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落照낙조 / 저물녘 풍경 / 朴文秀박문수


落照吐紅掛碧山[낙조토홍괘벽산]   지는 해 붉게 토해 푸른 산에 걸어놓고

寒鴉尺盡白雲間[한아척진백운간]   갈가마귀 자질하며 흰구름 속 사라지니

問津行客鞭應急[문진행객편응급]   나루터 묻는 나그네는 채찍질 급해지고

尋寺歸僧杖不閑[심사귀승장불한]   절로 돌아오는 스님 지팡이 쉴 새 없네

放牧園中牛帶影[방목원중우대영]   놓아먹이는 동산에 소 그림자 길어지니

望夫臺上妾低鬟[망부대상첩저환]   망부대 위 아낙네 쪽 찐 머리 떨구는데

蒼煙古木溪南路[창연고목계남로]   고목이 저녁 연기 두른 시내 남쪽 길로

短髮樵童弄笛還[단발초동농적환]   짧은머리 초동이 피리를 불며 돌아오네

<落照낙조 / 저물녘 풍경 / 朴文秀박문수>


  • 박문수[朴文秀]  1691~1756. 본관은 고령(高靈), 자는 성보(成甫), 호는 기은(耆隱), 시호는 충헌(忠憲)이다. 박장원(朴長遠)의 증손이자, 박선(朴銑)의 손자로, 영은군(靈恩君) 박항한(朴恒漢)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공조 참판 이세필(李世弼)의 딸이다. 1723년(경종3) 증광문과(增廣文科)에 병과로 급제해 예문관 검열(藝文館檢閱)로 뽑혔다. 사관(史官)·사서(司書)를 지낸 다음 영남 암행어사(嶺南暗行御史)가 되어 부정한 관리를 적발하고, 호서 어사(湖西御史)와 함경도 진휼사(賑恤使)가 되어서는 기민 구제에 힘썼다. 특히 군정과 세정(稅政)에 밝았다. 영조(英祖) 초 이인좌(李麟佐)의 난 때 사로 도순무사(四路都巡撫使) 오명항(吳命恒)의 종사관으로 출전하여, 전공으로 경상도 관찰사로 발탁 분무공신(奮武功臣) 2등으로 영성군(靈城君)에 봉해졌다. 1734년 진주부사(陳奏副使)로, 1738년 동지사로 청나라에 다녀왔다. 1741년 함경도 진휼사(賑恤使)로 나가 경상도의 곡식 1만 섬을 실어다가 기민을 구제하여 송덕비가 세워졌다. 군정(軍政)과 세정(稅政)에 밝았고, 암행어사 때의 많은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저서에 탁지정례(度支定例)와 국혼정례(國婚定例)가 있다.
  • 낙조[落照]  저녁에 지는 햇빛. 지는 햇빛. 저녁 햇빛. 석양. 지는 해 주위(周圍)로 퍼지는 붉은빛.
  • 한아[寒鴉]  추운 날의 까마귀. 조류 까마귓과 까마귀속에 속한 종류를 통틀어 이르는 말. 한자어로는 자오(慈烏)가 표준이고, 오(烏)·자아(慈鴉)·효조(孝鳥)·한아(寒鴉)·노아(老鴉)·오아(烏鴉)라고도 하였다. 반포(反哺)의 의리를 아는 까마귀로, 어미를 사모하는 효자를 비유한 말이기도 하다. 갈가마귀. 겨울철 까마귀. 가마귀. 서리까마귀. 왕창령(王昌齡)의 시 장신추사(長信秋詞)에 “옥 같이 고왔던 얼굴 까마귀만 못한데, 해 뜨자 까마귀들 그림자 데리고 나타나네.[玉顔不及寒鴉色, 猶帶昭陽日影來.]”라고 하였다.
  • 척진[尺盡]  자질하다. 자로 물건을 재다. 잣대질하다. 재다. 척량하다. 잼질. 자질하며 사라지다.
  • 자질 :  자로 물건을 재는 일. 자로 물건을 잼. 또는 그런 일.
  • 잼질 :  재는 짓. 엄지손가락과 다른 손가락을 한껏 벌려 한 뼘 두 뼘하며 재거나, 팔을 벌려 한 발 두 발하며 길이를 재는 행동.
  • 문진[問津]  나루터가 어디인지 묻는다는 뜻으로, 전하여 학문의 문로(門路)를 가르쳐 주기를 청하는 것을 말한다. 학문의 길을 묻다. 인생의 길을 찾다. 학문의 길로 입문(入門)하다. 논어(論語) 미자편(微子篇)에 “장저(長沮)·걸익(桀溺)이 나란히 밭을 갈고 있었는데, 공자가 지나가다가 자로(子路)를 시켜 나루터를 묻게[問津]하였다. 장저가 ‘수레 고삐를 잡은 이는 누구요?’하여, 자로가 ‘공구(孔丘)라고 합니다.’라고 하니, 장저가 ‘노나라 공구라는 사람이요?’라고 하여, 자로가 ‘맞습니다.’라고 하니, 장저가 ‘그는 나루터를 알 것이다.’라고 하였다. 다시 걸익에게 물으니 ‘당신은 누구요?’라고 하여, 자로가 ‘중유(仲由)라고 합니다.’라고 하니, ‘노나라 공자의 제자입니까?’라고 하여 그렇다고 하였다. 이에 걸익이 ‘천하의 도도한 물결이 다 그러한데 누가 바꾼단 말이오? 사람을 피해 다니는 선비를 따르기보다는 세상을 피해 사는 선비를 따르는 것이 나을 것이오.’라 하고 여전히 김을 매었다. 자로가 그 내용을 가지고 공자에게 고하니 공자가 서글픈 표정으로 말하기를 ‘조수(鳥獸)와는 함께 살 수 없는 법이다. 내가 이 백성들을 버리고 어디로 간단 말인가. 천하에 도가 있다면 내가 바꾸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다.[長沮桀溺耦而耕. 孔子過之. 使子路問津焉. 長沮曰. 夫執輿者爲誰. 子路曰. 爲孔丘. 曰. 是魯孔丘與. 曰. 是也. 曰. 是知津矣.. 問於桀溺. 桀溺曰. 子爲誰. 曰. 爲仲由. 曰. 是魯孔丘之徒與. 對曰. 然. 曰. 滔滔者天下皆是也. 而誰以易之. 且而與其從辟人之士也. 豈若從辟世之士哉. 耰而不輟. 子路行以告. 夫子憮然曰. 鳥獸不可與同群. 吾非斯人之徒與而誰與. 天下有道. 丘不與易也.]”라고 한 데서 온 말로, 남에게 미혹(迷惑)을 지시해 달라고 청구하는 뜻으로 쓴다. 참고로, 남조(南朝) 양(梁)나라 심약(沈約)의 시 동백산금정관비(桐柏山金庭館碑)에 “스승을 찾아 도를 강론하고 벗을 맺어 나루를 묻는다.[尋師講道 結友問津]”라고 하였다.
  • 문진[問津]  별천지(別天地)를 찾는 사람을 의미한 말이다. 진(晉)나라 도잠(陶潛)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진(晉)나라 때 무릉(武陵)에 사는 어떤 어부가 우연히 도화원(桃花源)에 갔다가 옛날 진(秦)나라 때 피난 와서 사는 사람들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고 돌아왔다. 그 후 그가 다시 그곳을 가 보려고 하였으나 길을 잃어 가지 못했다. 그 고을 태수에게 말했는데 태수가 사람을 시켜서 찾아보게 하였으나 길을 찾지 못하였다. 또 남양(南陽)의 고사(高士) 유자기(劉子驥)라는 사람도 그 말을 듣고 직접 찾아 나섰다가 결국은 찾지 못하고 병들어 죽었다. 그 뒤로는 나루를 묻는 자[問津者]가 없었다.”라고 하였다. <陶淵明集 卷六 桃花源記>
  • 행객[行客]  제 고장을 떠나 여행(旅行)을 하거나 떠도는 사람. 고향을 떠나 여행을 하거나 떠돌아다니는 사람. 여행자. 나그네. 길손. 과객(過客).
  • 방목[放牧]  가축(家畜)을 놓아 기름. 가축을 풀어놓고 기름.
  • 대영[帶影]  그림자를 띠다.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다.
  • 망부대[望夫臺]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는 곳. 행상 나간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가, 매일 높은 산자락(臺)에 올라가 남편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다가 끝내 돌이 되었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望夫石(望夫石). 망부산(望夫山).
  • 망부대[望夫臺]  망부대(望夫臺)는 산해관(山海關) 인근에 있는 바위이다. 이 바위에는 ‘맹강녀 곡장성(孟姜女哭長城)’ 전설이 있다. 맹강녀가 결혼 3일 째 되던 날에 남편이 만리장성을 쌓는 인부로 차출되어 산해관으로 가게 되었는데 배고픔과 심한 노동으로 죽고 말았다. 남편이 오랫동안 소식이 없자 맹강녀는 수천 리 떨어진 산해관으로 찾아가 남편의 죽음을 알게 되었다. 맹강녀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바다에 몸을 던지고 말았는데, 맹강녀가 서있던 바위가 깊게 패 발자국이 남았고, 여기서 바위가 두 개 솟아 하나는 무덤이 되고 하나는 비석이 되었다고 한다.
  • 창연[蒼煙]  푸른 연기. 망망한 운무. 창망한 운무. 푸른빛을 띤 연기.
  • 창연[蒼然]  날이 저물어 어둑어둑한 모양. 푸른 모양. 빛깔이 몹시 푸름. 저녁녘의 어둑어둑함. 푸르름. 어슴푸레함. 빛깔이 바래다. 오래되어 예스러운 빛이 그윽하다. 고색창연(古色蒼然)에서 보는 것처럼 풍치나 모습이 그윽한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참고로, 사조(謝朓)의 군내등망시(郡內登望詩)에 “싸늘한 성 한눈에 조망하니, 가지런한 나무숲은 정말로 푸르구나.[寒城一以朓, 平楚正蒼然.]”라고 하였다.
  • 단발[短髮]  짧은 머리털.
  • 단발[斷髮]  여자의 머리털을 목덜미 부분에서 가지런하게 자름. 상투를 튼 머리나 긴 머리털을 짧게 자름.
  • 초동[樵童]  땔나무를 하는 아이. 나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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