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하나하나의 참된 멋을 깨달으면
오호의 풍광이 모두 마음속에 들어오고
눈앞의 세상 기틀을 모두 간파하게 되면
천고의 영웅이 모조리 손아귀에 들어온다.
會得個中趣, 五湖之煙月盡入寸裏.
회득개중취, 오호지연월진입촌리.
破得眼前機, 千古之英雄盡歸掌握.
파득안전기, 천고지영웅진귀장악.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후집後集>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소창유기小窓幽記 : 소素>
※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소창유기小窓幽記)에는 “會得個中趣, 五湖之煙月盡入寸衷(裏) : 破得眼前機, 千古之英雄都(盡)歸掌握.”라고 되어 있다.
- 회득[會得] 마음속으로 깨달아서 알아차림. 진리를 몸소 터득함. 명료하고 뚜렷하게 앎. 분명하게 이해함. 이해하다. 알게 되다. 알아차리다. 할 수 있다. 참로고, 원진(元稹)의 시 사동천가릉역(使東川嘉陵驛)에 “아무도 시절의 뜻을 알지 못하여, 마루 끝에서 하룻밤을 홀로 새웠네.[無人會得此時意, 一夜獨眠西畔廊.]”라고 하였다.
- 개중[個中] 여럿이 있는 그 가운데.
- 오호[五湖] 오호는 중국 오(吳)・월(越) 지역에 있었던 다섯 개의 호수로 설이 분분한바, 일반적으로 동정호(洞庭湖), 청초호(靑草湖), 파양호(鄱陽湖), 팽려호(彭蠡湖), 태호(太湖)를 가리킨다. 태평환우기(太平寰宇記)에 “오호는 진릉과 무석 두 현 사이의 호수를 경계 삼아 나눈다.[五湖晉陵無錫兩縣中分湖爲界.]”라고 하였고, 후한서(後漢書) 풍연전(馮衍傳) 주(註)에 “태호(太湖) 부근에 있는 5개의 호수로 격호(滆湖)・조호(洮湖)・사호(射湖)・귀호(貴湖) 및 태호(太湖) 등이다.”라고 하였고, 서언고사(書言故事) 지명류(地盟類)에는 “파양(鄱陽)・청초(靑草)・동정(洞庭)・단양(丹陽)・태호 등이다.”라고 하였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봉증소이십사군(奉贈蕭二十使君)에 “대궐에서 일찍이 참마(驂馬)를 멈추니, 기러기 돌아오는 오호(五湖)의 봄이로세.[停驂雙闕早, 回雁五湖春.]”라고 하였고, 증위칠찬선(贈韋七贊善)에 “동정호 봄빛이 공자를 섧게 해도, 하채 맛에 범려 배 돌아올 줄 모르누나.[洞庭春色悲公子 鰕菜忘歸范蠡船]”라고 하였다. 춘추 시대 말기 월(越)나라의 대부 범려(范蠡)가 월왕(越王) 구천(句踐)을 보필하여 오(吳)나라를 멸망시킨 다음 즉시 벼슬을 버리고 가벼운 조각배를 타고 오호에 은거하였는데, 이후로 오호는 성공한 뒤에 은둔하는 곳의 대명사로 쓰인다. <史記 卷129 貨殖列傳>
- 오호[五湖] 오호(五湖)는 남쪽에 있는 큰 호수를 총칭하여 부른 것인데 분류에 따라 태호(太湖), 파양호(鄱陽湖), 청초호(靑草湖), 단양호(丹陽湖), 동정호(洞庭湖)를 이르기도 하고, 능호(菱湖), 유호(游湖), 막호(莫湖), 공호(貢湖), 서호(胥湖) 등을 이르기도 하는데 모두 파양호 주변에 있거나 파양호와 이어져 있는 것들이다. 오호(五湖)는 예로부터 연구자에 따라서 의견이 갈리지만, 대체로 태호(太湖) 또는 그 근방의 호수로 보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태호(太湖)는 화동(華東) 지구 북부, 강소성(江蘇省) 남부에 위치한 면적 2213 킬로미터의 큰 호수로서, 달리 서호(西湖)라고도 하며, 옛날에는 진택(震澤), 구구(具區), 입택(笠澤), 오호(五湖)라고도 하였다. 호수 안에는 작은 섬들이 많은데, 특히 동동정산(東洞庭山), 서동정산(西洞庭山), 마적산(馬蹟山), 뇌산(雷山), 장사산(長砂山)의 경치가 빼어난다.
- 연월[煙月] 연기 같은 안개 속에 보이는 은은한 달. 흐릿한 달. 연화풍월(煙花風月). 풍류와 운치가 있는 것. 세상이 태평한 모양. 조용하고 태평한 모양이나 그런 세월을 이른다.
- 오호연월[五湖煙月] 중국 춘추 시대 월(越) 나라 명신(名臣) 범려(范蠡)가 공을 이룬 후 물러나 배를 띄우고 놀았다는 태호(太湖)를, 다섯 개의 물길이 있다 하여 오호(五湖)라 부른다. 오호는 지금의 절강(浙江)·강소(江蘇) 두 성(省)에 걸쳐 작은 산들에 둘러싸인 동천복지(洞天福地)라 하는데 경치가 아름답다. 춘추 시대 월(越)나라 대부(大夫) 범려(范蠡)가 일찍이 월왕(越王) 구천(句踐)을 보좌하여 오(吳)나라를 멸망시키고 나서는 곧바로 거룻배를 오호(五湖)에 띄워 타고 떠났다는 고사에서 온 말로, 전하여 공(功)을 이루고 은퇴(隱退)하여 사는 삶을 가리킨다.
- 파득[破得] 깨달아 얻어내다.
- 촌리[寸裏] 마음속.
- 촌충[寸衷] 얼마 되지 않는 조그만 성의. 촌성(寸誠). 속으로 품은 작은 뜻. 촌심(寸心).
- 장악[掌握] 손에 쥠. 손에 넣음. 세력 등을 온통 잡음. 파악하다. 정복하다. 장악하다. 지배하다. 관리하다. 주관하다. 손 안에 잡아 쥐었다는 뜻으로 수중(手中)에 있음을 이른다.
【譯文】 知機眞神乎, 會趣明道矣 : 會個中趣, 破眼前機.
領會其中的樂趣, 五湖的雲煙明月都納入心中 ; 看破眼前的機運, 古今的英雄豪傑都歸並掌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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