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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살피고 도를 깨닫는 세 가지 방법 <채근담>


고요한 가운데 생각이 맑으면

마음의 참 모습을 볼 수 있고

한가한 가운데 기상이 조용하면

마음의 참된 작용을 알게 되며

담담한 가운데 의취가 평온하면

마음의 참 의미를 얻을 수 있다.

마음을 살피고 도를 깨닫는 데에는

이 세 가지보다 나은 것이 없다.


靜中念慮澄徹,  見心之眞體.  閒中氣象從容,  識心之眞機.
정중염려징철,  견심지진체.  한중기상종용,  식심지진기.
淡中意趣沖夷,  得心之眞味.  觀心證道,  無如此三者.
담중의취충이,  득심지진미.  관심증도,  무여차삼자.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염려[念慮]  여러 가지로 마음을 쓰며 걱정함. 여러 가지로 헤아려 걱정하는 것. 또는 그 걱정. 송(宋)나라 서산(西山) 채원정(蔡元定)이 아들에게 훈계한 말로 “과(夸)라는 한 글자는 사람을 무너뜨린 채 일생을 마치게 한다. 생각과 말에 조금이라도 과시하는 마음이 있으면 즉시 잘라버려야 하니, 가득 참은 덞을 부르고 겸손함은 보탬을 받는 것이 이것이 바로 천도이다.[夸之一字, 壞人終身. 凡念慮言語, 纔有夸心, 即截斷却. 滿招損、謙受益, 時乃天道.]”라고 하였다.<隨隱漫録 卷1> 주자대전(朱子大全) 권59 답여정숙(答余正叔)2에 “그러나 앞에서 논한 것은 일찍이 오로지 생각을 끊기를 구하고자 한 것이 아니고, 다만 줄곧 서책에만 의지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조금씩 마음을 풀어놓아 텅 비고 한가롭게 하여 자기에게 절실한 것에 힘써야 한다고 여겼습니다.[然前者所論, 未嘗欲專求息念, 但以爲不可一向專靠書冊, 故稍稍放敎虛閑, 務要親切自己.]”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주자대전차의(朱子大全箚疑)의 방교허한(放敎虛閑)에 “염려를 내려놓아 이 마음이 텅 비고 한가롭게 하는 것을 말한다.[謂放置念慮, 使此心地虛閑也.]”라고 하였다.
  • 징철[澄徹]  대단히 맑음. 맑고 투명하다. 아주 맑다. 매우 맑아서 밑바닥까지 환히 보임.
  • 진체[眞體]  참된 실체. 사물의 참 모습. 진정한 본체. 마음의 참된 본모습.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진리의 본체. 진리의 여실한 모습. 죽은 이의 시체. 생사를 해탈하여 변함없이 자유자재한 진여(眞如).
  • 기상[氣象]  바람, 구름, 비 등 대기 중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
  • 기상[氣像]  사람의 타고난 성품(性品)과 몸가짐. 사람의 타고난 기질이나 마음씨. 사람이 타고난 기개나 마음씨. 또는 그것이 겉으로 드러난 모양.
  • 종용[從容]  침착(沈着)하고 덤비지 않음. 말이나 또는 하는 것이 왁자지껄하지 않고 매우 얌전한 모양. 성격이나 태도가 차분하고 침착하다. 태도가 조용하다. 시간이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 천천히 하다. 침착하다. 넉넉하다. 느긋하다. 한가롭다. 순조롭다. 거동하다. 당황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다. 빙빙 돌다. 늦추다. 타일러 부추기다. 꼬드기다. 조용의 원말. 서태(舒泰)하고 느슨한 모양이다. 예기(禮記) 치의(緇衣)에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입는 옷이 변하지 아니하고 행동거지에 일정한 규칙이 있어야 백성들의 귀감이 될 수 있고 그리하여 백성들의 도덕이 하나로 모일 수 있다.[長民者, 衣服不貳, 從容有常, 以齊其民, 則民德壹.]”라고 하였고, 공영달(孔穎達)은 소(疏)에 “종용은 행동에 평상시와 다름없는 것을 말한다.[從容謂擧動有其常度.]”라고 하였다. 참고로, 장자(莊子) 추수(秋水)에, 장자(莊子)와 그의 친구 혜자(惠子)가 호수(濠水)의 다리 위에서 노닐 때, 장자가 말하기를 “피라미가 나와서 조용히 노니, 이것이 물고기의 즐거움일세.[鯈魚出游從容 是魚樂也]”라고 하자, 혜자가 말하기를 “자네는 물고기가 아닌데 물고기의 즐거움을 어떻게 알겠는가.[子非魚 安知魚之樂也]”라고 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던 데서 보인다. 또, 굴원(屈原)의 초사(楚辭)에 “순임금님은 만날 수 없으니, 누가 나의 거동을 알아나 줄까?[重華不可迕兮, 孰知余之從容.]”라고 한데서도 보인다.
  • 식심[識心]  마음을 앎. 분별하는 인식작용. 인식하는 마음. 영식과 비슷한 말. 육식(六識) 또는 팔식(八識)의 심왕(心王). 사람이 생전에도 사후에도 그 식심만은 다름이 없다고 한다. 일식(日蝕) 또는 월식(月蝕) 때에 해 또는 달이 제일(第一) 많이 가리워진 때. 참고로, 맹자(孟子) 고자 상(告子上)에 “잡으면 보존되고 놓으면 잃어서, 나가고 들어옴이 정한 때가 없으며, 그 방향을 알 수 없는 것은 오직 사람의 마음을 두고 말한 것이다.[操則存, 舍則亡, 出入無時, 莫知其鄕, 惟心之謂與.]”라는 공자의 말이 인용되었다. 범순부(范純夫)의 딸이 이 글을 읽고서 말하기를 “맹자는 마음을 몰랐다. 마음이 어찌 출입이 있는 것이겠는가.[孟子不識心, 心豈有出入?]”라고 하였는데, 정이천(程伊川)이 그 말을 듣고서는 “이 여자가 맹자는 몰랐으나 마음은 제대로 알았다.[此女, 雖不識孟子, 却能識心.]”라고 평한 말이 심경부주(心經附註) 권3 우산지목장(牛山之木章)에 나온다.
  • 진기[眞機]  마음의 미묘한 활동. 본연의 진실한 기밀이나 작용. 사물의 진실한 본래대로의 기틀. 현묘(玄妙)한 이치 또는 도리. 마음이나 사물의 진정한 모습. 진정한 기밀. 마음속 비밀. 우주의 근본 기틀. 우주의 가장 본래적인 근본 도리는 워낙 은미하여 잘 알 수도 없고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고 한다. 진기(真機).
  • 의취[意趣]  의지(意志)와 취향(趣向)을 아울러 이르는 말. 어떠한 가르침을 설하는 목적이나 의도. 의견. 식견. 지취(志趣).
  • 충이[沖夷]  깨끗하고 안정 되어 있음. 평온하다.
  • 득심[得心]  일이 뜻대로 이루어져 뽐내는 마음. 마음을 얻음. 득의(得意)의 마음. 민심(民心)을 얻음.
  • 이청득심[以聽得心]  듣는 것으로 마음을 얻음. 귀 기울여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함으로써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
  • 득의[得意]  일이 뜻대로 이루어져 만족해하거나 자랑스러워함. 바라던 일이 이루어져서 뽐냄. 뜻을 이루어 자랑함. 자기의 뜻대로 행동함. 뜻을 얻다.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어 가다. 마음에 들다. 의기양양하다. 포조(鮑照)의 글 학고(學古)에 “인생은 뜻을 얻는 것을 귀히 여긴다.[人生貴得意]”는 글귀가 있다. 참고로,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에 “어째서 어떤 때는 회합을 하였다고 하고 어떤 때는 정벌을 하였다고 하는가? 뜻대로 되면 회합에 이르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정벌을 행한다.[曷爲或言致會, 或言致伐? 得意致會, 不得意致伐.]”라고 한 데서 보이고, 맹교(孟郊)가 급제를 자축한 시인 등과후(登科後)에 “봄바람 속에 뜻을 얻어 말발굽도 부리나케, 하루에 장안의 꽃들을 모조리 구경했다나요.[春風得意馬蹄疾 一日看盡長安花]”라고 한 데서 보인다. 득심(得心).
  • 진미[眞味]  진미(真味). 참된 맛. 진정(眞情)한 취미. 어떤 대상에서 느껴지는 참된 가치나 재미. 소식(蘇軾)의 시 화전안도기혜건다(和錢安道寄惠建茶)에 “설화며 우각 따윌 어찌 말할 거나 있으랴, 건다(建茶) 한 잔 마시니 진미가 무궁함을 알겠네.[雪花雨脚何足道 啜過始知眞味永]”라고 하였다.
  • 관심[觀心]  심성(心性)을 관찰함. 자기 마음의 본성(本性)을 살핌. 마음의 본바탕을 바르게 살펴봄. 관심(觀心)은 불가(佛家)의 용어로 좌선(坐禪)하는 법 가운데 하나인데, 자기 마음의 본성(本性)을 분명하게 관조(觀照)하는 것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마음이 만법(萬法)의 주체로 간주하여 어느 한 가지도 마음 밖에 있는 것이 없으므로 마음을 살펴보면 일체의 사리(事理)를 깨칠 수 있다고 여긴다. 즉 마음을 관조하면 일체의 현상과 본질을 궁구하여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 십불이문지요초(十不二門指要鈔)에 “일체의 교행에서 모두 관심을 중요하게 여긴다.[蓋一切敎行, 皆以觀心爲要]”라고 하였다.
  • 증도[證道]  깨달음 또는 그 경지. 깨달음에 이르는 가르침 또는 수행. 현실(現實)에 증(證)을 얻는 교. 증득한 도리(道理).

【譯文】  寧靜淡泊,  觀心之道.
寧靜中心念思慮澄浄淸澈,  顯見性心的眞實本體  ;  安閑中氣質形象從容自若,  認識性心的眞正玄機  ;  淡泊中意味情趣沖和平易,  得到性心的眞實意味.  觀察心性,  證悟道義,  沒有比這三種方式更好的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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