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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중에 한가하고 소란 속에 고요하려면 <채근담>


바쁜 가운데서도 느긋할 수 있으려면

한가할 때 미리 다스려 다잡아 놓아야 하고

시끄러움 속에서도 차분함을 얻으려면

고요할 때에 미리 주관을 세워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우에 따라 바뀌고

사정에 따라 쏠리지 않을 수가 없다.


忙裏要偸閒,  須先向閒時討個把柄.
망리요투한,  수선향한시토개파병.
鬧中要取靜,  須先從靜處立個主宰.
요중요취정,  수선종정처입개주재.
不然,  未有不因境而遷,  隨事而靡者.
불연,  미유불인경이천,  수사이미자.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망리[忙裏]  바쁜 중에. 망중(忙中)과 같다.
  • 투한[偸閒]  투한(偸閑). 바쁜 가운데 틈을 얻어 냄. 틈을 타서 일을 함. 한가한 시간을 훔친다는 뜻으로, 바쁜 가운데 틈을 내거나 틈을 내서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이다. 빈둥거리다. 망중투한(忙中偸閑). 송(宋)나라 성리학자 정호(程顥)가 호현(鄠縣)의 주부(主簿)로 있을 때 지은 춘일우성(春日偶成)에 “엷은 구름 상큼한 바람 정오가 다 되어, 꽃 찾아 버들 따라 앞 시내를 건너네. 사람들은 나의 마음 즐거운 것 모르고서, 틈만 나면 소년처럼 돌아다닌다 말하리.[雲淡風輕近午天 傍花隨柳過前川 時人不識予心樂 將謂偸閒學少年]”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망리투한[忙裏偸閑]  망중투한(忙中偸閑). 바쁜 중에도 잠시의 틈을 타서 즐거이 놂. 바쁜 가운데 한가한 짬을 얻어 즐김. 황정견(黃庭堅)의 시 화답조령동전운(和答趙令同前韻)에 “인생살이 중에 정말 한가한 틈 없나니, 총망중에 몇 번이나 한가로움 훔치리오.[人生政自無閑暇 忙裏偸閑得幾回]”라고 하였다.
  • 파병[把柄]  손잡이. 자루. 약점. 꼬투리. 증거. 말의 근거. 논거(論據). 손잡이를 잡다. 칼자루를 잡다.
  • 주재[主宰]  주장(主掌)하여 지배하는 것. 주장하여 맡음. 또는 그 사람. 어떤 일을 중심이 되어 맡아 처리함. 또는 그 사람. 줏대. 참고로, 심경부주(心經附註) 권2 정심장(正心章)에 “주재(主宰)가 있으면 텅 비어서 신이 그 성곽을 지키고, 주재가 없으면 꽉 차서 귀신이 그 집을 엿본다.[有主則虛 神守其郛 無主則實 鬼瞰其室]”라고 보인다.
  • 주관[主觀]  자기만의 견해나 관점. 인식하는 주체의 의식. 또는 그의 순수한 정신세계. 외부 세계나 현실 따위를 인식하고 체험하고 평가하는 의식과 그것에 작용을 가하는 의지를 가진 존재.
  • 경우[境遇]  어떤 조건 아래에 놓인 그때의 상황이나 형편. 놓여 있는 조건이나 놓이게 되는 형편 또는 사정. 상황(狀況). 지경(地境). 어떤 일의 이치나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
  • 환경[環境]  생물에게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 생활하는 주위의 상태. 인간이나 동식물 따위의 생존이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자연적 조건이나 상태. 사람이 생활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가정적, 주변적 조건이나 상태.
  • 변천[變遷]  시간의 변화에 따라 변하여 바뀜.
  • 사정[事情]  일의 형편(形便)이나 까닭. 어떤 일의 형편이나 까닭을 남에게 말하고 도움을 비는 일. 일. 사건. 업무. 직무. 볼일. 용무. 사물의 진상. 실정. 사정. 사리(事理)와 인정(人情).

【譯文】 忙裏偷閑,  鬧中取靜.
繁忙中要抽出空閑時間,  必須先在空閑時討取一個行事的主意.  喧鬧中要選取頭腦冷靜,  必須先在平靜時建立一個事先的主見.  不然沒有不因事態環境改變而變遷,  隨事情進展變化而靡從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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