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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가다듬어 말년을 아름답게 하라 <채근담>


하루해가 이미 저물었어도

노을은 오히려 눈부시고

한 해가 저물려 하는데도

등자와 귤은 더욱더 향기롭다.

그러므로 인생의 말로인 만년에는

군자는 백배 더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


日旣暮而猶煙霞絢爛,  歲將晩而更橙橘芳馨.
일기모이유연하현란,  세장만이갱등귤방형.
故末路晩年,  君子更宜精神百倍.
고말로만년,  군자갱의정신백배.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연하[煙霞]  연하(烟霞). 연기와 안개. 안개와 노을을 아울러 이르는 말. 안개가 낀 듯한 고요한 산수의 경치. 안개와 노을이라는 본뜻에서 전하여 산수(山水), 산림(山林)을 의미하는데, 속세를 벗어난 산수 깊은 곳을 말한다. 당(唐)나라 전유암(田遊巖)이 벼슬을 그만둔 뒤에 온 가족을 데리고 태백산(太白山)에 들어가 20여 년 동안 은거하다가 뒤에 기산(箕山)으로 들어가자, 고종(高宗)이 그를 불러 산속 생활이 어떤지를 물어보니 그가 대답하기를 “신은 물과 바위의 병이 이미 고황에 들고 안개와 노을의 고질병이 들었는데, 성상의 시대를 만나 다행히 소요하고 있습니다.[臣泉石膏肓, 煙霞痼疾, 旣逢聖代, 幸得逍遙.]”라고 한 고사가 있다. <新唐書 卷196 隱逸列傳 田遊巖> 천석고황(泉石膏肓). 연하고질(煙霞痼疾).
  • 연하[烟霞]  연하(煙霞). 안개와 노을. 연무(烟霧). 운하(雲霞). 구름과 놀. 꽃구름. 고요한 산수(山水)의 경치. 산수(山水) 또는 산림(山林)을 가리키기도 하고 속세(俗世)를 가리키기도 한다. 교길(喬吉)은 녹요편(綠幺遍) 자술(自述)에서 “언제나 주성이고 도처에서 시선이며 산림에선 장원이고 강호에선 취선이다.[時時酒聖, 處處詩禪, 烟霞壯元, 江湖醉仙.]”라고 하였다.
  • 현란[絢爛]  눈이 부시도록 찬란(燦爛)함. 표현이나 기술이 다채롭거나 아름다움. 시(詩)나 글에 수식(修飾)을 하여 찬란함. 눈부시다. 찬란하다.
  • 등귤[橙橘]  운향과 감귤나무아과에 속한 나무 또는 그 열매를 통틀어 이르는 말. 열매는 단맛과 신맛이 있고 독특한 향취가 있어 속살을 먹거나 주스, 향료 따위에 널리 쓴다. 귤, 레몬, 유자, 탱자 따위가 있다. 술이기(述異記)에 의하면 “월 지방 사람들은 귤유원이 많아서 해마다 귤세를 내므로, 이들을 등귤호라 한다.[越人多橘柚園 歲出橘稅 謂橙橘戶]”라고 하였고, 명(明)나라 왕세정(王世貞)의 시 소하만(銷夏灣)의 제목 주석에 “만은 표묘봉 아래에 있는데, 두 산이 끼고서 작은 호수를 이루었다.[灣在縹緲峯下, 兩崦夾成小湖.]”라고 하였다. 이곳의 숲에 대해 “소나무와 삼나무 푸르니 집을 숨길 만하고, 유자와 귤 노랗게 달려 길이 어둡지 않네.[松杉翠合家堪隠, 橙橘黄縈路不迷.]”라고 하였다.
  • 방형[芳馨]  방훈(芳薰). 꽃향기. 향기로운 꽃. 향초. 아름다운 명성. 참고로, 초사(楚辭) 구가(九歌) 상부인(湘夫人)에 “여러 가지 풀을 모아 정원을 채우고, 향기로운 꽃을 쌓아 문을 덮으리.[合百草兮實庭, 建芳馨兮廡門.]”라고 하였다.
  • 말로[末路]  끝장. 망하여 가는 마지막 무렵의 모습. 막바지. 사람의 일생 가운데에서 마지막 무렵. 인생의 끝 무렵. 노정의 마지막. 궁지. 가는 길의 끄트머리. 쇠(衰)해진 인생의 끝장, 비참하게 된 만년(晩年). 참고로, 송(宋)나라 육유(陸游)의 시 신기우제(晨起偶題)에 “유거는 가을이 오는 뜻을 저버리지 않거니와, 말로에서는 세상의 인정을 제대로 알았다오.[幽居不負秋來意, 末路偏諳世上情.]”라고 하였고, 소식(蘇軾)의 시 화도여은진안별송창화군사장중(和陶與殷晉安別送昌化軍使張中)에 “고단한 생활 영 버려진 줄 알았는데, 만년에 길이 근고를 하게 되다니.[苦生知永棄 末路嗟長勤]”라고 하였다.
  • 만년[晩年]  사람의 일생에서 나이 많은 노인의 시절. 사람의 평생에서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하는 시기.
  • 진작[振作]  떨쳐서 일으킴. 또는 일어남. 정신이나 기세를 떨쳐 일으킴. 또는 떨쳐 일어남.
  • 분발[奮發]  마음을 돋우어 기운을 냄. 가라앉은 마음과 힘을 떨쳐 일으킴.
  • 용기백배[勇氣百倍]  씩씩하고 굳센 기운을 백 갑절이 되게 함. 격려나 응원 따위에 자극을 받아 힘이나 용기를 더 냄.

【譯文】 老當益壯,  大器晚成.
夕陽西下猶如煙霧雲霞那麼燦爛奪目,  行將歲暮更加香橙甘橘一般香氣四溢,  所以卽將達到人生終點的晚年,  君子更加應該振作精神奮發有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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