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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이 한결같이 진실되면 쇠와 바위도 뚫는다[人心一眞 金石可貫] <채근담>


사람의 마음이 한결같이 진실되면

여름에도 서리를 내리게 하고

울음으로 성곽을 무너뜨리며

쇠붙이와 돌도 뚫을 수 있다.

만약 거짓된 사람이라면

한낱 사람의 형체만 갖추었을 뿐

참 주인인 영혼은 이미 사라져 없어

남을 대하여서는 그 얼굴이 가증스럽고

혼자 있을 때는

제 모습과 그림자에 스스로 부끄러워진다.


人心一眞,  便霜可飛,  城可隕,  金石可貫.
인심일진,  변상가비,  성가운,  금석가관.
若僞妄之人,  形骸徒具,  眞宰已亡,  對人則面目可憎,  獨居則形影自媿.
약위망지인,  형해도구,  진재이망,  대인즉면목가증,  독거즉형영자괴.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일진[一眞]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는 뜻으로, 우주 만유의 본체인 평등하고 차별이 없는 절대의 진리를 이르는 말.
  • 유월비상[六月飛霜]  문선(文選) 예건평왕상서(詣建平王上書)에 이선(李善)이 회남자(淮南子)를 인용하여 “추연(鄒衍)이 연 혜왕(燕惠王)에게 충성을 다하였는데, 혜왕이 참소를 믿고서 그를 잡아들였다. 추연이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니, 한여름에 하늘에서 서리가 내렸다.[鄒衍盡忠於燕惠王, 惠王信譖而系之, 鄒子仰天而哭, 正夏而天為之降霜.]”라고 주석하였다. 여기에서 “6월에 서리가 날린다.[六月飛霜.]”라는 말이 유래하였다. 성하강상(盛夏降霜).
  • 성붕[城崩]  성붕(城崩)은 남편의 죽음을 뜻한다. 열녀전(列女傳)에 “제나라 장공이 거나라를 공격할 때 기식이 전사하였다.……자식도 없고 일가친척 하나 없는 기량의 처는 갈 곳이 없었다. 이에 성 아래에서 남편의 시체 옆에 엎드려 곡을 하자……10일 만에 그 성이 무너졌다.[齊荘公襲莒殖戰而死……杞梁之妻無子, 內外皆無五屬之親, 既無所歸. 乃枕其夫之屍於城下而哭,……十日而城為之崩.]”라고 하였다. <古今列女傳 卷2> 양(梁)은 기식(杞殖)의 자(字)이다.
  • 위망[僞妄]  거짓됨과 망령됨. 거짓되다. 허위적이다.
  • 형해[形骸]  사람의 몸과 몸을 이룬 뼈. 중심이 되는 부분. 사람의 몸뚱이. 사람의 형체(形體). 생명이 없는 육체. 어떤 구조물의 뼈대를 이루는 부분. 내용이 없는 뼈대라는 뜻으로, 형식뿐이고 가치나 의의가 없는 것을 이르는 말. 장자(莊子) 천지(天地)에 “그대가 그대의 마음을 잊고 몸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만 도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오.[汝方將忘汝神氣, 墮汝形骸, 而庶幾乎.]”라고 하였고, 진서(晉書) 권49 혜강열전(嵇康列傳)에 혜강(嵇康)에 대한 평가 가운데 “풍채가 있었으나 육체를 토목처럼 여겨, 스스로 잘 보이게 꾸미지 않았다.[有風儀而土木形骸, 不自藻飾.]”라고 하였고, 동진(東晉) 왕희지(王羲之)의 난정서(蘭亭序)에 “사람이 서로 더불며 세상을 살아감에 혹은 자신의 회포에서 취하여 한 방 안에서 서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혹은 마음에 의탁한 바를 따라 형체의 밖에 방랑하기도 한다.[夫人之相與俯仰一世, 或取諸懷抱, 悟言一室之內, 或因寄所託, 放浪形骸之外.]”라고 하였다.
  • 도구[徒具]  단지 ~만 있다. 헛되이 갖추다. 지유(只有).
  • 진재[眞宰]  우주 만물의 주재자(主宰者)로서 모든 것을 관장하는 참 주인. 노자와 장자의 학설에서, 도의 본체인 하늘을 이르는 말. 조물주(造物主). 만물의 주재자.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필시 진재가 있을 터인데 다만 그 조짐을 얻지 못하였을 뿐이다.[若有眞宰 而特不得其眹]”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유소부화산수장가(劉少府畫山水障歌)에 “원기가 흥건하여 장자(障子)에 아직도 흥건히 젖어 있는 듯하니, 진재가 위로 올라가 하소연하여 하늘도 응당 울었으리.[元氣淋漓障猶濕, 眞宰上訴天應泣.]”라고 하였는데, 이는 유소부가 그린 장자를 보건대 아직도 원기가 흥건하여 젖어 있는 듯하니, 응당 진재가 위로 올라가 하소연하여 하늘이 울어서 그런 것 같다는 뜻이라 한다. 장자(障子)는 가리개이다.
  • 진재[眞宰]  실제로 2품 이상의 벼슬자리에 있는 재상.
  • 면목[面目]  얼굴. 체면(體面). 상태(狀態)나 됨됨이. 얼굴의 생김새. 사물의 상태나 겉모양. 남을 대하기에 번듯한 도리.
  • 가증[可憎]  괘씸하고 얄미움. 또는 그런 짓. 밉살스럽다. 가증스럽다. 혐오스럽다.
  • 형영[形影]  몸. 형체와 그림자. 몸과 그림자. 사람의 신체와 그림자.

【譯文】  精誠所感,  金石為開  :  人心一眞,  金石可貫.
人的心地一旦眞誠,  就可以盛夏裏霜雪飛舞,  城牆可以崩毁,  金石可以貫穿.  若是虛偽詐妄的人,  徒然具有一副形體骸骨,  眞正主宰的靈魂早已死亡,  面對他人就面目可憎惹人討厭,  單獨居住就形體影子自相羞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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