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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것은 오래가고 강한 것은 깨진다[舌存齒亡설존치망] <설원/경신>


상창(常摐)이 병이 나자 노자(老子)가 찾아가 물었다.

“선생님의 병이 중하시군요. 우리 여러 제자들에게 남겨주실 만한 가르침이 없으신지요?”

상창이 말하였다.

“자네가 물어보지 않더라도 내 자네에게 말해 주려고 했었네.”

그리고는 상창이 이어 말하였다.

“사람들이 고향을 지나게 되면 수레에서 내리게 되는데, 그 이유를 아는가?”

노자가 대답하였다.

“고향을 지나가게 되면 수레에서 내리는 것은 고향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상창이 말하였다.

“아무렴, 맞는 말이네.”

상창이 다시 말하였다.

“큰 교목(喬木) 앞을 지나게 되면 종종걸음으로 가게 되는데, 자네는 그 이유를 아는가?”

노자가 말하였다.

“교목 앞을 지나게 되면 종종걸음으로 가는 것은 노인을 공경한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상창이 말하였다.

“아무렴, 맞는 말이네.”

그리고는 자신의 입을 벌려 노자에게 보여주면서 말하였다.

“내 혀가 있느냐?”

노자가 말하였다.

“있습니다.”

상창이 다시 물었다.

“그럼 이빨은 남아 있느냐?”

노자가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상창이 말하였다.

“자네는 그 이유를 아는가?”

노자가 말하였다.

“무릇 혀가 그대로 있는 것은 부드럽게 때문이 아닙니까? 또 이빨이 없는 것은 강하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상창이 말하였다.

“아무렴, 맞는 말이다. 천하의 사리(事理)를 다 깨우쳤으니 내 무엇으로 자네에게 말해 줄 게 있겠는가!”

<설원 : 경신>


  • 상창[常摐]  노자(老子)의 스승이다. 자세한 행적은 알 수 없다.
  • 사리[事理]  사물(事物)의 이치(理致). 일의 도리(道理). 상대적이며 차별이 있는 현상과 절대적이며 평등한 법성(法性).

常摐有疾, 老子往問焉, 曰 : 「先生疾甚矣, 無遺教可以語諸弟子者乎?」 常摐曰 : 「子雖不問, 吾將語子.」 常摐曰 : 「過故鄉而下車, 子知之乎?」 老子曰 : 「過故鄉而下車, 非謂其不忘故耶?」 常摐曰 : 「嘻, 是已.」 常摐曰 : 「過喬木而趨, 子知之乎?」 老子曰 : 「過喬木而趨, 非謂敬老耶?」 常摐曰 : 「嘻, 是已.」 張其口而示老子曰 : 「吾舌存乎?」 老子曰 : 「然.」 「吾齒存乎?」 老子曰 : 「亡.」 常摐曰 : 「子知之乎?」 老子曰 : 「夫舌之存也, 豈非以其柔耶? 齒之亡也, 豈非以其剛耶?」 常摐曰 : 「嘻, 是已. 天下之事已盡矣, 無以復語子哉!」 【說苑 : 敬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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