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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머리를 걸어놓고 말고기를 팔다(남장여자)[牛首馬肉우수마육] <설원>


경공(景公)은 여자가 남자처럼 꾸미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였다. 그러자 온 나라 여자들이 유행처럼 그러한 복장을 하고 다녔다. 이에 경공이 너무 심하다고 느껴 관리로 하여금 이를 금지시키게 하면서 말하였다.

“여자이면서 남자처럼 꾸미고 다니는 자는 그 옷을 찢어 버리고, 그 허리띠를 잘라 버려라.”

그러자 옷이 찢기고 허리띠를 잘린 사람들이 서로 줄을 이어 끝이 없을 정도로 많았는데도 금지되지가 않았다. 안자(晏子)를 만나자 경공이 말하였다.

“과인이 관리로 하여금 여자이면서 남자처럼 꾸미고 다니는 자는 그 옷을 찢어 버리고 그 허리띠를 잘라 버리라 하였더니, 그에 해당되는 자들이 거리에 이어졌는데도 금지되지 않으니 어찌 된 일입니까?”

안자가 대답하였다.

“임금께서 궁궐 안의 여자들에게는 그렇게 입게 하면서 궁궐 밖의 여자들에게는 이를 금하고 있으니, 이는 바로 문에 소머리를 달아 놓고 말고기를 사가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임금께서는 어찌 궁궐 안의 사람부터 금하지 않으십니까? 그렇게만 하시면 밖에서도 감히 하는 자가 없을 것입니다.”

경공이 말하였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리고는 궁내에서 그러한 복장을 하지 못하도록 하자, 과연 한 달이 안 되어서 나라 안에 그러한 복장을 하는 자가 없게 되었다.

<설원 : 정리>


景公好婦人而丈夫飾者, 國人盡服之, 公使吏禁之曰 : 「女子而男子飾者, 裂其衣, 斷其帶.」 裂衣斷帶相望而不止, 晏子見, 公曰 : 「寡人使吏禁女子而男子飾者, 裂其衣, 斷其帶, 相望而不止者, 何也?」 對曰 : 「君使服之於內而禁之於外, 猶懸牛首於門而求買馬肉也 ; 公胡不使內勿服, 則外莫敢爲也.」 公曰 : 「善!」 使內勿服, 不旋月而國莫之服也.  <說苑 : 政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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