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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두면 멀어지고 마음을 비우면 다가온다 <채근담>


선종에 ‘배고프면 밥 먹고 고단하면 잠잔다.’고 하였고

시지에 ‘눈앞의 경치를 나오는 대로 읊는다.’고 하였다.

대개, 지극히 고상한 것은 지극히 평범한 것에 깃들고

지극히 어려운 것은 지극히 쉬운 데서 나온다.

하고자 생각하면 도리어 멀어지고

마음에 두지 않으면 저절로 가까워진다.


禪宗曰:  “饑來喫飯倦來眠.”  詩旨曰:  “眼前景致口頭語.”
선종왈:  “기래끽반권래면.”  시지왈:  “안전경치구두어.”
蓋極高寓於極平,  至難出於至易.  有意者反遠,  無心者自近也.
개극고우어극평,  지난출어지이.  유의자반원,  무심자자근야.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선종[禪宗]  중국 불교 십삼종(十三宗)의 하나. 석가(釋迦)의 설교(說敎)를 소의(所衣)로 삼는 교종(敎宗)에 대(對)하여, 좌선(坐禪)을 닦는 종지(宗旨)라는 뜻임. 문자를 뛰어넘어 참선(參禪)을 통한 내적 관찰과 자기 성찰에 의하여 불도의 깨달음을 얻을 것을 주창한 불교 종파이다. 교종과 함께 우리나라의 불교를 대표한다. 이심전심(以心傳心), 불립 문자(不立文字)를 종지(宗旨)로 삼는다. 신라 때, 선종 구산(禪宗九山)이 이에 속하며 현재는 조계종과 천태종이 이를 대표한다.
  • 시지[詩旨]  시의 묘한 뜻을 설명한 글.
  • 경치[景致]  눈에 보이는 자연과 세상 풍경의 모습. 자연(自然)의 아름다운 모습. 산이나 들, 강, 바다 따위의 자연이나 지역의 모습.
  • 구두[口頭]  마주 대하여 말로 함. 마주 대(對)해 입으로 하는 말.
  • 구두어[口頭語]  직접 입으로 주고받는 말.
  • 안전[眼前]  지금 바라보고 있는 눈의 바로 앞에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 눈앞. 현재. 목전.
  • 안전경치구두어[眼前景致口頭語]  눈에 보이는 대로 입에서 나오는 대로 표현함. 심덕잠(沈德潛)의 당시별재집(唐詩別裁集)에 “칠언절구는 말은 친근하면서 정은 멀리까지 퍼지며, 할 말을 머금고 드러내지 않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다만 눈앞의 광경이며 일상적으로 쓰는 말인데도 현의 울림 밖의 소리가 있어 사람들의 정신을 아득하게 하니, 이태백(李太白)이 이러하다.[七言絶句 以語近情遙 含吐不露爲貴 只眼前景 口頭語 而有弦外音 使人神遠 太白有焉]”라고도 하였고, 구경산(丘琼山: 구준丘濬)은 “눈앞의 풍경과 입에서 나오는 말이 곧 시인의 절묘한 언어이다.[眼前景, 口頭語, 便是詩家絶妙辭.]”라고 하였다.
  • 안전유경도부득[眼前有景道不得]  눈앞의 경치를 표현할 방법이 없음. 당(唐)나라 시인 이백(李白)이 황학루(黃鶴樓)에 올라서 시를 지으려다가 최호(崔顥)가 지은 황학루(黃鶴樓) 시를 보고 탄복하여 다시 시를 짓지 못하고, 봉황대로 가서 부(賦)를 지었다고 한다. 이 사실을 두고 후세의 어떤 선승(禪僧)이 “한 주먹으로 황학루를 때려 부수고, 한 발길로 앵무주를 뒤엎으려 했네. 눈앞의 경관을 표현할 수 없었으니, 최호의 시가 최고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一拳搥碎黃鶴樓 一腳踢翻鸚鵡洲 眼前有景道不得 崔顥題詩在上頭]”라고 읊었다고 한다. 또, 송(宋) 유극장(劉克莊) 후촌시화(後村詩話)에 “이백(李白)이 황학루(黃鶴樓)를 지나면서 ‘눈앞의 경치를 표현할 방법이 없으니, 최호가 쓴 시가 머리 위에 있기 때문’이라는 구절을 짓고 금릉에 이르러 드디어 봉황대(鳳凰臺) 시를 지어서 최호(崔顥)의 황학루(黃鶴樓) 시에 견주었는데, 지금 이 두 시를 보니, 참으로 맞수의 대국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반드시 최호(崔顥)의 운에 차운하거나 혹은 시가 적혀 있는 현판 옆에 다른 말을 붙였을 것이다.[太白過黃鶴樓 有眼前有景道不得 崔顥題詩在上頭之句 至金陵 遂爲鳳凰臺詩以擬之 今觀二詩 眞敵手棋也 若他人 必次顥韻 或於詩板之傍別著語矣]”라고 하였다.
  • 구두선[口頭禪]  실행(實行)함이 없이 말로만 거창하게 떠들어대는 일. 행동이 따르지 않는 실속 없는 말. 몸소 수행은 하지 않고 선(禪)에 대해 장황하게 말만 늘어놓음. 입으로 불경을 읽기만 할 뿐 참된 선의 이치를 닦지 아니하는 태도. 공염불, 입으로만 하는 참선. 선(禪)이 이치를 알지 못하고 입으로만 늘 지껄여 대는 일을 말한다.
  • 우어[寓於]  ~에 머무르다. ~에 포함되다. ~에 깃들다.
  • 유의[有意]  마음에 있음. 생각이 있음. 의미가 있음. 의식적으로 뜻을 두는 것. 어떤 일을 할 의향이나 뜻하는 바가 있음. 일부러. 고의적으로. 마음에 두다. ~하고 싶다. ~할 마음[뜻]이 있다.
  • 무심[無心]  아무 생각도 없는 것. 아무런 생각이나 감정이 없음. 생각하는 마음이 없음. 물욕(物慾)에 팔리는 마음이 없고, 또 옳고 그른 것이나, 좋고 나쁜 것에 간섭이 떨어진 경계(境界). 불교 용어로 해탈하여 헛된 생각이 없는 진체(眞體)의 마음. 움직임이 자재로운 것. 무심필(無心筆)의 준말. 도잠(陶潛)의 시 귀거래사(歸去來辭)에 “구름은 자연스레 산 속에서 생겨나고, 날다 지친 새들은 둥지로 돌아오네.[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라고 하였다.
  • 무심필[無心筆]  다른 종류의 털로 속을 박지 않은 털붓으로, 보통 양모로 제작하며, 족제비 꼬리털 심을 넣지 않는다. 이에 반하여 유심필(有心筆)은 황색 족제비털을 심으로 하고 양모로 그 겉을 감싸 주어 붓의 탄력이 살아 있다.

【譯文】 理出於易,  道不在遠.
禪宗偈語說 :  “饑餓來了吃飯疲倦來了睡眠.”  作詩宗旨是 :  “用口頭語言表達眼前的風景.”  因爲極高深的道理寓意於極平凡的事物,  最困難的問題產生於最容易的地方  ;  有意圖的人反而遠離它,  無意圖的人自然接近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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