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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달을 바라지 않고, 앞서고자 다투지 않으니 <채근담>


내가 영화를 바라지 아니하거늘

어찌 향기로운 이록의 미끼를 근심하며

내가 앞서고자 다투지 아니하거늘

어찌 관직에서 겪을 위기를 두려워하랴.


我不希榮,  何憂乎利祿之香餌.
아불희영,  하우호이록지향이.
我不競進,  何畏乎仕宦之危機.
아불경진,  하외호사환지위기.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희영[希榮]  영화를 바람. 영달(榮達)을 바라다.
  • 영화[榮華]  몸이 귀하게 되어 이름이 세상에 드러나고 빛남. 세상에 드러나는 영광. 권력과 부귀를 마음껏 누리는 일.
  • 영화[榮華]  초목이 무성하게 뻗음. 얼굴이 예쁘고 보기 좋은 때. 초목이 무성해지고 꽃이 피다. 영(榮)은 풀에서 핀 꽃이고, 화(華)는 나무에서 핀 꽃이다. 순자(荀子) 왕제(王制)에서 “초목이 꽃을 피우고 크게 자랄 시기에는 도끼 같은 것들을 산 속에 들이지 않는다.[草木榮華滋碩之時, 則斧斤不入山林.]”라고 하였다.
  • 영달[榮達]  높은 지위에 오르고 귀하게 됨. 지위가 높고 귀하게 됨.
  • 이록[利祿]  이익과 관록(官祿). 관록(官祿)은 벼슬아치에게 주던 녹봉(祿俸). 즉, 관원(官員)에게 주던 봉급(俸給)을 이른다. 재물과 벼슬.
  • 향이[香餌]  향기로운 미끼. 향미를 지닌 미끼. 냄새가 좋은 미끼. 낚시에서 미끼로 쓰는 먹이. 비유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유혹하는 물건. 사람의 마음을 유혹(誘惑)하는 재물(財物) 따위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 삼략(三略) 상략(上略)에 “맛있는 미끼를 드리우면 밑에는 반드시 죽으러 오는 물고기가 있고, 후한 상(賞)을 내리면 밑에는 반드시 용맹한 장부가 있다.[香餌之下 必有死魚 重賞之下 必有勇夫]”라고 하였는데, 신간증보삼략(新刊增補三略)에 “이(餌)란 쌀가루를 쪄서 깨끗하게 만든 것을 이(餌)라 하니, 단단하고 깨끗함이 옥(玉)으로 만든 귀걸이와 같다. 낚시로 물고기를 낚는 자는 향기로운 낚시 밥이 있으므로 향이(香餌)라고 한 것이다. 육도(六韜)에 이른바 ‘낚시 밥으로 물고기를 취하면 물고기를 잡을 수 있고, 녹봉으로 사람을 취하면 사람이 힘을 다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부(夫)는 장부(丈夫)이니, 사람의 신장(身長)이 8척(尺)이므로 군대에는 장부(丈夫)라는 칭호가 있다. 용(勇)은 과감(果敢)함이니, 하늘을 꿰뚫을 만큼 우뚝 솟아난 자이다. 기회를 보면 발(發)하고 적(敵)을 만나면 싸우며 적진을 무찔러 기필코 쳐들어가고 포위를 당하면 반드시 탈출하여, 비록 위태로우나 두려워하지 않고 비록 패하나 좌절하지 않으니, 이런 사람을 일러 용부(勇夫)라 한다.[餌 粉米蒸屑曰餌 堅潔若玉珥 釣啗魚者 有飶其香 故曰香餌 六韜所謂以餌取魚 魚可殺 以祿取人 人可竭之意 夫 丈夫 人丈八尺 故師有丈夫之稱 勇 果敢也 貫天卓出者也 見機則發 遇敵則鬪 陷陣必入 被圍必出 雖危不懼 雖敗不挫也 此謂之勇夫]”라고 하였다. 또, 이군옥(李君玉)의 시 방어(放魚)에 “향기로운 미끼 밑에서는 명심하거라, 입 벌려 물으면 바로 날카로운 낚시인 것을.[須知香餌下, 觸口是銛鉤.]”이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경진[競進]  서로 다투어 앞으로 나아감. 재능이나 실력 따위의 우열을 서로 겨루어 가림. 제품(製品)이나 상품(商品) 따위의 우열(優劣)을 가리는 일. 남보다 뒤질세라 다투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하는데, 보통 명리(名利)를 뒤좇는 것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참고로 굴원(屈原)의 이소(離騷)에 “너도나도 앞다투어 명리를 탐함이여, 아무리 구해 얻어도 만족할 줄 모르누나.[衆皆競進以貪婪兮, 憑不厭乎求索.]”라고 하였고, 당(唐) 나라 때 화성(畫聖)으로까지 일컬어졌던 오도자(吳道子)는 특히 공자(孔子)의 초상(肖像)을 비롯해서 불화(佛畫)들을 많이 그렸는데, 소식(蘇軾)이 오도자(吳道子)의 불화를 예찬한 시에 “오랑캐 임금 귀신 우두머리 천명 만명이 서로 밀치고 다퉈 들어와 머리가 자라 같구나.[蠻君鬼伯千萬萬 相排競進頭如黿]”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사환[仕宦]  벼슬 또는 벼슬살이를 함. 예전에, 관청에 나가서 나랏일을 맡아보는 자리에 부임하여 일함을 이르던 말. 관리가 되다. 벼슬을 살다. 관원. 벼슬아치. 송나라 시인 매요신(梅堯臣)이 일찍이 구양수(歐陽脩)와 함께 당서(唐書)를 수찬(修撰)하게 되었을 때, 자기 아내에게 말하기를 “내가 당서를 수찬하는 일은 참으로 원숭이가 포대 속에 들어간 격이라 이를 만하다.[吾之修書, 可謂猢猻入布袋矣.]”라고 하자, 그의 아내가 대답하기를 “당신의 벼슬길은 또한 메기가 대나무에 오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소.[君於仕宦, 亦何異鮎魚上竹竿耶.]”라고 했다는 고사에서 보인다.
  • 위기[危機]  위험한 고비. 위험한 경우. 어떤 일이 그 진행 과정에서 급작스럽게 악화된 상황, 또는 파국을 맞을 만큼 위험한 고비. 육유(陸游)의 시 상서걸사(上書乞祠)에 “묘소에 맹세하는 것이 어찌 한갓 조상이 그리워서겠는가. 세상 곳곳이 위기인 것을.[誓墓那因一懷祖, 人間處處是危機.]”이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不希榮達,  不畏權勢.
我不希圖榮華,  何必擔憂財利榮祿的誘惑?  我不競爭進取,  何必畏懼仕途宦海的危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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