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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물욕이 없고 자리에 거문고와 책이 있으면 <채근담>


마음에 물욕이 없으면

곧 맑은 가을 하늘에 잔잔한 바다요

자리에 거문고와 책이 있으면

그곳이 바로 신선이 사는 곳이 된다.


心無物欲,  卽是秋空霽海.  坐有琴書,  便成石室丹丘.
심무물욕,  즉시추공제해.  좌유금서,  변성석실단구.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후집後集>


  • 즉시[卽是]  이와 같다. 곧 ~이다. 두 현상이 완전히 하나여서 불이(不二)의 관계에 있음을 나타내는 말.
  • 추공[秋空]  맑고 높은 가을 하늘. 높고 맑게 갠 가을 하늘. 참고로, 한유(韓愈)의 시 추회(秋懷)에 “가을 기운은 날로 처량해지고, 가을 하늘은 날로 추워지니, 위로는 가지 위의 매미가 없고, 아래로는 소반 중의 파리가 없어라.[秋氣日惻惻, 秋空日凌凌. 上無枝上蜩, 下無盤中蠅.]”라고 하였고, 한유(韓愈)의 시 봉화배상공(奉和裴相公)에 “깃발은 새벽 햇살 뚫고 올라 운하와 섞이고, 산은 가을 하늘 의지해 검극이 빛난 듯하네.[旗穿曉日雲霞雜, 山倚秋空劍戟明.]”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제해[霽海]  말게 갠 잔잔하고 광활한 바다.
  • 석실[石室]  신선들이 도를 닦는 암혈. 은자(隱者)가 사는 산 속에 있는 집. 신선이 사는 석혈(石穴)을 이른다. 상고 시대 선인(仙人) 광성자(廣成子)가 공동산(崆峒山)의 석실(石室)에 은거했는데, 나이가 1천 2백 살이 되었는데도 늙지 않았다고 하며 일찍이 황제(黃帝)가 그에게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 석실[石室]  돌함. 돌방. 돌이나 전(塼)으로 쌓아 만든 고분 내실의 묘실(墓室). 돌로 만든 함. 매우 견고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석실[石室]  진귀한 서책을 보관하는 장서각(藏書閣)을 가리킨다. 석실(石室)은 석실금궤(石室金匱)의 준말이다. 석실금궤란 돌로 지은 집과 금으로 만든 상자라는 뜻으로 고대 한(漢)나라의 장서각(藏書閣)을 뜻한다. 한(漢)나라 고조(高祖)와 공신들의 공훈을 적은 단서철권(丹書鐵卷)을 금궤(金匱)에 담아서 석실(石室)에 보관했던 데서 온 말이다. 참고로,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태사공자서(太史公自序)에 “선친이 돌아가신 지 3년 만에 나는 태사령이 되었고, 사관의 기록과 석실금궤에 보관된 책에서 뽑아내 사기(史記)를 기록하였다.[卒三歲而遷爲太史令, 紬史記石室金匱之書.]”라고 하였다. 선친은 돌아가신 부친을 이르는 말로 사마담(司馬談)을 가리킨 것이다.
  • 단구[丹丘]  신선(神仙)이 산다는 선경(仙境)을 가리킨다. 밤낮으로 항상 밝다고 한다. 단구(丹邱)라고도 한다. 구체적인 지명으로는 중국의 절강성(浙江省) 영해현(寧海縣) 남쪽 90리에 있고 사산(獅山)에 가깝다고 한다. 진(晉)나라 손작(孫綽)의 천태산부(天台山賦)에 “도사를 단구에서 방문하여, 불사의 복지를 찾노라.[訪羽人於丹丘, 尋不死之福庭.]”라고 하였고, 굴원(屈原)의 초사(楚辭) 원유(遠遊)에 “단구로 신선에게 나아감이여, 죽지 않는 옛 고장에 머무르려네.[仍羽人於丹丘兮, 留不死之舊鄕.]”라고 하였는데, 왕일(王逸) 주(注)에 “단구는 밤이든 낮이든 항상 밝다.[丹丘, 晝夜常明也.]”고 하였고, “사람이 득도를 하면 몸에 모우(毛羽)가 돋아나고 오래 살며 죽지 않는다.[人得道身出毛羽, 可長生不死.]”고 하였다. 우인(羽人)은 우화등선(羽化登仙)한다는 신선을 말한다. 그래서 우인구(羽人丘)라고도 한다.

【譯文】 無物欲乾坤靜,  坐有琴書便是仙  :  淡欲有書,  神仙之境.
心中沒有物質欲望,  這就是秋季天空霽日雲海  ;  閑坐時有琴弦書籍,  就成爲在石室丹丘中神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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