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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잘하는 사람은 뜻은 취하고 문자는 버린다 <채근담>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은

글을 읽고 이해하여

손발이 저절로 춤추는 경지에 이르러야

비로소 문자에 붙들리지 않게 된다.

관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사물을 자세히 살펴

심신이 저절로 녹아드는 경지에 이르러야

비로소 그 형적에 얽매이지 않게 된다.


善讀書者,  要讀到手舞足蹈處,  方不落筌蹄.
선독서자,  요독도수무족도처,  방불락전제.
善觀物者,  要觀到心融神洽時,  方不泥跡象.
선관물자,  요관도심융신흡시,  방불니적상.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수무족도[手舞足蹈]  몹시 좋아서 날뜀. 좋아서 어찌할 줄을 모름. 참고로, 논어집주(論語集註) 서설(序說)에 “논어(論語)를 읽고 나서 너무도 좋은 나머지 곧장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춤추고 발로 구르며 뛰게 되는 자도 있다.[有讀了後 直有不知手之舞之足之蹈之者]”라는 정이(程頤)의 말이 나온다.
  • 전제[筌蹄]  전(筌)은 물고기를 잡는 통발을 이르고, 제(蹄)는 토끼를 잡는 올가미를 이른다. 참고로, 장자(莊子) 외물(外物)에 “통발은 고기를 잡는 것인데 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은 잊어버리고, 올가미는 토끼를 잡는 것인데 토끼를 잡고 나면 올가미는 잊어버리는 것이다.[筌者所以在魚 得魚而忘筌 蹄者所以在兎 得兎而忘蹄]”라고 하였는데, 전하여 올가미나 통발은 곧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 또는 방편의 뜻으로서, 도를 얻은 다음에는 형식 따위는 잊어야 한다는 뜻에서 한 말이다.
  • 방편[方便]  그때그때의 경우와 형편에 따라 일을 쉽고 편하게 치를 수 있는 수단과 방법. 십바라밀(十波羅蜜)의 하나로 불보살(佛菩薩)이 중생을 근본적인 깨달음으로 제도(濟度)하기 위해 쓰는 묘한 수단.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그 기류근성(機類根性)에 알맞도록 권도(權道)를 써서 깨달음에 이르도록 선도(善導)하는 권지(權智). 방(方)은 방법 또는 바른 이치를 이르고, 편(便)은 편리한 것 또는 때와 장소, 그 대상에게 잘 어울리는 것을 이른다. 불가(佛家)에서 이 말은 두 가지 함의를 갖는다. 하나는 중생을 깨달음의 세계로 이끌기 위한 방법을 말하고, 또 하나는 가설잠폐(假設暫廢), 그야말로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편의적 방법을 말한다.
  • 관물[觀物]  우주 만물의 이치를 깊이 관찰함. 사물의 이치를 관찰하는 것. 고요한 가운데 만물의 현상을 살펴 천지자연(天地自然)의 이치를 조응(照應)해 본다는 뜻이다.
  • 적상[跡象]  흔적. 형적. 현상. 기미. 눈치. 진실이 아닌 자취의 흔적으로 나타난 현상.
  • 형적[形跡/形迹]  사물의 형상과 자취를 아울러 이르는 말. 외적인 모양이나 형태. 형상(形狀)과 자국. 사람이나 사물이 뒤에 남긴 흔적(痕跡·痕迹).
  • 니[泥]  진흙의 늪에 빠지듯이 헤어나지 못하거나 얽매이다. 집착하다.

【譯文】 讀書讀到樂處,  觀物觀如化境  :  心領神會,  全神貫注.
善於閱讀書籍的人,  要閱讀到心領神會手舞足蹈時,  才不會掉入文字的陷阱  ;  善於觀察事物的人,  要觀察到心思精力融彙貫通時,  才能不拘泥於表面現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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