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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을 당해도 형언치 말고 수모를 당해도 내색치 마라 <소창유기/채근담>


남이 속이는 것을 알면서도

말로 드러내지 않고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더라도

낯빛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 속에 무한한 의미가 있고

또한 무궁한 쓰임이 있다.


覺人之詐,  不形於言.  受人之侮,  不動於色.
각인지사,  불형어언.  수인지모,  부동어색.
此中有無窮意味,  亦有無窮受用.
차중유무궁의미,  역유무궁수용.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소창유기小窓幽記 : 법法>


  • 형언[形言]  무엇을 말로 나타냄. 말로 시늉하여 나타냄. 형용(形容)하여 말함.
  • 수모[受侮]  남에게 모욕을 당함. 남에게 모멸(侮蔑)을 당함. 업신여김을 받음.
  • 모욕[侮辱]  업신여겨 욕되게 함. 깔보고 욕(辱)보임.
  • 무궁[無窮]  끝이 없음. 공간이나 시간 따위의 끝이 없음. 한유(韓愈)의 시 제목거사(題木居士)에 “불길이 파고 물결이 뚫어 나이를 모를 지경인데 뿌리는 얼굴과 같고 줄기는 몸과 같아라. 우연히 시를 지어 목거사라 이름하니, 문득 무궁하게 복을 구하는 사람이 있도다.[火透波穿不計春, 根如頭面幹如身. 偶然題作木居士, 便有無窮求福人.]”라고 하였다.
  • 의미[意味]  말이나 글의 뜻. 행위나 현상이 지닌 뜻. 어떤 말이나 글이 나타내고 있는 내용. 사물이나 현상의 가치. 정조. 정취. 흥취. 흥미. 기분. 재미. 맛. 소옹(邵雍)의 시 청야음(淸夜吟)에 “달은 하늘 중심에 있을 때이고, 바람은 수면에 불어오는 때라네. 이와 같은 깨끗한 의미를, 아는 사람이 드물 것이다.[月到天心處, 風來水面時. 一般淸意味, 料得少人知.]”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 수용[受用]  받아 씀. 즐기고 음미함. 받아 지니고 활용함. 누리다, 이익을 얻다, 향유하다. 재화(財貨)를 받아 관청의 비용으로 쓰다. 쓰기에 편하다. 참고로, 성리대전(性理大全) 권54 학(學)12 독서법(讀書法)2에 “학자가 중용(中庸), 대학(大學), 논어(論語), 맹자(孟子) 등 사서에 대해 실제로 공부에 착수하여 구절마다 글자마다 침잠하며 자기의 일로 절실하게 여기면서 투철하게 터득해 나간다면, 일생 동안 받아써도 다 쓰지 못할 것이다.[學者於庸學論孟四書 果然下工夫 句句字字 涵泳切己 看得透徹 一生受用不盡]”라는 주희의 말이 나온다.

【譯文】 大量能容,  不動聲色.
發覺他人的欺詐不要表現在言辭上,  遭受他人的侮辱不要變動面部神色.  這中間有無窮的意境趣味,  也有無窮的享受效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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