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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는 더욱 새롭게 노쇠한 사람은 더 융숭하게 <채근담>


오랜 친구와의 사귐에는

의기를 더욱 새롭게 해야 하고

은미한 일에 대처함에 있어서는

마음가짐을 더욱 분명히 해야 하며

쇠락한 사람을 대우함에 있어서는

은정과 예우를 더욱 융숭히 해야 한다.


遇故舊之交,  意氣要愈新.
우고구지교,  의기요유신.
處隱微之事,  心跡宜愈顯.  待衰朽之人,  恩禮當愈隆.
처은미지사,  심적의유현.  대쇠후지인,  은례당유융.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소창유기小窓幽記>


  • 고구[故舊]  오랜 기간 사귄 친구(親舊). 사귄 지 오래된 친구. 오래오래 사귀어 온 친구. 옛 친구. 오랜 벗. 케케묵다. 논어(論語) 태백(泰伯)에서 “군자가 어버이에게 도탑게 하면 백성들 사이에 어진 기풍이 크게 일어나고, 오래된 벗을 버리지 않으면 백성들이 각박해지지 않는다.[君子篤於親, 則民興於仁 ; 故舊不遺, 則民不偸.]”라고 했다.
  • 의기[意氣]  적극적으로 무슨 일을 하려는 마음이나 기개. 장한 마음. 뜻을 이루어 만족해하는 마음이나 기개. 표정이나 태도 등을 통해 드러나는 기색. 득의(得意)한 마음. 기상(氣像). 호기(豪氣)와 기개(氣槪). 참고로, 이백(李白)의 시 부풍호사가(扶風豪士歌)에 “부풍의 호걸스러운 선비 천하에 뛰어나니, 의기가 서로 통하면 산을 옮길 수 있네.[扶風豪士天下奇, 意氣相傾山可移.]”라고 하였다.
  • 은미[隱微]  겉으로 그리 드러나지 않음. 작아서 알기 어려움. 뜻이나 생각 따위가 숨겨져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음. 겉으로 드러나지 않거나 그 속이 깊어 알기 어렵다. 남이 모르고 자기만 알고 있는 것을 은(隱), 아직 일이 크게 나타나지 않은 것을 미(微)라 한다. 참고로, 중용(中庸) 수장에 “은보다 더 나타난 것이 없으며 미보다 더 드러난 것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을 삼간다.[莫見於隱 莫顯乎微 故君子愼其獨也]”고 하였는데, 이는 마음이 처음 동(動)할 적에 선악(善惡)이 나오므로 혼자만 알고 있는 사념(思念)을 삼가야 함을 말한 것이다.
  • 심적[心跡]  심적(心迹). 속마음. 본심. 속심. 마음과 행적. 심성(心性)과 행위(行爲). 사상과 행위.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과 겉으로 행동하는 것을 가리킨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병적(屛迹)에 “백발로 명아주 지팡이 끌고 다니니, 맘과 자취 둘 다 깨끗함이 기쁘구나.[杖藜從白首 心迹喜雙淸]”라고 한 데서 보이고, 사령운(謝靈運)의 시 재중독서(齋中讀書)에 “지난날 도성에서 여러 곳을 유람할 때도, 강산을 그리는 마음 거둔 적이 없는데. 산수의 고장 영가군에 온 이후로는, 생각하는 것과 일하는 것 모두 고요해졌네.[昔余遊京華, 未嘗廢丘壑. 矧乃歸山川, 心迹雙寂寞.]”라고 한 데서 보이며, 한유(韓愈)의 시 기최이십육입지(寄崔二十六立之)에 “서성현승 최입지 원외는, 심성과 종적이 모두 기이하였네.[西城員外丞, 心迹兩屈奇.]”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쇠후[衰朽]  낡아서 무너지거나 썩음. 기운이나 힘 등이 줄어들어 약해짐. 쇠(衰)하여 낡음. 노쇠(老衰)함. 노쇠하여 낡고 늙다. 쇠후하다. 쇠락하다. 쇠로하다. 참고로, 백거이(白居易)의 시 은궤증객(隱几贈客)에 “누워 있을 때는 한 권의 책을 베고, 일어나서는 한 잔 술을 마시노니, 서책으로는 깊은 잠을 끌어오고, 술로는 쇠약한 몸을 붙든다네.[臥枕一卷書, 起嘗一盃酒. 書將引昏睡, 酒用扶衰朽.]”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쇠락[衰落]  기운이나 힘 등이 줄어들어 약해짐. 쇠약(衰弱)하여 말라서 떨어짐. 시들다. 조락하다. 말라 떨어지다. 쇠약해지다. 사물이 성한 때를 지나 시들기 시작하다.
  • 쇠로[衰老]  늙어서 기력(氣力)과 정력(精力)이 쇠약(衰弱)하여 짐. 또는 그 노인. 쇠모(衰耄). 쇠모(衰暮).
  • 은례[恩禮]  은정과 예절. 은혜(恩惠)와 예우(禮遇).
  • 은정[恩情]  은혜롭게 사랑하는 마음. 은혜(恩惠)로 사랑하는 마음. 은애(恩愛)의 마음. 한나라 성제(成帝)의 후궁(後宮) 반첩여(班婕妤)가 성제의 총애를 차지하고 있다가 뒤에 조비연(趙飛燕)으로 인해 총애를 잃자, 자신을 부채[紈扇]에 비유하여 지은 원가행(怨歌行)에 “항상 두려운 건 가을이 와서, 서늘함이 더위를 빼앗는 것이었지. 상자 속에 그대로 버려져서, 은총이 중간에 끊어졌구나.[常恐秋節至 凉風奪炎熱 棄捐篋笥中 恩情中道絶]”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융숭[隆崇]  두텁게 존중(尊重)함. 어떤 정도, 수준, 지위 등이 많거나 세거나 뛰어나거나 위에 있음.

【譯文】 厚待故交,  禮遇衰朽.
遇到故交舊識的朋友,  意志氣度要愈加淸新  ;  處理隱密細微的事情,  思想行爲要愈加顯明  ;  對待衰弱年朽的老人,  恩惠禮遇要愈加豐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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