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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자락에 구름 일고, 달빛은 낡은 담요에 스며 <취고당검소/채근담>


소나무 시냇가를 지팡이 끌고 홀로 가다

멈추어서니 누더기 자락에 구름이 일고

대로 얽은 창 아래 책 베고 높이 누웠다가

깨어보니 낡은 담요에 달빛이 스미었네.


松澗邊,  攜杖獨行,  立處雲生破衲.
송간변,  휴장독행,  입처운생파납.
竹窗下,  枕書高臥,  覺時月侵寒氈.
죽창하,  침서고와,  각시월침한전.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22>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小窓幽記소창유기 : 韻운>

  소창유기에는 “松澗邊攜杖獨往, 立處雲生破衲;竹窗下枕書高臥, 覺時月浸寒氈.”라고 되어 있다.


  • 송간변[松澗邊]  소나무가 우거진 시냇가.
  • 간변[澗邊]  물이 흐르는 시내의 가. 시냇가. 당(唐)나라 위응물(韋應物)의 시 제주서간(滁州西澗)에 “몹시 가련하구나 그윽한 풀은 시냇가에 났고, 위에는 꾀꼬리가 깊은 나무에서 우누나. 봄 조수는 비를 띠어 석양에 급히 몰아오는데, 들 나루엔 사람은 없고 배만 절로 비껴 있네.[獨憐幽草澗邊生 上有黃鸝深樹鳴 春潮帶雨晩來急 野渡無人舟自橫]”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파납[破衲]  해진 옷. 해어진 누더기 옷. 다 떨어진 헌 장삼.
  • 운무[雲霧]  구름과 안개. 사람의 눈을 가리고 또는 흉중을 막고, 지식(知識)이나 판단(判斷)을 흐리게 하는 것의 비유.
  • 고와[高臥]  높이 누움. 벼슬을 하직(下直)하고 한가하게 지냄. 높은 데에 누워 있음. 베개를 높이고 편히 눕는다는 뜻으로, 벼슬을 하지 않고 속세를 벗어나 숨어 지내는 것을 이르는 말. 마음을 고상하게 가지고 세상일을 피하여 벼슬도 마다 한 채 은거하고 있는 것을 말함. 은거하다. 은거 생활을 하다. 고침(高枕). 진서(晉書) 사안전(謝安傳)에 “정서 대장군(征西大將軍) 환온(桓溫)이 사안을 사마(司馬)로 삼기를 청하자 그가 이에 응하여 신정(新亭)을 떠나려 할 때 조사(朝士)가 모두 전송하였으나 중승(中丞) 고숭(高崧)이 희롱하기를 ‘그대가 여러 차례 조정의 부름에 응하지 않고 동산에 높이 누워[東山高臥] 있을 때에는 사람들이 「안석(安石)이 나오려 하지 않으니 장차 창생을 어찌할꼬.」라 하였다. 그런데 이제는 창생이 또한 경같은 자를 어찌할 것인가.’라 하니 사안이 매우 부끄러워하였다.[征西大將軍桓溫請為司馬, 將發新亭, 朝士咸送, 中丞高崧戲之曰: 「卿累違朝旨, 高臥東山, 諸人每相與言, 安石不肯出, 將如蒼生何! 蒼生今亦將如卿何!」 安甚有愧色.]”라고 한 데서 보인다. 또, 진서(晉書) 은일전(隱逸傳) 도잠(陶潛)에, 도연명(陶淵明)이 전원생활을 즐기면서 “여름철 한가로이 북창가에 잠들어 누웠다가 삽상한 바람이 불어 와 잠을 깨고 나면 문득 태고적의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夏月虛閑 高臥北窓之下 淸風颯至 自謂羲皇上人]”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전[氈]  양털에 수분을 가해 가면서 문질러 비벼 포상(布狀)으로 만든 깔개. 전방석(氈方席). 모전(毛氈). 담요. 전조(氈條).

【譯文】 與閒雲為友,  以風月為家  :  閑雲爲友,  風月爲家.
松林澗流邊攜帶拐杖獨自行走,  站立的地方生成在破舊長袍周圍,  綠竹軒窗下頭枕書本悠閑躺著,  一覺醒來時月色浸染了我寒素的氈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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