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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정서가 있고 선의 취미가 있는 사람은 <채근담>


글 한 자를 모르더라도

시적인 정서가 있는 사람은

시인의 참 멋을 얻을 수가 있고

한 구절 게송도 참구하지 못했어도

선의 취미가 있는 사람은

선교의 현묘한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


一字不識而有詩意者,  得詩家眞趣.
일자불식이유시의자,  득시가진취.
一偈不參而有禪味者,  悟禪敎玄機.
일게불참이유선미자,  오선교현기.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시의[詩意]  시(詩)의 뜻. 시의 의미. 시심(詩心). 시적 정취(情趣). 시적인 멋. 시정(詩情). 시적 의경(意境).
  • 의경[意境]  문학이나 예술 작품에 표현된 경지, 경계(境界), 정취, 정서. 의상(意象). 문예 작품에 표현되어 나온 정조(情調)와 경계(境界)로, 명(明) 나라 주승작(朱承爵)의 존여당시화(存餘堂詩話)에 “시를 짓는데 있어서의 묘미는 전적으로 의경(관념)이 완전히 융합되어 소리의 밖으로 나오는 데 있으며, 이로써 진정한 맛을 얻을 수 있다.[作詩之妙, 全在意境融徹, 出音聲之外, 乃得眞味.]”라고 하였다. 여기서 의경융철(意境融徹)이란 시인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관념과 이미지를 시로 녹여내는 것을 말하고, 출음성지외(出音聲之外)란 시가 단순히 언어적인 표현에만 머무르지 않고, 그 이상의 무언가를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좋은 시란 시인의 의도와 감정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언어 너머의 진정한 맛을 전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정서[情緖]  어떤 사물 또는 경우에 부딪쳐 일어나는 갖가지 감정·상념. 또는 그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기분·분위기. 감정 경험의 한 가지. 또는 그때의 정신상태. 희로애락과 같이 갑자기 일시적으로 급격하게 일어나 본능적이며 신체적 표출이 따르는 감정. 사람의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 또는 그 구체적인 양태를 규정하는 내면의 기질적인 요인. 지역이나 집단 따위와 관련된 한정적 특성을 가진 성향. 갑자기 일어나는 노여움, 두려움, 기쁨, 슬픔 따위의 급격한 감정. 진행 중인 사고 과정이 멎게 되거나 신체 변화가 뒤따르는 강렬한 감정 상태이다.
  • 시가[詩家]  시를 짓는 사람. 시인(詩人).
  • 진취[眞趣]  참된 멋. 참된 취미(趣味).
  • 게[偈]  게타(偈佗 Gatha)의 약칭. 가타(伽陀). 불경(佛經) 귀글. 선(禪)의 묘지(妙旨)를 기술한 운문. 인도의 문학이나 불경 가운데 성가(聖歌)나 운문. 불시(佛詩). 승려(僧侶)의 귀글(두 마디가 한 덩이씩 되게 지은 글). 불시(佛詩). 게(偈). 가타(伽陀). 게송(偈頌). 구송(句頌)이라고도 한다. 사자(四字) 사구(四句)로 하는 것이 원칙이나, 여러 가지 자유로운 형태가 있다.
  • 게언[偈言]  게언(偈言)은 불교에서 부처나 보살의 덕을 찬미하거나 불법의 깊은 뜻을 읊은 송사(頌詞)를 이르는데, 게(偈)는 범어 ‘gāthā(게타)’의 음역(音譯)이다. 여러 가지 형식이 있으나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은 8언(言)을 한 구(句)로 하여 2개의 구(句)가 하나의 행(行)을 이루고, 다시 2개의 행(行)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32언(言)의 시(詩)인데, 이를 수노가(首盧迦)라 한다. 이것을 한문으로 번역할 때는 사언(四言)이나 오언(五言)으로 한 구(句)를 만들고, 4개의 구(句)로 하나의 게(偈)를 이룬다. 일반적으로 게(偈)는 운문만으로 된 것을 고기게(孤起偈)라 하며, 특별히 산문으로 부처의 가르침을 서술하고 다시 운문으로 산문의 내용을 집약하여 읊은 것을 중송게(重頌偈)라 한다. 한시(漢詩)로 번역된 게(偈)는 한시(漢詩)와 큰 차이가 없으나 압운(押韻)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선게(禪偈)는 선종(禪宗)에서 도(道)를 깨우친 경지를 표현하여 노래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게언(偈言)은 별다른 제약 없이 지은이의 자유로운 상상력에 따라 창작되었다. 그러므로 게언(偈言)은 개인의 문학작품으로 볼 수 있다.
  • 참구[參究]  참고하여 연구함. 참선(參禪)하여 진리(眞理)를 연구(硏究)함. 불교의 진리를 참선하여 연구함. 선(禪)에 참예하여 진리를 연구함. 꿰뚫어 밝히기 위해 집중함. 의심을 깨뜨리기 위해 거기에 몰입함.
  • 선미[禪味]  세속을 벗어난 취미. 참선의 맛. 선(禪)의 취미(趣味). 선(禪)의 기미(氣味). 탈속한 취미(趣味). 참선의 오묘한 맛. 세속을 떠난 담담한 맛. 선수행으로 이른 평온의 경지에서 느끼는 희열. 불자(佛子)가 조용히 앉아서 진리를 직관(直觀)하는 참선(參禪)의 취미. 승려(僧侶)가 선정(禪定)에 들었을 때의 안온(安穩)하고 정적(靜寂)한 경지를 가리킨다. 참고로, 소식(蘇軾)의 시 서보자장로벽(書普慈長老壁)에 “오랫동안 백족에게 배워 선 맛을 알고 나니, 꾀꼬리 들레어 낮잠 깨우는 게 정말 싫구려.[久參白足知禪味 苦厭黃公聒晝眠]”라고 하였다.
  • 취미[趣味]  마음에 끌려 일정한 방향으로 쏠리는 흥미. 아름다움이나 멋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능력. 전문이나 본업은 아니나 재미로 좋아하는 일. 흥취. 흥미. 재미. 기호(嗜好).
  • 풍미[風味]  음식의 고상한 맛. 사람의 됨됨이가 고상하고 멋스러움. 사람의 됨됨이가 멋들어지고 아름다움. 풍도(風度). 풍채(風采). 한유(韓愈)의 답투주이사군서(答渝州李使君書)에 “온화하신 인품을 앙모하며 지금까지도 감히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慕仰風味, 未嘗敢忘.]”라고 하였다.
  • 선교[禪敎]  선(禪)의 가르침. 불교의 선종(禪宗)과 교종(敎宗)을 아울러 이르는 말. 선학(禪學)과 교법(敎法)을 아울러 이르는 말.
  • 현기[玄機]  심오하고 미묘한 기틀. 오묘한 법칙. 깊고 묘한 이치(理致). 현묘한 이치. 도가(道家)의 말로 심오한 도리(道理)라는 뜻이다. 천기(天機).

【譯文】 得詩家眞趣,  悟禪教玄機  :  得詩眞趣,  悟禪玄機.
一個文字不認識而充滿作詩意境的人,  才算得到詩詞作家的眞正意趣  ;  一句偈語不參悟而富有禪定妙趣的人,  才算領悟禪宗教義的玄妙機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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