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孔子)가 칠조마인(漆雕馬人)에게 물었다.
“그대는 장문중(臧文仲)과 장무중(臧武仲), 그리고 유자 용(孺子容) 등 이 세 대부(大夫)를 섬겼는데, 그 가운데 누가 가장 어질다고 보는가?”
칠조마인이 대답하였다.
“장씨(藏氏) 집안에는 거북 껍질이 있습니다. 이름을 채(蔡)라고 합니다. 문중은 관직에 있는 동안 3년에 한 번 점을 쳤고, 무중은 3년에 두 번 점을 쳤으며, 유자 용은 3년에 세 번 점을 쳤습니다. 이는 제가 보아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 대부 중 누가 어질고 어질지 못한지는 제가 알지 못합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군자로다! 칠조씨의 아들이여. 남의 훌륭한 점을 말할 적에는 숨기는 듯하나 드러나게 해주고, 남의 과실을 말할 적에는 어렴풋하나 훤히 드러나게 하는구나. 그들 장씨 대부는 지혜가 미치지 못하고 살펴봄이 총명하지 않았으니, 어찌 자주 점을 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설원 : 권모>
- 칠조마인[漆雕馬人] 칠조(漆雕)는 복성(複姓)으로, 공자(孔子) 제자 중의 한 명이다. 공자의 제자 중에 칠조(漆雕)의 성(姓)을 가진 사람이 모두 셋인데, 칠조개(漆雕開)・칠조치(漆雕哆)・칠조도부(漆雕徒父: 漆雕從칠조종)가 그들이다. 이 중 칠조개가 대표적인데, 칠조마인(漆雕馬人)은 칠조개와 같은 때의 집안사람인 듯하다. 공자가어(孔子家語) 호생(好生)에는 칠조빙(漆雕憑)이라는 사람도 있다.
孔子問漆雕馬人曰 : 「子事臧文仲·武仲·孺子容, 三大夫者, 孰爲賢?」 漆雕馬人對曰 : 「臧氏家有龜焉, 名曰蔡 ; 文仲立三年爲一兆焉 ; 武仲立三年爲二兆焉 ; 孺子容立三年爲三兆焉, 馬人立之矣. 若夫三大夫之賢不賢, 馬人不識也.」 孔子曰 : 「君子哉! 漆雕氏之子, 其言人之美也, 隱而顯 ; 其言人之過也, 微而著. 故智不能及, 明不能見, 得無數卜乎?」 <說苑 : 權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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