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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꿈을 불러 깨우고 몸 밖의 몸을 들여다본다 <채근담/소창유기>


고요한 밤 들려오는 종소리에

꿈속의 꿈을 불러 깨우고

맑은 못에 드리운 달그림자에

몸 밖의 몸을 들여다본다.


聽靜夜之鐘聲,  喚醒夢中之夢.
청정야지종성,  환성몽중지몽.
觀澄潭之月影,  窺見身外之身.
관징담지월영,  규견신외지신.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후집後集>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소창유기小窓幽記 : 영靈>


  • 정야[靜夜]  고요한 밤. 참고로, 회암집(晦庵集) 권6 백장산육영(百丈山六詠) 서각(西閣)에 “구름 낀 창문 아래 잠들었다가, 고요한 밤 홀로 깨어 괴로워하네. 어찌하면 베개 밑 샘물 얻어서, 인간 세상 뿌려 줄 비를 만들꼬?[借此雲窓眠, 靜夜心獨苦. 安得枕下泉, 去作人間雨.]”라고 하였다.
  • 종성[鐘聲]  종이 울리는 소리. 종치는 소리. 당(唐)나라 장계(張繼)의 시 풍교야박(楓橋夜泊)에 “고소성 밖 한산사에서 한밤의 종소리가 나그네 배에 이르누나.[姑蘇城外寒山寺 夜半鐘聲到客船]”라고 하였다.
  • 환성[喚醒]  잠자는 사람을 깨움. 어리석은 사람을 깨우쳐 줌. 불러서 깨우다. 일깨우다. 정신적으로 눈뜨게 하다. 깨우치다. 불러서 정신을 깨움. 각성(覺醒)하게 하는 것을 가리킨다.
  • 몽중몽[夢中夢]  꿈속의 꿈이란 뜻으로, 덧없는 세상살이의 비유. 꿈속의 꿈이란 환상(幻相) 즉 허깨비 같은 것을 의미한다.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대저 죽은 이가 죽기 전에 살기를 바랐던 것을 죽은 뒤에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 꿈에 술을 마시며 즐기던 사람이 아침에는 곡을 하며 울고, 꿈에 곡을 하고 울던 사람이 아침에는 사냥을 나가 즐긴다. 한창 꿈을 꾸고 있을 때에는 그것이 꿈인 줄을 알지 못하고 꿈속에서 그 꿈을 점치기도 하다가 깬 뒤에야 그것이 꿈인 줄을 안다. 또한 크게 깨달음이 있는 뒤에야 이것이 큰 꿈인 줄을 아는 것이다.[予惡乎知夫死者不悔其始之蘄生乎 夢飮酒者 旦而哭泣 夢哭泣者 旦而田獵 方其夢也 不知其夢也 夢之中又占其夢焉 覺而後知其夢也 且有大覺而後知此其大夢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 징담[澄潭]  맑은 연못. 물이 맑은 못.
  • 규견[窺見]  남이 모르게 가만히 보거나 살핌. 몰래 엿봄. 엿보다. 살펴보다. 참고로, 논어(論語) 자장(子張)에 “궁장(宮墻)에 비유하자면, 사(賜)의 담장은 어깨 높이라 집 안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지만, 스승님의 담장은 몇 길 높이라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서는 아름다운 종묘와 수많은 백관(百官)을 볼 수 없다.[譬之宮牆 賜之牆也及肩 窺見室家之好 夫子之牆數仞 不得其門而入 不見宗廟之美百官之富]”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신외[身外]  몸 이외(以外). 자기 이외를 이르는 말. 자기 몸 밖의 일. 두보(杜甫)의 시 절구만흥(絶句漫興) 기4(其四)에 “몸 바깥의 끝없는 일 생각하지 않고, 살아서 마실 수 있는 술 실컷 마시네.[莫思身外無窮事, 且盡生前有限杯.]”라고 하였다.
  • 신후지신[身後之身]  죽은 후의 명예. 현실적 존재 뒤에 있는 본래 존재.
  • 신후[身後]  사후(死後). 죽은 이후. 죽은 뒤. 참고로, 원진(元稹)의 시 견비회3수(遣悲懷三首) 기2(其二)에 “옛날에는 농담으로 죽은 뒷날 말했는데, 오늘아침 놀랍게도 눈앞의 일 되었네.[昔日戱言身後意, 今朝都到眼前來.]”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몽이백(夢李白)에 “천추만세에 이름 전하는 것은, 적막한 죽은 뒤의 일일 뿐이네.[千秋萬歲名 寂寞身後事]”라고 하였다.
  • 신후명[身後名]  죽은 뒤의 이름. 도잠(陶潛)의 시 음주(飮酒)에 “죽은 뒤 이름을 남기기는 했지만, 평생을 굶주리며 구차하게 살았으니, 죽은 뒤에 알아주는 게 무슨 소용 있으리.[雖留身後名, 一生亦枯槁, 死去何所知.]”라고 하였고, 세설신어(世說新語) 임탄(任誕)에 “장계응[장한張翰]은 예의 같은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의 뜻대로 살았으므로 당시 사람들이 강동보병(江東步兵)이라고까지 하였는데, 어떤 사람이 장한에게 ‘경은 한때의 편안함을 취한다고 하지만 죽은 뒤의 명성은 생각하지 않습니까?’라고 물으니, 장한이 ‘죽은 뒤에 남는 명성은 지금 마시는 술 한 잔보다 못한 것이오.’라고 하였다.[張季鷹縱任不拘, 時人號爲江東步兵. 或謂之曰: 卿乃可縱適一時, 獨不爲身後名也? 答曰: 使我有身後名, 不如卽時一杯酒.]”라고 하였다.

【譯文】 心靜而本體現,  水淸而月影明  :  靜現本體,  水淸影明.
聆聽寂靜深夜時的鍾聲,  呼喚驚醒人們夢中之夢  ;  觀察澄澈潭水中的月影.  窺視顯見我們身外之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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