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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가꾸고 잡초는 뽑으려 드는 것은 마음의 횡포이다 <채근담>


사람이 가지는 보통의 마음은

꾀꼬리 소리를 들으면 즐거워하고

개구리소리를 들으면 싫어한다.

꽃을 보면 가꾸고 싶어 하고

잡초를 보면 뽑아버리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겉모습만으로 좌지우지하려는 것이다.

만약 그 천성으로 본다면, 어느 것이

타고는 작용에 따라 저절로 우는 것이 아니겠으며

살고자 하는 의지를 스스로 펼치는 것이 아니겠는가.


人情聽鶯啼則喜,  聞蛙鳴則厭,
인정청앵제즉희,  문와명즉염,
見花則思培之,  遇草則欲去之,  但是以形氣用事.
견화즉사배지,  우초즉욕거지,  단시이형기용사.
若以性天視之,  何者非自鳴其天機,  非自暢其生意也.
약이성천시지,  하자비자명기천기,  비자창기생의야.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재배[栽培]  식물을 심어 가꾸거나 기름. 식용(食用)이나 약용(藥用), 관상용(觀賞用)을 목적으로 식물(植物)을 심어서 기름.
  • 단시[但是]  그러나. 그렇지만. 단지 ~이라면. 무릇 ~이라면.
  • 형기[形氣]  겉으로 보이는 형상(形狀)과 기운(氣運). 겉으로 드러나는 사물의 모양이나 상태와 그 기운. 육체와 정신. 형질(形質)과 기운(氣運). 육체 내의 기혈(氣血).
  • 용사[用事]  권세를 마음대로 부림. 정권을 마음대로 함. 권력을 장악하다.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다. 요로(要路)에 있으면서 권세를 부림. 정권을 좌지우지함. 집정(執政)이나 권력을 장악함을 말한다. 용권(用權). 작란(作亂). 송(宋)나라의 장준(張浚)의 시 가운데에 “흉도가 작란(作亂)하자 인심이 떠나더니, 대의가 다시 펼쳐지자 하늘의 뜻이 돌아왔네.[群兇用事人心去 大義重新天意回]”라는 구절에서 보인다.
  • 용사[用事]  시문(詩文)을 지을 때 전고(典故)를 인용하는 것을 말한다. 전고(典故)를 사용하는 문장 표현 방식이다. 용전(用典)이라고도 한다.
  • 성천[性天]  천성(天性). 본성. 사람이 타고난 성품. 타고난 성격.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품성.
  • 천기[天機]  하늘이 부여한 재능. 사물의 천연(天然)의 모습. 만물을 주관하는 하늘이나 대자연의 비밀 또는 신비. 모든 조화(調和)를 꾸미는 하늘의 기밀(機密). 중대한 기밀. 천리(天理)가 발용(發用)하는 것. 천부의 영기(靈機), 즉 영성(靈性). 타고난 근기(根器). 하늘의 비밀이란 뜻으로, 조화(造化)의 은밀한 기틀. 참고로,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기호와 욕망이 깊은 사람은 천기(天機)가 얕다.[其耆欲深者 其天機淺]”라고 하였다.
  • 천기[天機]  만물 속에 내재(內在)한 하늘의 기틀, 즉 자연의 이법(理法). 내면의 천진(天眞)함. 천부적으로 타고난 기지(機智)나 성품. 춘추 시대 진 목공(秦穆公)이 일찍이 말[馬]의 상(相)을 잘 보았던 구방고(九方皐)로 하여금 천리마(千里馬)를 구해 오게 했는데, 3개월이 지난 뒤에야 구방고가 와서 천리마를 얻었다고 하므로, 목공이 어떤 말이냐고 물으니, 구방고가 누런 암말[牝而黃]이라고 대답하므로, 다른 사람을 시켜 가서 보게 한 결과 검은 숫말[牡而驪]이었다. 그러자 목공이 앞서 구방고를 천거한 그의 친구 백락(伯樂)을 불러 책망하기를 “실패했도다. 그대의 천거로 말을 구해 오게 했던 사람은 말의 색깔도 암수도 알지 못하는데, 무슨 말을 알 수 있단 말인가.”라고 하니, 백락이 말하기를 “구방고가 본 것은 곧 천기(天機)이므로, 그 정(精)한 것만 얻고 추(麤)한 것은 잊어버리며, 내면의 것만 중시하고 외면의 것은 잊어버린 것입니다.”라고 했는데, 말을 데려와서 보니, 과연 천하의 양마(良馬)였더라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列子 說符>
  • 생의[生意]  만물(萬物)을 낳는 뜻, 또는 만물(萬物)의 살려는 뜻. 생기(生氣). 생명력. 활기. 원기. 하늘과 땅이 만물을 낳아 기르는 기상. 참고로, 청(清) 주량공(周亮工)의 경자가평오일설초문욕사새외(庚子嘉平五日雪初聞欲徙塞外)에 “멀리 노송나무 잎을 보자니 생기가 흘러넘치네.[遙看松栝葉, 生意已津津.]”라고 하였고, 근사록(近思錄) 권1 도체류(道體類)에 “천지가 만물을 내놓는 기상을 관찰한다.[觀天地生物氣象]”라는 정명도(程明道)의 말이 실려 있는데, 그 주(註)에 “주염계(周濂溪)가 창 앞의 풀이 무성해도 베지 않으면서[窓前草不除去], 저 풀 역시 내 속의 생각과 같을 것이다.[與自家意思一般]고 말한 것도 바로 이 뜻이다.”라고 하였다.
  • 생의[生意]  북송(北宋)의 성리학자 주돈이(周敦頤)는 그가 살던 곳의 창 앞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도 베지 않았다. 정호(程顥)가 그 까닭을 물었더니 주돈이가 답하기를 “나 자신의 뜻과 똑같기 때문이다.[與自家意思一般.]”라고 하였다. 이 말은 풀의 ‘살려는 뜻[生意]’이 자신의 살려는 뜻과 같기 때문에 베지 않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近思錄 卷14 觀聖賢>
  • 생의[生意]  사사로운 정을 일으킴. 무엇을 하려고 하는 마음을 먹음.

【譯文】 憂喜取捨之情,  皆是形氣用事  :  憂喜取舍,  形氣用事.
人之常情聽到黃鶯啼叫就喜悅,  聽到靑蛙鳴叫就討厭,  看見花卉就想栽培它,  遇見野草就想去除它,  但這是根據形貌和氣質判斷事物  ;  如若按照生物的天然本性看它,  什麼生物不是在自我表白其天賦機密,  不是自我暢揚其生存意念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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