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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가짐은 가볍지 않게, 마음가짐은 무겁지 않게[持身勿輕 用意勿重] <채근담>


학식 있고 덕이 있는 사람은

몸가짐을 가볍게 해서는 안 되니

가볍게 하면 외물이 나를 흔들어

여유롭고 차분한 멋이 없게 된다.

마음가짐은 무겁게 해서는 안 되니

무겁게 하면 내가 외물에 침잠되어

시원스럽고 활발한 생기이 없게 된다.


士君子持身不可輕,  輕則物能撓我,  而無悠閒鎭定之趣.
사군자지신불가경,  경즉물능요아,  이무유한진정지취.
用意不可重,  重則我爲物泥,  而無蕭灑活潑之機.
용의불가중,  중즉아위물니,  이무소쇄활발지기.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사군자[士君子]  교양과 인격이 높은 사람. 사회적 지위가 있으며, 덕행이 높고 학문에 통달한 사람. 학문이 깊고 덕행이 높은 사람. 학문이 있으면서 품성(品性)과 덕(德)이 고상한 사람. 학식(學識)이 있고 후덕(厚德)한 사람. 상류 사회인. 지식인. 상류 계층의 인물. 관료 및 기타 지위가 있는 향신(鄕紳), 독서인(讀書人) 등을 말한다.
  • 지신[持身]  제 몸의 처신. 지신하다. 처신하다. 몸가짐을 하다. 지궁(持躬).
  • 유한[悠閒]  유한(悠閑). 유유(悠悠)하고 한가(閑暇)로움. 느긋하고 한가로움.
  • 유한[悠閑]  유유하고 한가로움. 마음이 너그러워 여유가 있음. 유한하다. 유유하다.
  • 진정[鎭定]  마음이 안정되어 움직임이 없는 것. 마음이 가라앉아 안정됨. 반대하는 세력 따위를 진압하여 평정함. 반대 세력이나 기세를 강압적인 힘으로 억눌러 편안하게 함. 침착하다. 진정시키다. 차분하다. 진정(鎮定). 침착함.
  • 용의[用意]  미리 마음을 가다듬음. 어떤 일을 하려고 뜻을 세우거나 마음을 먹음. 마음을 씀. 뜻을 가다듬음. 마음의 준비(準備). 몸을 가지는 태도. ~을 하기로 생각을 정하다. 결심하다. 한유(韓愈)의 시 기최이십육입지(寄崔二十六立之)에 “문장은 물을 뒤집듯 쉽게 이루어, 애당초 뜻을 기울이지 않는도다.[文如翻水成, 初不用意爲.]”라고 하였다. 조의(措意). 용심(用心). 의도. 의향.
  • 외물[外物]  신외지물(身外之物). 몸 밖의 것. 외계(外界)의 사물. 마음에 접촉되는 객관적 세계의 모든 대상. 자아(自我)에 속하지 않고 객관적 세계에 존재하는 물건. 본래의 순수함을 어지럽히는 외부의 잡물. 즉 명예(名譽), 이익(利益), 재물, 관직, 명성 같은 것들을 가리킨다. 참고로, 심약(沈約)의 술승중식론(述僧中食論)에 “마음이 미혹되는 데는 바깥 것에 흔들리게 되어 그런 것인데, 흔들어대는 것 중에 크게 세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가 명예와 재물과 자리를 구하는 것이요, 두 번째가 사치스러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요, 세 번째가 맛 좋은 산해진미를 먹고자 하는 것이다.[心神所以昏惑, 由於外物擾之. 擾之大者其事有三 : 一則勢利榮名, 二則妖姸靡曼, 三則甘旨肥濃.]”라고 하였고, 고적(高適)의 시 동군공숙개선사증진십육소거(同群公宿開善寺贈陳十六所居)에 “공에 대해 이야기하며 몸 바깥의 욕망을 잊고, 계와 율을 잘 지켜 그릇된 것들을 물리치네.[談空忘外物, 持誡破諸邪.]”라고 하였다.
  • 구니[拘泥]  구애되다. 고집하다. 구속받다. 융통성이 없다. 어색하다. 얽매이다.
  • 점니서[霑泥絮]  소식(蘇軾)이 일찍이 서주(徐州)에 있을 때, 전당(錢塘)에서 승(僧) 참료(參寥)가 찾아왔으므로, 소식이 한 기녀로 하여금 장난삼아 참료에게 시를 요구하도록 하자, 참료가 절구 한 수를 불렀는데, 그 시에 “술동이 앞의 얌전한 낭자가 많이 고맙지만, 그윽한 꿈 좋이 가져다 양왕이나 꾈지어다. 선심은 이미 진흙에 붙은 버들개지가 되어, 동풍을 쫓아 위아래로 미쳐 날지 않는다오.[多謝尊前窈窕娘 好將幽夢惱襄王 禪心已作霑泥絮 不逐東風上下狂]”라고 했다는 데서 온 말이다. 선심(禪心)은 마음이 아주 고요하게 갈앉아서 전혀 동요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 침잠[沈潛]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하게 물속 깊숙이 가라앉거나 숨음.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서 깊이 사색하거나 자신의 세계에 깊이 몰입함.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하도록 성정이 깊고 차분함. 분위기 따위가 가라앉아 무거움. 물속에 깊이 가라앉아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음.
  • 소쇄[蕭灑]  씩씩하고 시원시원함. 맑고 깨끗함. 시원스럽고 씩씩함. 두보(杜甫)의 시 자경부봉선현영회오백자(自京赴奉先縣詠懷五百字)에 “강해에 숨을 뜻 지니고서, 소쇄한 마음으로 일월을 보내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 세상에 태어나 요순과 같은 성군을 만났는지라, 차마 영원히 결별하지는 못하겠네.[非無江海志 蕭灑送日月 生逢堯舜君 不忍便永訣]”라고 하였고,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에 “우리 최종지(崔宗之)는 티 없이 맑은 미소년, 잔을 들고서 푸른 하늘 흘겨볼 때면, 깨끗하기가 바람 앞에 선 옥수와 같다 할까.[宗之蕭灑美少年 擧觴白眼望靑天 皎如玉樹臨風前]”라고 하였다.
  • 활발[活潑]  생기 있고 힘차며 시원스러움. 반응도가 높다. 형편이 넉넉하다. 활기차다. 형이상의 도(道)가 천지간에 드러난 것을 표현한 것이다. 중용장구(中庸章句) 제12장에서 “솔개가 날아 하늘에 이르고, 물고기가 연못에서 뛰논다.[鳶飛戾天, 魚躍于淵].”라는 시경(詩經)의 시를 인용한 것에 대해, 정호(程顥)가 “자사가 긴요하게 사람을 위한 곳으로 매우 생동감이 있다.[子思喫緊爲人處 活潑潑地]”라고 하였다.

【譯文】 持身不可輕,  用心不可重  :  持身勿輕,  用意勿重.
品德高尙的讀書人,  把持心身不可以有所輕視,  一旦輕視事物就會來困擾我,  這樣就沒有了悠然閑適鎭靜安定的趣味  ;  用心立意不可以過於愼重,  過於愼重我就被事物所拘泥,  這樣就沒有了瀟然灑脫靈活潑辣的生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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