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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곳에서 속이지 말고 매사에 조심하고 삼가라 <채근담>


푸른 하늘의 밝은 해처럼 떳떳한 절의도

어둡고 구석진 곳에서 길러 나온 것이며

천하의 형세를 뒤바꿔놓는 경륜도

깊은 못가에 선 듯이 살얼음판을 밟듯이

삼가고 조심하는 데서 닦아 나온 것이다.


靑天白日的節義,  自暗室屋漏中培來.
청천백일적절의,  자암실옥루중배래.
旋乾轉坤的經綸,  自臨深履薄處操出.
선건전곤적경륜,  자임심리박처조출.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 :소창유기小窓幽記)에는 “青天白日處節義, 自暗室屋漏處培來 ; 旋轉乾坤的經綸, 自臨深履薄處操出.”라고 되어 있다.


  • 청천백일[靑天白日]  푸른 하늘에 밝은 해. 맑게 갠 날. 환하게 밝은 대낮. 밝은 세상. 훌륭한 인물은 세상 사람들이 다 알아봄. 세상에 아무런 부끄럼이나 죄가 없이 결백함. 심사(心事)가 명백함. 죄의 혐의가 풀림. 뒤가 썩 깨끗한 일. 참고로, 당(唐)나라 한유(韓愈)의 여최군서(與崔羣書)에 “봉황이나 지초를 보면 현명한 자나 어리석은 자나 모두 아름다운 상서로 여기고, 청천백일을 보면 천한 종들도 청명하다는 것을 안다.[鳳凰芝草 賢愚皆以爲美瑞 靑天白日 奴隷亦知其淸明]”라는 말이 나온다.
  • 절의[節義]  절개와 의리. 신념을 굽히지 않는 꿋꿋한 태도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절개(節槪·節介)와 의리(義理). 의절(義節).
  • 자[自]  비롯하다. 말미암다. ~부터하다. ~로부터. 장소나 시기를 한정하는 구실을 하는데 보통 以至(이지)와 함께 쓰이며 때에 따라 ‘自’만 쓰거나 ‘自~至’만을 쓰기도 한다. 모두 ‘~로부터 ~에 이르기까지’의 뜻으로 쓰인다. 당연히. 진실로.
  • 암실[暗室]  어두운 방. 빛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꾸민 캄캄한 방. 낙빈왕(駱賓王)의 형화부(螢火賦)에 “암실에 들어가서도 속이지 않는다.[入暗室而不欺]”라고 하였고, 심경부주(心經附註) 권1 시운잠수복의장(詩云潛雖伏矣章)에 정자(程子)가 “학문은 어두운 방에서 속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學, 始於不欺暗室.]”라고 하였다.
  • 옥루[屋漏]  신주를 모신 방안의 서북 귀퉁이. 집안의 서북쪽 어둡고 구석진 곳. 지붕이 새다. 방의 서북(西北) 귀퉁이란 뜻으로, 집안에서 가장 깊숙하여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일컫는 말. 지붕의 새는 곳. 고대에 실내(室內)의 서북쪽 모퉁이에 장막을 치고 오신(奧神)을 모시던 곳을 이르는데, 후세에서는 외부인이 쉽게 볼 수 없는 집 안의 가장 깊숙한 곳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시경(詩經) 대아(大雅) 억(抑)에 “네 거실에 있음을 보건대, 거의 옥루에 부끄럽지 않게 할 것이다.[相在爾室, 尙不愧于屋漏.]”라는 내용이 보인다. 참고로, 이정유서(二程遺書) 권6에서 “옥루에서 부끄럽지 않으면 마음 편안하고 몸이 느긋해지네.[不愧屋漏, 則心安而體舒.]”라고 하였다. 옥루(屋漏)는 실(室) 안의 서북쪽 모퉁이이다. 실 안의 서남쪽 모퉁이는 ‘오(奧)’, 동남쪽 모퉁이는 ‘여(窔)’, 동북쪽 모퉁이는 ‘이(宦)’라고 한다. <儀禮釋宮>
  • 암실옥루지학[暗室屋漏之學]  남이 보지 않는 곳에 홀로 있을 때에도 생각을 성실(誠實)히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는 신독공부(愼獨工夫)를 이른다. 암실(暗室)은 어두운 방이고, 옥루(屋漏)는 방의 서북쪽 모퉁이에 병장(屛帳)을 설치하고서 신(神)을 모신 곳인데, 일반적으로 남들이 보지 않는 곳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낙빈왕(駱賓王)의 형화부(螢火賦)에 “암실에 들어가서도 속이지 않는다.[入暗室而不欺]”라고 하였고, 심경부주(心經附註) 권1 시운잠수복의장(詩云潛雖伏矣章)에 정자(程子)가 “학문은 어두운 방에서 속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學, 始於不欺暗室.]”라고 하고, 주자(朱子)가 “삼국 시대 주연(朱然)이 종일토록 공경하고 공경하여 마치 행진에 있는 듯이 하였으니, 배우는 자가 이러한 마음을 갖는다면 마음을 항상 잃지 않을 것이다.[三國朱然終日欽欽, 如在行陣. 學者持此, 則心常不放矣.]”라고 하였다. 또, 시경(詩經) 대아(大雅) 억편(抑篇)에 “네가 군자를 벗하는 것을 보니 네 얼굴을 온화하게 가지고 어찌 허물이 없겠는가 하고 자성하였네. 네가 네 집에 있을 때에 보니 옥루에 있을 때에도 부끄러움이 없었네.[視爾友君子, 輯柔爾顔, 不遐有愆. 相在爾室, 尙不愧于屋漏]”라고 하였다.
  • 배양[培養]  인격, 사상, 역량, 능력 따위가 발전하도록 가르쳐 기름. 식물이나 미생물 따위를 인공적으로 가꾸어 기름.
  • 선건전곤[旋乾轉坤]  천지(天地)를 뒤집음. 하늘을 돌리고 땅을 돌림. 천하의 난을 평정함. 나라의 폐풍(弊風)을 크게 고침. 위급한 국면을 만회하고 새로이 개혁 정치를 펴 나감. 국면(局面)을 전환(轉換)시킴. 천하의 형세를 일신시키고, 또한 맹렬한 기세로 실천하는 것. 선건전곤(旋乾轉坤)은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하여 국세를 일신함을 이르는 말이다. 한유(韓愈)의 조주자사사상표(潮州刺史謝上表)에 “폐하께서 즉위하신 이래 몸소 듣고 결단하시어 천지를 돌려 기관을 열고 닫으니, 우레가 치고 바람이 불며 해와 달이 맑게 비추었습니다.[陛下卽位以來, 躬親聽斷, 旋乾轉坤, 關機闔開, 雷厲風飛, 日月淸照.]”라고 하였다.
  • 경륜[經綸]  국가를 경영하는 일. 나라를 다스리는 포부와 재능. 국가의 대사(大事)를 다스릴 것을 꾀함. 일정한 포부(抱負)를 가지고 어떤 일을 조직적으로 계획함. 또는 그 계획이나 포부. 천하(天下)를 다스리는 것. 또는 이에 필요한 경험이나 능력. 참고로 주역(周易) 둔괘(屯卦) 상전(象傳)에 “구름과 우레가 둔이니, 군자가 보고서 경륜한다.[雲雷屯, 君子以, 經綸.]”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한 주자(朱子)의 본의(本義)에 “경륜은 실을 다스리는 일이니, 경은 이끎이요, 윤은 다스림이다. 어려운 세상은 군자가 큰일을 할 수 있는 때이다.[經綸, 治絲之事, 經, 引之; 綸, 理之也. 屯難之世, 君子有爲之時也.]”라고 하였다. 또, 중용장구(中庸章句) 제32장에 “오직 천하에 지극히 성실한 분이어야 능히 천하의 대경을 경륜하며 천하의 대본을 세우며 천지의 화육을 알 수 있다.[唯天下至誠 爲能經綸天下之大經 立天下之大本 知天地之化育]”라고 하였다.
  • 임심리박[臨深履薄]  깊은 못에 이르는 것 같고 엷은 얼음장을 디디는 것 같다.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깊은 곳에 임하듯 하며 얇은 데를 밟듯이 세심히 주의(注意)하여야 함. 매사에 몸가짐을 극히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소민(小旻)에 “매우 두려워하고 조심하기를 깊은 못가에 임한 듯이 하며, 얇은 얼음을 밟는 듯이 한다.[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氷.]”라고 하였는데, 모전(毛傳)에 “마치 깊은 연못에 임한 듯이 한다는 것은 떨어질까 두려워하는 것이고, 마치 얇은 얼음을 밟는 듯이 한다는 것은 빠질까 두려워하는 것이다.”라 하였다.
  • 조출[操出]  이끌어 냄.
  • 조출[繰出]  고치를 삶아 실을 뽑아냄. 삶은 고치에서 실을 뽑아냄.

【譯文】 暗室磨練,  臨深履薄.
靑天白日般光明磊落的節操義行,  是從暗室漏屋的環境中培養出來的  ;  旋乾轉坤般扭轉局面的經緯綱綸,  是從臨深履薄的愼戒中磨練出來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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