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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되지 않으면 기인, 오염되지 않으면 청백 <채근담/취고당검소>


속됨에서 벗어나면 그것이 곧 기인이니

일부러 기이한 언행으로 꾸미는 자는

기인이 되지 못하고 괴이한 사람이 된다.

더러움에 섞이지 않으면 곧 청백한 사람이니

세속과 인연을 끊고 청백을 구하는 자는

청백한 사람이 되지 못하고 궤격한 사람이 된다.


能脫俗便是奇,  作意尙奇者,  不爲奇而爲異.
능탈속변시기,  작의상기자,  불위기이위이.
不合汚便是淸,  絶俗求淸者,  不爲淸而爲激.
불합오변시청,  절속구청자,  불위청이위격.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 소창유기小窓幽記)에는 “能脫俗便是奇, 不合汙便是清.”라고만 되어 있다.


  • 탈속[脫俗]  속태(俗態)를 벗고 세속(世俗)을 초월함. 탈진(脫塵). 범용(凡庸)에서 넘어섬. 부나 명예와 같은 세속적인 관심사로부터 벗어남. 승려나 수도자가 되어 속세를 떠남.
  • 기인[奇人]  독특한 지행(志行)으로 세속과 동화하지 않는 사람. 기이(奇異)한 사람. 성격이나 말, 행동 따위가 보통 사람과 달리 유별난 사람. 성질이나 언행이 일상적인 법도에서 벗어난 사람.
  • 기인[倚人]  독특한 지행(志行)으로 세상과 화합하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키는데, 기(倚)는 기(奇)·기(畸)와 통한다.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자공이 묻기를 ‘감히 기인에 대해 묻습니다.’라고 하니, 공자가 ‘기인은 사람에게는 불우하나 하늘과는 짝하는 자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소인이 인간에 있어서는 군자이고, 인간의 군자가 하늘에 있어서는 소인이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子貢曰, 敢問畸人, 曰, 畸人者, 畸於人而侔於天, 故曰, 天之小人, 人之君子, 人之君子, 天之小人也.]”라고 보인다. 기(畸)를 기(奇)로 보아 ‘인간에 있어서 기이함‘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 기특[奇特]  언행이 기이하고 귀염성이 있음. 말이나 행동이 기묘하고 특별함. 기묘하다. 기괴하다. 특출하다. 빼어나다.
  • 작의[作意]  고의(故意). 일부러 또는 억지로 만들어서 하려는 뜻. 예술 작품을 만든 작가의 의도나 뜻. 문서를 만든 사유.
  • 숭상[崇尙]  높이 우러르며 소중하게 여김. 높이어 소중하게 여김.
  • 괴이[怪異]  괴상(怪常)하고 이상(異常)함. 이상야릇함. 알 수 없을 만큼 이상야릇하다. 참고로, 논어(論語) 술이(述而)에 “공자는 괴이(怪異)와 용력(勇力)과 패란(悖亂)과 귀신(鬼神)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子不語怪力亂神.]”라고 하였다.
  • 절속[絶俗]  세상의 번거로운 일에 관계하지 않음. 범속(凡俗)을 초월하다. 세속을 떠나다. 세상을 버리다. 후한서(後漢書) 권68 곽태열전(郭泰列傳)에 혹자가 “곽임종(郭林宗)은 어떤 사람인가?”라고 묻자, 범방이 “그는 세상을 피해 숨어도 개지추(介之推)처럼 어버이의 뜻을 어기지 않고, 절조가 곧아도 유하혜(柳下惠)처럼 속세와 단절하지 않으며, 천자도 신하로 삼을 수 없고, 제후도 벗으로 삼을 수 없다. 나는 그 밖의 것은 알지 못한다.[隱不違親 貞不絶俗 天子不得臣 諸侯不得友 吾不知其他]”라고 대답한 데서 보인다.
  • 청백[淸白]  청렴(淸廉)하고 결백(潔白)함. 재물에 대한 욕심이 없이 곧고 깨끗함. 마음씨나 몸가짐이 깨끗하며 욕심이 없음.
  • 격렬[激烈]  지극(至極)히 맹렬(猛烈)함. 격렬하다. 치열하다. 격하다. 급진적이다. 마음이 격앙되고 정기가 충만한 모양. 참고로, 송(宋)나라 소식(蘇軾)의 시 석지(石芝)에 “늙은 누에고치 틀 어느 때나 벗어날까, 꿈속에 자유로운 지인을 생각하니 공연히 맹렬하네.[老蠶作繭何時脫 夢想至人空激烈]”라고 한 데에서 보이고, 두보(杜甫)의 시 자경부봉선현영회(自京赴奉先縣詠懷)에 “두릉에 포의의 신하가 있으니, 늙어가매 뜻이 더욱 졸렬해져라, 몸을 기약함이 왜 그리 어리석은지, 맘속으로 후직과 설에 비교하는데, … 동학의 노인에게 비웃음을 받으면서도, 큰 소리의 노래는 더욱 격렬해지네.[杜陵有布衣 老大意轉拙 許身一何愚 竊比稷與契 … 取笑同學翁 浩歌彌激烈]”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과격[過激]  지나치게 격렬(激烈)함. 지나치게 거세다.
  • 궤격[詭激]  언행(言行)이 온당(穩當)하지 아니하고 격렬(激烈)함. 언행이 과격하여 상궤(常軌)를 벗어남. 언행이 상도를 벗어나 괴이하게 과격함. 특별히 남다른 것을 구하는 일.

【譯文】 爲奇不異,  求淸不激.
能夠脫離世俗就是奇特,  著力特意崇尙奇特的人,  不是奇特而是怪異  ;  不去迎合汙濁就是淸白,  斷絕世俗追求淸白的人,  不是淸白而是詭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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