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怨歌行원가행 / 원망의 노래 / 班婕妤반첩여 [團扇詩단선시]


新裂齊紈素[신렬제환소]   새로 끊어온 제나라 고운 비단

皎潔如霜雪[교결여상설]   희고 깨끗하기 서리 눈과 같네

裁爲合歡扇[재위합환선]   마름질하여 합환선을 만드니

團圓似明月[단원사명월]   둥글고 둥글기 보름달과 같네

出入君懷袖[출입군회수]   님의 품과 소매 속을 나들면서

動搖微風發[동요미풍발]   한들한들 산들바람 일구었는데

常恐秋節至[상공추절지]   항상 두려운 것은 가을이 와서

涼飇奪炎熱[양표탈염열]   찬바람 더위를 앗아감이었더니

棄捐篋笥中[기연협사중]   대로 짠 채롱 속에 내버려져서

恩情中道絶[은정중도절]   은정이 중도에 끊어져버렸구나

<怨歌行원가행 / 원망의 노래 / 班婕妤반첩여>

❈  한(漢)나라 궁녀(宮女)인 반첩여(班婕妤)가 총애가 이미 쇠하자 자신을 비단부채에 가탁한 것이니, 총애를 받을 때에는 부채가 군주의 품속과 옷소매 사이를 출입하는 것과 같다가 하루아침에 사랑이 쇠하고 나면 가을이 되어 시원한 바람이 불어 부채를 상자 속에 버리는 것과 같아서 은혜와 사랑이 끊어짐을 읊은 것이다.[漢宮班婕妤寵眷旣衰, 託興於紈扇, 謂其得寵之時, 如扇出入於君之懷抱衣袖間, 一旦愛衰, 則如秋至風凉, 廢棄於篋笥中, 恩愛絶矣.] <古文眞寶 前集(詩篇) 五言古風 短篇 怨歌行>


  • 반첩여[班婕妤]  첩여(婕妤)는 궁녀의 관명이다. 한 무제(漢武帝) 때 처음 설치되었는데, 지위는 상경(上卿)에 해당하고 직질은 열후(列侯)와 대등하다. 첩여(倢伃)라고도 한다. 반첩여(班婕妤)는 한 성제(漢成帝)의 궁인으로, 이름은 소(召). 누번(樓煩) 사람이다. 한대(漢代)의 여류시인(女流詩人)이며, 한성제(漢成帝)의 빈비(嬪妃)였다. 반황(班況)의 딸이자 반표(班彪)의 고모이며, 반고(班固)와 반초(班超)와 반소(班昭) 형제의 고모할머니이다. 어진 덕을 지녔으며, 시가(詩歌)를 잘하였다. 반씨는 한성제(漢成帝) 초년에 후궁으로 들어가 처음에는 소사(少使)가 되었다가 나중에 성제의 총애를 받아 첩여(婕妤)로 책봉되었다. 첩여는 비빈 중에 황후와 소의에 이어 세 번째 높은 직위이다. 그녀는 용모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덕까지 갖춰서, 성제가 후정(後庭)에서 노닐면서 첩여와 함께 연(輦)을 타려고 하니 “옛 그림을 보건대 현성(賢聖)한 임금은 모두 명신(名臣)이 곁에 있었는데, 삼대(三代) 이후의 못난 임금들은 사랑하는 여자를 옆에 두었으니, 지금 함께 연을 탄다면 그와 같지 않겠습니까.[觀古圖畫, 賢聖之君皆有名臣在側, 三代末主乃有嬖女, 今欲同輦, 得無近似之乎.]”라고 하면서 사양하니, 성제는 그 말을 옳게 여겨 그만두었다는 반첩사연(班妾辭輦)의 고사가 전한다.. 진(晉)의 고개지(顧愷之)가 그린 여사잠도(女史箴圖)는 이때의 정경을 묘사한 것이다. 조비연(趙飛燕), 조합덕(趙合德) 자매가 궁에 들어온 후 황제의 총애를 잃었다. 조비연(趙飛燕)의 참소를 받고는 조씨 자매와의 투쟁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물러나 장신궁(長信宮)에서 폐위된 허태후(許太后)를 모셨고, 태후가 죽은 후에는 능을 지키다가 외롭게 죽었다. 한 명의 황자(皇子)를 낳았으나 수개월 만에 요절하였다. 장신궁에 있는 동안 시부(詩賦)를 지어 스스로를 슬퍼하였는데, 사(詞)가 매우 애처로웠다. 자도부(自悼賦), 원가행(怨歌行: 단선시團扇詩) 등의 작품을 남겼다. <漢書 卷九十七下 外戚傳>
  • 환소[紈素]  올이 곱고 흰 비단.
  • 교결[皎潔]  희고 깨끗함. 달이 밝고도 맑음. 마음씨 등이 조촐하고 깨끗함.
  • 합환선[合歡扇]  부채의 안팎 곧 양면을 종이나 깁을 겹으로 붙여 만든 부채. 합환(合歡)은 기쁨을 같이함. 부부화합의 뜻이다. 고문진보(古文眞寶)의 원가행(怨歌行) 주(注)에 “양면을 서로 붙인 것을 합환선이라 이른다.[二面相夾 謂之合歡扇]”라고 하였다.
  • 단원[團圓]  둥근 것. 가정(家庭)이 원만함. 한 가정이 화합함. 참고로 당나라 두목(杜牧)의 시 파경(破鏡)에 “가인이 실수하여 거울이 처음 갈라졌으니, 어느 날에 둥그렇게 다시 임과 만날거나.[佳人失手鏡初分, 何日團圓再會君.]”라고 하였다.
  • 단단[團團]  아주 동그란 모양. 겹겹이. 빙빙. 빈틈없이. 소식(蘇軾)의 시 송지상인(送芝上人)에 “돌고 도는 게 맷돌 끄는 소와 같아, 걸음마다 묵은 자국만 밟노라.[團團如磨牛, 步步踏陳跡.]”라고 하였고, 또 백부송선인하제귀촉시운운(伯父送先人下第歸蜀詩云云)에 “응당 웃으리 생계 영위 졸렬하여, 돌고 도는 게 마려와 같은 것을.[應笑謀生拙, 團團如磨驢.]”이라고 하였다.
  • 동요[動搖]  흔들려 움직임. 또는 그 움직여 흔들림. 어떤 물체가 불규칙하게 흔들리고 들썩임. 물체가 외부의 힘을 받고 평형 상태에서 벗어나 흔들리는 현상. 마음이나 상황 따위가 확고하지 못하고 흔들림. 생각이나 처지가 확고하지 못하고 흔들림. 어떤 체제나 상황 따위가 혼란스럽고 술렁임.
  • 양표[凉飇]  양표(涼飇). 서늘한 바람. 표(飇)는 회오리바람.
  • 기연[棄捐]  내버림. 내버리고 쓰지 않음. 자기의 재물을 내어서 남을 도와줌. 고시 십구수(古詩十九首) 가운데 “버려두고 그만 말하지 말고, 애써 밥이나 먹자.[棄捐勿復道, 努力加餐飯.]”라고 하였다.
  • 협사[篋笥]  버들가지, 대 따위를 결어 상자처럼 만든 작은 직사각형의 손 그릇. 대나무 오리로 엮어 만든 상자. 채롱. 광주리. 문서·의복 등을 넣는 방형의 상자. 때로는 귀중품을 보관하기도 함.
  • 은정[恩情]  은혜롭게 사랑하는 마음. 은혜로 사랑하는 마음. 은애(恩愛)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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