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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정성스럽게, 삶은 원만하고 활발하게 <채근담>


사람됨에

한 점 참되고 정성스런 마음이 없다면

한낱 비렁뱅이에 불과하니

하는 일마다 모두 헛될 것이다.

세상을 살아감에

한 조각 원만하고 활발한 멋이 없다면

이는 나무인형에 불과하니

가는 곳마다 막힘이 있을 것이다.


作人無點眞懇念頭,  便成個花子,  事事皆虛.
작인무점진간염두,  변성개화자,  사사개허.
涉世無段圓活機趣,  便是個木人,  處處有礙.
섭세무단원활기취,  변시개목인,  처처유애.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작인[作人]  사람의 생김새나 됨됨이. 인재를 양성함.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고무하는 것. 일정한 사용료를 내고 남의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짓는 사람. 시경(詩經) 역복(棫樸)에 “저 큰 운한이여, 하늘에 문장이 되었도다. 주왕이 수를 누리시니, 어찌 사람을 진작시키지 않으시리오.[倬彼雲漢, 爲章于天. 周王壽考, 遐不作人?]”라고 한 데서 보이고, 한유(韓愈)의 휘변(諱辨)에 “무릇 부모 섬기는 것을 증삼처럼 할 수 있다면 나무람이 없을 것이고, 사람됨을 주공과 공자처럼 할 수 있다면 또한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凡事父母 得如曾參 可以無譏矣 作人 得如周公孔子 亦可以止矣]”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진간[眞懇]  진실하고 간절함. 참되고 정성스러움.
  • 염두[念頭]  마음의 속. 생각의 맨 처음. 머리 속의 생각.
  • 화자[花子]  걸인(乞人). 거지. 비렁뱅이. 남에게 빌어먹고 사는 사람. 금은주옥(金銀珠玉)으로 꾸민 비녀. 규화자(叫花子).
  • 사사[事事]  모든 일. 일마다. 이 일 저 일. 만사. 일을 열심히 행함. 어떤 일에 종사하다. 일을 하다.
  • 섭세[涉世]  세상(世上)을 살아나감. 세상을 살아가다. 세상 물정을 겪다. 세상 경험을 쌓다. 세상사를 겪다. 세상일을 경험하다. 당언겸(唐彦謙)의 시 제삼계(第三溪)에 “세상일 꿈 같단 걸 일찍부터 알아서, 봄비 내린 뒤 때 산밭 가는 걸 버려둘 수 없었네.[早知涉世眞成夢 不棄山田春雨犁]”라고 하였다.
  • 원활[圓活]  둥글다. 원만하다. 매끈하다. 원만하고 활발함.
  • 기취[機趣]  천지 순환의 자연 법칙과 인간의 일취(逸趣). 은밀한 흥취. 천취(天趣). 풍취(風趣).
  • 풍취[風趣]  아담한 정취의 풍경. 격에 맞는 멋. 풍경(風景)의 아취(雅趣). 풍치(風致).
  • 천취[天趣]  천연의 풍취. 자연의 정취. 주로 문학 작품이나 예술 작품의 운치를 가리킴. 천상(天上) 세계(世界). 취(趣)는 중생(衆生)의 업인(業因)에 의하여 나아간다는 곳. 오취(五趣)·육도(六道)의 하나. 사람이 죽어 돌아갈 하늘.
  • 대기취[大機趣]  큰 깨달음. 큰 진리. 사물과 환경에 부딪혀서 깨닫는 마음의 작용. 깨달음에서 오는 새로운 기분이나 혹은 큰 즐거움. 큰 기틀, 불변하는 큰 진리에 다다르다.
  • 목인[木人]  나무인형. 나무로 사람의 형태와 모양을 따라 만든 인형. 목상(木象). 우둔한 사람. 냉혹한 사람. 무감각한 사람. 참고로, 중국 진(晉)나라 때 오(吳) 땅에 살던 은사(隱士)인 하통(夏統)이 일찍이 낙양(洛陽)의 물 위에서 가충(賈充)과 어울려 노닐 적에, 가충이 미녀들을 실은 배를 하통의 배 주위로 세 겹이나 둘러싸게 하였다. 그런데도 하통이 여전히 단정하게 앉아 미동(微動)도 하지 않자, 가충이 “이 오아는 정말 목인이요, 석심이다.[此呉兒, 是木人石心也.]”라고 하면서 탄복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晉書 卷94 隱逸列傳 夏統>
  • 목인[木人]  옛날에 풍목인(楓木人), 풍인(楓人)이라고 하는 것이 있었는데, 천중기(天中記) 권51에 의하면 “강동, 강서 지방의 산중에는 풍목인이 많은데, 이것이 풍나무 밑에서 생장하여 사람의 형체와 비슷하고, 크기는 서너 자쯤 자라며, 밤중에 천둥과 비를 맞고 나면 곧장 풍나무의 크기와 나란해진다.[江東江西山中多有楓木人, 於楓樹下生, 似人形, 長三四尺, 夜雷雨, 卽長與樹齊.]”라고 하였다.
  • 처처[處處]  각지에. 여기저기. 여러 곳 또는 이곳저곳. 도처에. 어디든지. 각 방면에. 한유(韓愈)의 시 도원도(桃園圖)에 “복숭아 심어 곳곳마다 꽃을 피우니, 멀고 가까운 천원에 붉은 놀이 낀 듯하네.[種桃處處惟開花 川原遠近蒸紅霞]”라고 한 데서 보이고, 백거이(白居易)의 시 도중감추(途中感秋)에 “고향과는 점점 아득히 멀어지고, 친한 벗들과는 곳곳에서 작별을 하네.[鄕國程程遠 親朋處處辭]”라고 한 데서 보인다. 참고로, 오대(五代) 때 풍도(馮道)는 다섯 왕조에 걸쳐 여덟 개의 성을 가진 열한 명의 임금을 섬길 정도로 처세에 능하였다. 그는 재상으로서 73세의 장수를 누리는 동안,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입이 화근(禍根)임을 깨닫고 설(舌)에 이르기를,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가는 곳 마다 몸이 편안하리라.[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 閉口深藏舌, 安身處處牢.]”라고 입조심을 하라는 내용의 시를 남겼다.

【譯文】 眞誠爲人,  圓轉涉世.
爲人處世沒有一點眞誠懇切的念頭,  就成一個叫花子,  做任何事情都虛假  ;  涉足世事沒有一點圓通靈活的情趣,  就是一個木頭人,  任何地方都有障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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