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晩登三山還望京邑만등삼산환망경읍 / 해질녘 삼산에 올라 도읍을 바라보며 / 謝朓사조


灞涘望長安[파사망장안]   파수 가에서 장안을 바라다보고

河陽視京縣[하양시경현]   하양에서는 도성을 바라보네

白日麗飛甍[백일려비맹]   밝은 해 날듯한 용마루에 빛나고

參差皆可見[참치개가견]   높고 낮은 집들이 모두 볼 만하네

餘霞散成綺[여하산성기]   남은 노을은 번져 무늬비단 펼치고

澄江靜如練[징강정여련]   맑은 강물 잔잔히 하얀 명주 늘인 듯

喧鳥覆春洲[훤조복춘주]   소란스런 새들은 봄 모래톱을 뒤덮고

雜英滿芳甸[잡영만방전]   온갖 꽃은 방초 우거진 들판을 덮었네

去矣方滯淫[거의방체음]   떠나야지 이곳에 너무 오래 머물렀네

懷哉罷歡宴[회재파환연]   그리워라 흥겨운 잔치 끝나버렸네

佳期悵何許[가기창하허]   아름다운 시절은 서글피 어디로 갔나

淚下如流霰[누하여류산]   눈물은 떨어져 싸락눈 흩뿌리는 듯

有情知望鄕[유정지망향]   정이 있으면 다 고향 그릴 줄 알고

誰能鬒不變[수능진불변]   누구인들 검은머리 세지 않으랴

<晩登三山還望京邑만등삼산환망경읍 / 저물녘 삼산에 올라 경읍을 돌아보며 / 謝朓사조>


  • 사조[謝朓]  사현휘(謝玄暉). 시인(詩人). 중국(中國) 남조(南朝) 시대(時代)의 제(齊)나라 문학가로 사부(辭賦)와 산문(散文)에 고루 능했다. 자(字)는 현휘(玄暉)이고 진군(陳郡) 양하(陽夏: 현재의 하남河南 태강太康 부근) 사람이다. 부친이 산기시랑(散騎侍郞)을 지냈고 모친은 송(宋)나라 문제(文帝)의 딸 장성공주(長城公主)였다. 영명(永明) 원년(483), 해갈입사(解褐入仕)했다. 영명(永明) 전기와 중기 조정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직위에 있으면서 걱정 없는 귀족생활을 즐겼다. 영명체(永明體)라 불리는 오언체(五言體)에 능했는데 이백(李白)이 찬미할 정도로 시의 기풍이 청신(淸新)고 사경(寫景)에 묘하였다. 산수시(山水詩)에 능하여 집안 사람인 사령운(謝靈運)과 함께 대소사(大小謝)로 병칭되었고, 경릉왕(竟陵王) 소자량(蕭子良)의 저택을 출입하는 경릉팔우(竟陵八友) 중 한 명으로 꼽히며 문학적 명성을 날렸다. 선성태수(宣城太守)를 지낸 그를 사람들이 사선성(謝宣城)으로 불렀다. 한때 정치적인 부침을 겪으면서도 상서이부랑(尙書吏部郞)을 지내며 집안과 개인이 모두 명성을 날리다가, 동혼후(東昏侯) 소보권(蕭寶卷)의 영원(永元) 원년(499), 시안왕(始安王) 소요광(蕭遙光)의 제위 찬탈 모의와 관련된 무고로 투옥된 뒤 옥사(獄死)하였다. 남제서(南齊書) 사조전(謝朓傳)에 “사조(謝脁)의 자(字)는 현휘(玄暉)로 어려서 학문을 좋아하여 좋은 이름이 있었고, 문장이 청아하고 아름다웠으며 초서(草書)와 예서(隷書)를 잘 쓰고 오언시(五言詩)에 능하여, 심약(沈約)이 항상 ‘200년 이래로 이런 시는 없었다.’라고 말하다.[朓字玄暉, 少好學, 有美名, 文章淸麗, 善草隸, 長五言詩, 沈約常云: ‘二百年來無此詩也.’]”라고 하였고, 양서(梁書) 유견오전(庾肩吾傳)에서는 “양(梁) 간문제(簡文帝)가 상동왕(湘東王)에게 보낸 편지에서 ‘근래의 사조(謝脁), 심약(沈約)의 시와 임방(任昉), 육수(陸倕)의 산문은 실로 문장(文章)의 최고이고 글쓰기의 전범이다.’라고 했다.”라고 하였다. 그가 삼산(三山)에 올라 경읍(京邑)을 바라보고 지은 시[晩登三山還望京邑만등삼산환망경읍]는 너무도 훌륭하여 심약(沈約)이 일찍이 300년 내로 이런 시를 지은 이가 없다고 칭찬하였다는 고사가 있고, 이백(李白)의 시 제동계공유거(題東溪公幽居)에 “청산과 가까운 집 사조와 한가지요, 푸른 버들 드리운 문 도연명과 흡사하네[宅近靑山同謝朓 門垂碧柳似陶潛]”라고 하였다. 또, 이백(李白)의 시 금릉성서루월하음(金陵城西樓月下吟)에 “맑은 강물 조촐함이 표백한 명주 같다는 그 표현, 사현휘를 두고두고 잊지 못하는 소이로다.[解道澄江淨如練, 令人長憶謝玄暉.]”라고 찬미(讚美)한 이야기는 유명(有名)하다. 또, 일찍이 선성태수(宣城太守)로 있을 적에 산 남쪽에 높은 누대(樓臺)를 짓고 앞 산의 경치를 감상하였으므로, 후대에 이 누대를 사공루(謝公樓), 사루(謝樓)라 하고 그 산 이름을 사공산(謝公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고사가 있고, 선성(宣城)에 있는 경정산(敬亭山)은 벌거벗어 초목도 없고 그렇다고 볼만한 산세가 있는 곳도 아닌데, 사조가 경정산에 대한 시 한 수를 짓자, 마침내 오악(五嶽)과 그 명성을 나란히 하게 되었다는 고사도 있다. 저서로는 사선성집(謝宣城集)이 있다.
  • 삼산[三山]  남경(南京) 서남(西南)쪽 양자강(揚子江) 남안(南岸)에 있는 세 개의 봉우리로 된 산이다. 산봉우리가 셋이기 때문에 삼산(三山)이라고 일컫는다. 강영현(江寧縣) 북쪽 120리에, 장강(長江)을 따라 삼산(三山)이 연 이어 서 있다.
  • 환망[還望]  머리를 돌려 멀리 바라봄. 높은 곳에 올라 머리를 돌려 멀리 바라보다.
  • 경읍[京邑]  한 나라의 중앙정부가 있는 곳. 중앙정부가 자리잡고 있는 그 나라의 중심지. 경궐(京闕). 경도(京都). 경락(京洛). 이 시에서는 남제(南齊)의 도성(都城) 건강(建康: 금릉金陵)을 이른다. 지금의 남경시(南京市)이다.
  • 도읍[都邑]  한 나라의 수도(首都). 서울. 성시(城市)와 같다. 인구가 밀집한 지역으로, 정치와 경제, 문화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좀 작은 도회지(都會地).
  • 파사[灞涘]  장안 근교에 있는 강가. 장안(長安)의 동쪽에서 위수(渭水)로 유입하는 파수(灞水)의 강 언덕이다. 파(灞)는 강(江)의 이름으로 섬서성(陝西省) 남전(藍田)에서 발원하여 장안성(長安城)의 동쪽을 흘러 지난다. 사(涘)는 물가 또는 강의 가장자리에 잇닿아 있는 땅을 이른다.
  • 파수[灞水]  진령(秦嶺)에서 발원하는 섬서성(陝西省) 경내 하천의 하나로 원명은 자수(滋水)이다. 춘추시기에 진목공(秦穆公)이 서융(西戎)을 정벌한 후 패수(霸水)로 칭하였으나 이후 패(霸)자에 3수변을 덧붙여 파수(灞水)로 되었으며 진한(秦漢) 시 목교(木橋)인 파교(灞橋)를 설치하여 관중(關中) 교통의 요지가 되었다. 이 하천은 서안(西安) 동쪽의 주요 교통 간선(幹線)과 접하며 소위 장안(長安) 팔수(八水)의 하나로 불린다.
  • 파수[灞水]  파수(灞水)는 중국 장안(長安) 동쪽 외곽을 흐르던 강으로, 그 강에 있는 다리를 파교(灞橋)라고 하는데 버드나무가 많고 경치가 아름답다. 당(唐)나라의 정계(鄭綮)가 시를 잘했는데 어떤 사람이 “상국(相國)은 요즈음 새로운 시를 얻었는가.[相國近為新詩否.]”라고 묻자 그는 “시흥(詩興)은 파교에서 풍설(風雪)을 맞으며 나귀를 몰아가는 때라야 떠오른다. 어찌 이런 데서 될 법이나 할 말인가.[詩思在灞橋風雪中驪背上, 此處何以得之?]”라고 한 일이 있다. <北夢瑣言 卷7 鄭綮相詩>
  • 장안[長安]  서한(西漢)·수(隋)·당(唐)나라 때의 서울이다. 지금의 서안(西安) 일대이다.
  • 하양[河阳]  옛 성이다. 지금의 하남성(河南省)의 맹현(孟縣) 서쪽에 있었다.[故城在今河南孟縣西.]
  • 경현[京縣]  경도(京都). 왕도(王都) 주변지역으로 왕이 사는 도읍을 뜻한다. 참고로, 기현(畿縣)은 왕이 직접 다스리는 직할지로 왕도(王都) 사방 500리 지역을 이른다.
  • 비맹[飛甍]  나는 듯한 용마루. 하늘을 나는 듯한 기와지붕. 높이 솟은 용마루. 맹(甍)은 용마루로 지붕 가운데 부분에 있는 가장 높은 수평 마루를 이른다. 용마루를 지칭하는 말로 그 형세가 꼭 나는 모습이라 하여 이렇게 불린다. 당(唐)나라의 시인 왕유(王維)의 등루가(登樓歌)에 “그대 높은 누각에 올랐을 제, 높다란 기와집들 아래에 즐비하고, 열두 갈래 통한 거리 굽어보매, 들쭉날쭉 푸른 괴나무 새로 거마가 왕래했었지.[聊上君兮高樓 飛甍鱗次兮在下 俯十二兮通衢 綠槐參差兮車馬]”라고 하였고, 북조(北朝) 제(齊)의 시인 사조(謝脁)의 고취곡(鼓吹曲)에 “나는 듯 지붕 대마루는 한길을 끼고 있고, 늘어진 버들은 궁전 도랑을 뒤덮고 있네.[飛甍夾馳道 垂楊蔭御溝]”라는 구절이 있으며, 좌사(左思)의 오도부(吳都賦)에 “장간의 집들 이어져 있고, 나는 듯한 용마루 엇갈리며 한 모습이네.[長干延屬 飛甍舛互]”라고 하였다.
  • 참치[參差]  들쭉날쭉하다. 장단(長短)이나 고저(高低)가 가지런하지 않은 것을 이른다. 나란하지 않다. 차이가 별로 없다. 멀리 떠나다. 번잡하다. 말이나 일 등이 분분하고 번잡하다. 놓치다. 엇갈리다. 세월을 허비하다. 참치부제(參差不齊)의 준말. 참고로, 시경(詩經) 주남(周南) 관저(關鴡)에 “올망졸망한 마름풀을, 이리저리 뒤지어 찾는구나.[參差荇菜, 左右流之.]”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자양서형비차이거동둔모옥 4수(自瀼西荊扉且移居東屯茅屋 四首)에 “서쪽 강물 밖은 쓸쓸하고, 북쪽 문 사이는 참치하도다.[牢落西江外, 參差北戶間.]”라고 하였고, 소식(蘇軾)의 시 서이세남소화추경(書李世南所畵秋景)에서 “불었다 줄어든 물길 들쭉날쭉하고, 잎 진 나무 기울어 뿌리까지 드러났네.[野水參差落漲痕, 疏林欹倒出霜根.]”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가견[可見]  볼만하다. ~을 알 수 있다. ~을 볼 수 있다. ~이기 때문에 ~인 것을 알다. 가히 ~함을 알 수 있다. 이로써 ~함을 깨닫게 된다.
  • 기[綺]  비단(緋緞). 무늬가 수놓인 비단. 무늬 좋은 비단. 무늬. 광택. 아름답다. 곱다.
  • 징강[澄江]  맑은 강물. 사조(謝朓)의 시 만등삼산환망경읍(晩登三山還望京邑)에 “맑은 강물 조촐함이 표백한 명주 같다.[澄江靜如練]”라고 한 데서 보이고, 두보(杜甫)의 시 복거(卜居)에 “흘러가는 완화계 서쪽 물가에, 숲과 못 그윽한 곳에 주인이 터를 정하였네. 성곽 밖이 세속 일 적음은 진작 알았거니와, 나그네 시름을 녹이는 맑은 강까지 있다오.[浣花溪水水西頭, 主人爲卜林塘幽. 已知出郭少塵事, 更有澄江銷客愁.]”라고 한 뎃 보인다.
  • 징강[澄江]  장강(長江)의 지류 중 하나이며 강서성(江西省)을 흐르는 가장 긴 하천인 공강(赣江)을 가리킨다.
  • 연[練]  누인 명주(明紬: 명주실로 무늬 없이 짠 피륙). 누이다(잿물에 삶아 희고 부드럽게 하다). 표백(漂白)하다.
  • 누이다 :  잿물에 삶아 희고 부드럽게 하다. 무명이나 모시, 명주, 삼 따위가 잿물에 삶기어 희고 부드럽게 되다.
  • 주[洲]  물가(물이 있는 곳의 가장자리). 섬(주위가 수역으로 완전히 둘러싸인 육지의 일부). 모래톱(모래사장. 강가나 바닷가에 있는 넓고 큰 모래벌판)
  • 전[甸]  경기(京畿: 왕도 주위 500리 이내 지역). 구역(區域), 유역(流域). 들판. 교야(郊野).
  • 방전[芳甸]  향긋한 풀이 돋아 있는 들. 화초가 넘치는 교외. 전(甸)은 교외의 땅. 만개한 화초의 교외 들[開滿花草的郊野]. 꽃이 피어 있는 들판. 방초가 무성한 들판. 참고로, 당(唐)나라 장대안(張大安)의 시 봉화별월왕(奉和別越王)에 “고운 해가 방전을 비추니, 아름다운 기운이 신경에 쌓이누나.[麗日開芳甸, 佳氣積神京.]”라는 구절이 보인다. <全唐詩 卷44 奉和別越王>
  • 체음[滞淫]  오래도록 체류함. 우물쭈물하며 머묾. 구류(久留). 엄류(淹留).
  • 회재[懷哉]  그리워라. 시경(詩經) 양지수(揚之水)에 “느리게 흐르는 물이여, 나뭇단도 떠내려 보내지 못하도다. 저 그 사람이여, 나와 함께 신(申)나라로 오지 못하였도다. 그립고 그립나니, 어느 달에나 내 집에 돌아갈꼬.[揚之水 不流束薪 彼其之子 不與我戍申 懷哉懷哉 曷月予還歸哉]”라고 하였다.
  • 환영[歡宴]  흥겨운 연회. 즐거운 잔치. 공을 세운 것을 축하하기 위한 연회. 연회에 초대하다. 환영 연회를 열다.
  • 가기[佳期]  좋은 때. 아름다운 시절. 아름답고 좋은 계절. 벗을 다시 만나거나 고향을 다시 찾아가는 때. 좋은 시기. 아름다운 기약. 혼기(婚期). 아름다운 기일.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는 시간. 둘이서 만날 기회. 밀회. 서로 만나 즐거움을 나누자고 연인과 약속한 말.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난다고 하는 칠월칠석날. 참고로, 초사(楚辭) 구가(九歌) 상부인(湘夫人)에 “흰 번풀을 밟고 서서 먼 곳을 바라보네, 해질 때 만나기로 님과 약속하였기에.[登白薠兮騁望, 與佳期兮夕張.]”라고 하였는데, 본래는 좋은 시절을 뜻하는 말에서 남녀 사이에 이루어진 약속된 시기를 뜻하는 말로 확장되어 쓰였다.
  • 창연[悵然]  몹시 서운하고 섭섭함. 한탄하고 슬퍼함. 뜻대로 되지 않아 한탄하는 모양. 속상해하다. 실망하다. 울적하다. 낙담하다. 애달프다. 참고로, 이백(李白)의 시 오야제(烏夜啼)에 “베 짜던 북을 놓고 멀리 간 사람 생각하며 한탄하고는, 혼자 자는 빈 방에서 눈물 비오듯 흘리네.[停梭悵然憶遠人, 獨宿空房淚如雨.]”라고 하였다.
  • 하허[何許]  어느 곳. 어느 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떠한. 무엇. 어디. 어떤. 하처(何處). 두보(杜甫)의 시 숙청계역봉회장원외십오형지서(宿靑溪驛奉懷張員外十五兄之緖)에 “나야 본래부터 떠돌이로 살았지만, 이제는 또 어디로 가야 할까.[我生本飄飄, 今復在何許.]”라고 하였고, 동진(東晉) 때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인 산도(山濤)의 아들 산간(山簡)이 술을 매우 즐겨 항상 주식(酒食)을 싣고 양양(襄陽)의 호족(豪族)인 습씨(習氏) 집안의 연못 가에서 진탕 마시고 만취하여 돌아오므로, 그때 아이들이 노래하기를 “산공이 어디로 나가는가 하면, 저 고양지로 나가는구나. 석양엔 수레에 거꾸러져 돌아와, 곤드레가 되어 아무것도 모른다네. 때로는 말을 탈 수도 있지만, 백접리를 거꾸로 쓰고 온다네.[山公出何許 往至高陽池 日夕倒載歸 酩酊無所知 時時能騎馬 倒著白接䍦]”라고 하였다는 데서 보인다.
  • 산[霰]  싸락눈. 싸라기눈. 빗방울이 갑자기 찬바람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쌀알 같은 눈을 이른다. 소설주(小雪珠). 설주(雪珠).
  • 진[鬒]  흑발(黑髮). 숱이 많고 검다. 머리숱이 많다. 털이 검고 윤기(潤氣)가 있다. 검은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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