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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에 있을 때는 만나기 어렵게, 시골에 살 때는 만나기 쉽게 <채근담>


사대부가

공직에 있을 때에는

편지 한 장에도 절제가 있어야 하니

사람들로 하여금 만나기 어렵게 해야

요행을 바랄 빌미를 끊을 수 있다.

시골에 가 살 때에는

지나치게 고고하게 굴어서는 안 되니

사람들로 하여금 만나기 쉽게 해야

오랜 정을 돈독히 할 수 있다.


士大夫居官,  不可竿牘無節.  要使人難見,  以杜倖端.
사대부거관,  불가간독무절.  요사인난현,  이두행단.
居鄕,  不可崖岸太高.  要使人易見,  以敦舊好.
거향,  불가애안태고.  요사인이현,  이돈구호.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사대부[士大夫]  양반(兩班)을 일반 평민에 대하여 일컫는 말. 예전에, 벼슬이나 문벌이 높은 집안의 사람을 이르던 말. 사(士)와 대부(大夫)라는 뜻으로, 관직이 있는 사람이나 군대의 장교 등을 의미하거나 우리나라에서는 글 읽는 선비[士]와 벼슬하는 관리[大夫] 등의 개념으로 문벌(門閥)이 높은 집안의 사람인 사족(士族)의 의미로 사용된다.
  • 거관[居官]  관직(官職)에 있음. 벼슬살이를 하고 있음. 관직을 맡다.
  • 간독[竿牘]  편지. 서간. 문서. 서찰. 상소문. 공문서. 옛날, 글자를 적는 데 쓰인 대나무 조각과 나뭇조각. 참고로, 장자(莊子) 열어구(列禦寇)에 “하찮은 사람들은 그저 예물이나 서신 따위에나 열중하면서 천박한 일에 정신을 소모시킨다.[小夫之知 不離苞苴竿牘 敝精神乎蹇淺]”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절도[節度]  말이나 행동, 생활에 있어서 알맞은 한도를 지키게 하는 기준. 일이나 행동 등을 똑똑 끊어 맺는 마디.
  • 절제[節制]  알맞게 조절(調節)함. 정도를 넘지 않도록 알맞게 조절하거나 제어함. 방종하지 아니하도록 자기의 욕망을 이성으로써 제어함.
  • 행단[倖端]  요행을 바라는 단서. 요행을 얻는 빌미. 요행의 실마리.
  • 애안[崖岸]  높고 가파른 벼랑. 깎아지른 듯한 언덕. 깎아지른 듯한 물가. 오만하여 남과 어울리지 않음. 오만하다. 성격이 모가 나서 남과 어울리지 못하다. 태도가 엄숙하고 단정하다.
  • 구호[舊好]  예전부터 좋은 사이. 예전부터 마음이 통하여 친하게 지내 온 사이. 옛 교정(交情). 옛 친구. 옛 교의(交誼). 참고로, 당나라 이상은(李商隱)의 시 풍우(風雨)에 “새로운 지기는 박한 세속에서 만났고, 오래된 교분은 좋은 인연과 막혔다오.[新知遭薄俗, 舊好隔良緣.]”라고 하였다.

【譯文】 居官有度,  居鄉易交.
有名望有學問的讀書人,  做官時對請托書信不能不加節制,  要使請托的人難以見到,  以杜絕幸進借端  ;  閑居鄉間不能性情高傲擺官架子,  要使鄉裏的人容易見到,  以敦睦鄉鄰感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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