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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는 주역 읽고 한낮에는 불경 담론하고 [曉窗讀易 午案談經]<채근담>


새벽 창가에 주역을 읽고

솔숲 이슬로 붉은 먹을 가네

한낮 책상맡에 불경을 담론하니

그윽한 풍경소리 대숲 바람에 퍼지네


讀易曉窗,  丹砂硏松間之露.  談經午案,  寶磬宣竹下之風.
독역효창,  단사연송간지로.  담경오안,  보경선죽하지풍.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단사[丹砂]  주사(朱砂). 주묵(朱墨: 붉은빛을 내는 먹). 광택이 있는 짙은 홍색의 광물. 붉은색의 안료. 단사(丹砂)와 연분(鉛粉) 등의 안료(顔料)를 사용하여 서적에 구두점을 찍고 오류를 교감하는 것을 단연(丹鉛) 또는 단황(丹黃)이라고 한다. 참고로, 당(唐)나라 때 신선(神仙)을 매우 좋아했던 고변(高騈)의 시 보허사(步虛詞)에 “청계산 도사를 사람들은 모르니, 하늘을 오르내리는 학 한 마리뿐. 동굴 문 깊이 잠겨 푸른 창 썰렁한데, 이슬방울로 주묵 갈아 주역에 권점하네.[靑溪道士人不識, 上天下天鶴一隻. 洞門深鎖碧窓寒, 滴露硏朱點周易.]”라고 하였다.
  • 단사[丹砂]  단사는 복용하면 불로장생한다는 단약(丹藥)을 만들 때에 쓰이는 광물이다. 옛날 도사(道士)들은 단사를 원료로 연단(鍊丹)을 하여 불로장생의 비약(祕藥)을 구워냈는데 이를 연단술(鍊丹術)・연금술(鍊金術)・점금지술(點金之術)이라고도 한다. 여러 가지 쇠붙이를 금으로 변형시킬 수 있다 하였다. 본초(本草)에 의하면 “단사를 오래 먹은 자는 신명(神明)을 통하고 늙지 않으며 몸이 가벼워져 신선이 된다.[久服通神明不老, 輕身神仙.]”고 하였다. ‘丹沙’로도 쓴다.
  • 단사[丹砂]  수은으로 이루어진 황화광물로 도가(道家)에서 이른바 장생불사약으로 칭하는 단약(丹藥)을 고는 재료로서, 전하여 장생불사약을 가리킨다. 광굉명집(廣宏明集)에 “丹砂(단사)를 태워 수은(水銀)을 만들고, 수은을 되돌려 단사(丹砂)를 만들기 때문에 환단(還丹)이라고 한다.[燒丹成水銀 還水銀成丹 故曰還丹]”라고 하였다.
  • 단사[丹砂]  주사(朱砂). 수은과 유황의 화합물로 선약(仙藥)을 달일 때 넣는 재료이다. 진(晉)나라 갈홍(葛洪)의 포박자(抱朴子) 금단(金丹)에 “모든 초목은 태우면 재가 되지만 단사는 태우면 수은이 된다. 태우는 과정을 여러 번 거치면 도로 단사가 되는데, 보통 초목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사람을 오래 살도록 한다.[凡草木燒之卽燼, 而丹砂燒之成水銀, 積變又還成丹砂, 其去草木遠矣, 故能令人長生]”라고 하였다. 갈홍이 혼란한 세상을 피해 남쪽으로 내려가려 하다가, 교지(交趾)에서 단사(丹砂)가 나온다는 말을 듣고 구루령(句漏令)으로 자청해 나가서 연단(鍊丹)을 했다는 고사가 있다.
  • 담경[談經]  경서를 강론함. 경전의 뜻을 이야기함. 경서를 담론함. 송(宋)나라의 진여의(陳與義)의 시 야부기우(夜賦寄友)에 “한강백처럼 약초를 캐어 팔았고, 관유안(관녕(管寧))처럼 경전 담론 잘했지.[賣藥韓康伯, 談經管幼安.]”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담론[談論]  담화(談話)와 의논(議論). 또는 담화(談話)하고 의논(議論)함. 어떤 주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논의를 함. 또는 그렇게 쓴 체계적인 말이나 글. 한 개의 문장보다 큰 일련의 문장들. 의미적으로 완결된 구조를 가진 언어 단위이다. 서사물이나 텍스트에 드러난 서술의 전체. 내용의 영역인 줄거리와 대립되어 표현의 영역을 가리킨다.
  • 보경[寶磬]  보배로운 풍경(風磬). 좋은 소리를 내는 풍경.
  • 풍경[風磬]  법당이나 불탑의 처마 또는 옥개 부분에 매달아 소리를 나게 하는 장엄구. 절이나 누각 등의 건물에서, 처마 끝에 다는 작은 종(鐘)이다. 속에 추를 달고 그 밑에 붕어 모양의 쇳조각을 달아 놓은 것인데,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면서 쓸쓸하고도 맑은 소리를 낸다. 참고로, 소식(蘇軾)의 시 대풍류금산량일(大風留金山兩日)에 “탑 위의 한 풍경이 혼자 스스로 말하기를, 내일은 거센 바람에 뱃길이 끊어진다더니.[塔上一鈴獨自語, 明日顚風當斷渡.]”라고 하였다.

【譯文】 讀易松間,  談經竹下  :  曉窗讀易,  午案談經.
淸晨在窗前細讀周易,  用松間露水研磨朱砂圈點書中的義  ;  中午在案頭談論佛經,  鍾磬聲和著竹林間的淸風傳向遠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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