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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하면 어리석어지고 고요하면 총명해진다 <채근담>


시끄럽고 번잡한 때에는

평소의 기억도 아득히 잊혀지고

맑고 평온한 곳에 있으면

예전에 잊었던 기억도 홀연 떠오른다.

이로써 고요와 소란이 조금만 나뉘어져도

어리석고 현명함이 뚜렷이 달라짐을 알 수 있다.


時當喧雜,  則平日所記憶者,  皆漫然忘去.
시당훤잡,  즉평일소기억자,  개만연망거.
境在淸寧,  則夙昔所遺忘者,  又恍爾現前.
경재청녕,  즉숙석소유망자,  우황이현전.
可見靜躁稍分,  昏明頓異也.
가견정조초분,  혼명돈이야.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훤잡[喧雜]  시끄럽고 복잡하다. 소리가 크고 요란하다. 왁자하다. 소란하다.
  • 만연[漫然]  내키는 대로. 어떤 목적이 없이 되는대로 하는 태도가 있음. 맺힌 데가 없음. 길고 멀어 막연함. 멍청히.
  • 망거[忘去]  잊혀져가다. 잊어버리다. 갈 것을 잊다. 갈 줄 모르다.
  • 청녕[淸寧]  맑고 평온함. 맑고 편안함. 청명(淸明)하고 영정(寧靜)함. 맑고 밝으며 평안(平安)하고 고요함. 마음에 탐욕이 없어 깨끗하고 편안함. 노자(老子) 제39장 법본(法本)에 “하늘은 한 가지 도를 얻어서 청명하고, 땅은 한 가지 도를 얻어서 영정하다.[天得一以淸 地得一以寧]”라고 하였고, 갈관자(鶡冠子) 도만(渡萬)에 “성인의 덕은 위로 하늘에 미치고, 아래로 대지에 미치고, 가운데 만물의 정령에 미치면 예천이 나타난다.[聖人之德, 上及太淸, 下及太寧, 中及萬寧, 則醴泉出.]”고 하였다.
  • 숙석[夙昔]  예전. 오래전. 일찍이. 조금 오래된 옛날. 이전. 지난날. 옛날. 평소부터. 처음부터. 이전부터. 여태. 줄곧. 원래. 내내. 숙석(宿昔).
  • 유망[遺忘]  어떠한 일 따위를 잊어버리는 것. 모두 잊음. 망각. 잊다. 잊어버리다. 의식 없이 저지른 죄.
  • 견망[遣忘]  기억에서 지워짐.
  • 황이[恍爾]  황홀한 모양. 미묘함. 어렴풋이. 문득. 언뜻. 황연(恍然). 홀연(忽然). 갑자기. 진(晉)나라 때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인 유령(劉伶)의 주덕송(酒德頌)에 “멍하니 취해 있기도 하고, 어슴푸레 깨어 있기도 하여, 조용히 들어도 천둥소리가 들리지 않고, 눈여겨보아도 태산의 형체가 보이지 않는다.[兀然而醉, 恍爾而醒, 靜聽不聞雷霆之聲, 熟視不見泰山之形.]”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가견[可見]  볼만하다. ~을 알 수 있다. ~을 볼 수 있다. ~이기 때문에 ~인 것을 알다. 가히 ~함을 알 수 있다. 이로써 ~함을 깨닫게 된다.
  • 정조[靜躁]  고요함과 시끄러움. 조용함과 그에 상대되는 시끄러움. 진(晉)나라 왕희지(王羲之)의 난정기(蘭亭記)에 “사람들마다 나아가고 물러서는 취향이 만 가지로 다르고, 조용하고 시끄러운 몸가짐이 서로들 같지 않다.[取舍萬殊, 靜躁不同.]”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초분[稍分]  조금 분간됨. 조금만 갈라짐. 조금 나누어지다. 약간 다르다. 차츰 분간됨. 점점 나뉨.
  • 분간[分揀]  서로 같지 아니함을 가려서 앎. 사물의 옳고 그름이나 그 정체를 가려서 앎. 사물의 옳고 그름과 좋고 나쁨과 선하고 악함과 크고 작은 것 따위를 가리어 헤아리는 것.
  • 분간[分揀]  죄를 저지른 형편을 보아 용서하여 처리하고 결정함. 죄상(罪狀)을 보아서 용서하는 쪽으로 처결(處決)하는 일. 지금의 집행유예(執行猶豫)와 같음
  • 혼명[昏明]  어둠과 밝음. 흐림과 밝음. 사람의 어리석음과 현명함.
  • 총명[聰明]  영리하고 기억력이 좋으며 재주가 있음. 보거나 들은 것을 오래 기억(記憶)하는 힘이 있음. 또는 그 힘.
  • 현명[賢明]  어질고 슬기로워 사리에 밝음. 지혜롭고 사리에 밝음. 마음이 어질고 영리하여 사리에 밝음.
  • 돈이[頓異]  동뜨게 아주 다름. 현저히 다름. 뚜렷하게 다르다. 확연히 차이가 나다.

【譯文】 躁極則昏,  靜極則明.
每當周圍喧鬧嘈雜的時候,  平時所記憶的事物,  就都全然忘卻消去  ;  每當周圍淸閑寧靜的時候,  往日所遺忘的事物,  又會忽然浮現眼前.  可見寧靜和浮躁稍微區分,  昏暗和明朗頓時截然不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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