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망은 덕행으로 인해 나타나니
남이 나를 덕스럽게 여기게 하는 것은
덕행과 원망을 모두 잊게 하느니만 못하다.
원한은 은혜로 인해 일어나니
남이 나의 은혜를 알게 하는 것은
은혜와 원한을 모두 없게 하느니만 못하다.
怨因德彰, 故使人德我, 不若德怨之兩忘.
원인덕창, 고사인덕아, 불약덕원지양망.
仇因恩立, 故使人知恩, 不若恩仇之俱泯.
구인은립, 고사인지은, 불약은구지구민.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소창유기小窓幽記/성醒>
- 덕행[德行] 덕성(德性)스러운 행실(行實). 어질고 너그러운 행실. 착하고 어진 행실. 덕(德)은 마음속에 얻은 것이고 행(行)은 그것이 밖으로 드러난 것을 의미한다. 공덕(功德)과 행법(行法).
- 불약[不若] ~만 같지 않다. ~만 못하다. ~에는 미치지 못한다.
- 불약[不若] 불약(不若)은 불순(不順)으로, 사람을 해치는 요괴(妖怪)를 이른다. 불약(不若)은 순종하지 않는 것으로 사람을 해치는 괴물 등을 이른다. 우(禹)임금이 구정(九鼎)에다가 각 지역의 괴물들을 그려 넣었는데, 이는 사람을 해치는 물건을 백성들에게 보여주어 멀리 피하게 한 것이라 한다.
- 양망[兩忘] 두 가지를 다 잊음. 소식(蘇軾)의 시 박박주(薄薄酒)에 “생전엔 부귀 누리고 사후엔 문장 남긴다 하나, 백 년이 순식간이요 만세가 하 바삐 지나가네. 백이·숙제와 도척의 이름이 모두 덧없는 것이거니, 가장 좋은 건 지금 당장에 한번 취하여, 시비와 우락을 모두 다 잊는 거로세.[生前富貴死後文章, 百年瞬息萬世忙. 夷齊盜跖俱亡羊, 不如眼前一醉, 是非憂樂都兩忘.]”라고 한 데서 보인다. <蘇東坡詩集 卷14>:
- 원망[怨望] 못마땅하게 여겨 탓하거나 불평을 품고 미워함. 남이 한 일을 억울하게 또는 못마땅하게 여겨 탓함. 분하게 여기고 미워함. 유감(遺憾)으로 생각하여 불평함.
- 구한[仇恨] 원한(怨恨). 증오.
- 원한[怨恨] 원통(寃痛)하고 한되는 생각. 억울하고 원통한 일을 당하여 원망과 한이 응어리진 마음.
- 은구[恩仇] 은혜와 원한.
- 구민[俱泯] 모두 다 없게 함.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영회고적(詠懷古迹)에 “떨어지는 잎에 송옥의 슬픔 깊이 느끼나니, 고아한 풍류 또한 나의 스승일세. 천추를 슬피 바라보며 눈물 뿌리나니, 시대 달라 함께 못해 쓸쓸하구나. 강산의 옛 집터엔 시구만 남았을 뿐, 운우 황대 옛날 일 어찌 꿈엔들 떠오르랴. 초나라 궁전 찾을 흔적 전혀 없는데, 뱃사공은 가리키며 지금도 의심하네.[搖落深知宋玉悲, 風流儒雅亦吾師. 悵望千秋一洒淚, 蕭條異代不同時. 江山故宅空文藻, 雲雨荒台豈夢思. 最是楚宮俱泯滅, 舟人指點到今疑.]”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민멸[泯滅] 자취가 아주 없어짐. 형적(形跡)이 아주 없어짐.
【譯文】 德怨兩忘, 恩仇俱泯.
怨恨因爲德行而彰明, 所以要使他人對我感恩懷德, 不如把感德與怨恨兩者都忘掉 : 仇恨因爲恩惠而立足, 所以要使他人對我知恩圖報, 不如把恩惠與仇恨兩者都泯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