나는데 정확치가 않다. 꽃이 그다지 닭은 볏을 닮아보이지는 않는데, 닭장 근처에 잘 자라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위의 사진 또한 닭장 옆에 핀 꽃을 찍은 것이다.

<국립중앙과학관 : 야생화 과학관> <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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