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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과 세태는 변하는 것이니 지나치게 믿지 마라 <채근담>


인정과 세태는 빠르고 종잡을 수 없이 변하니

지나치게 참된 것으로 알지 말아야 한다.

요부가 이르기를 “어제 내 것이라던 것이 오늘은 저 사람의 것이 되어버리니, 오늘의 내 것이 또 훗날 누구의 것이 될지 알 수 없구나?”라고 하였다.

사람이 항상 이와 같은 관점을 가진다면

가슴속에 맺힌 것을 바로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人情世態,  倏忽萬端,  不宜認得太眞.
인정세태,  숙홀만단,  불의인득태진.
堯夫云 :  “昔日所云我,  而今卻是伊,  不知今日我,  又屬後來誰?”
요부운 :  “석일소운아,  이금각시이,  부지금일아,  우속후래수?”
人常作是觀,  便可解卻胸中罥矣.
인상작시관,  변가해각흉중견의.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세태[世態]  세상(世上)의 돌아가는 형편(形便). 사람들의 일상이나 문화에서 보이는 세상의 상태와 형편. 사람들의 일상생활, 풍습 따위에서 보이는 세상의 상태나 형편.
  • 숙홀[倏忽]  훌홀(烼忽)의 원말. 재빨라서 붙잡을 수가 없음. 걷잡을 사이 없이 갑작스러움. 매우 빠르게. 별안간. 돌연. 갑자기. 어느덧. 홀연히. 잠깐. 문득. 개가 빠르게 달려 붙잡을 수 없다는 뜻에서 하는 말. 시간이 매우 빠르게 흘러가다. 너무 빨라서 잡을 수가 없는 것을 가리킨다. 두보(杜甫)의 시 춘귀(春歸)에 “작별한 이후로 많은 세월이 흐르니 어느덧 또 봄빛이 휘황하네.[別來頻甲子, 倏忽又春華.]”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백우잡행(百憂雜行)에서 “홀연히 나이 쉰 되어버린 지금, 자주 앉고 누울 뿐 걸으려고 하지 않네.[即今倏忽已五十 坐臥只多少行立]”라고 하였고, 소식(蘇軾)의 시 강상간산(江上看山)에 “배 위에서 산을 보니 말이 달리는 것 같아, 삽시간에 수백 개의 산이 지나가는구나.[船上看山如走馬, 倏忽過去數百群.]”라고 하였고, 여씨춘추(呂氏春秋) 결승(決勝)에 “오가는 게 너무 빨라서 그 방향을 알 수가 없다.[倏忽往來, 而莫知其方.]”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만단[萬端]  만 갈래. 여러 가지 갈래나 토막. 수 없이 많은 갈래나 토막으로 얼크러진 일의 실마리. 여러 가지. 온갖. 참고로, 주희(朱熹)의 경재잠(敬齋箴)에 “동하고 정하면서 어기지 말며 겉과 속을 서로 바르게 하라. 잠시라도 끊어짐이 있으면 사욕이 모두 일어나 불이 아니어도 뜨거워지고 얼음이 아니어도 차가워진다.[動靜弗違, 表裏交正. 須臾有間, 私慾萬端. 不火而熱, 不冰而寒.]”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불의[不宜]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부적합하다. 적절하지 않다. 적합하지 않다. 어울리지 않다. 적당하지 않다, 마땅하지 않다. 좋지 않다. ~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하기에 적당치 않다. ~하여서는 안 된다. 사람이 죽게 되는 일 따위의 꺼림칙하거나 불길한 일. 어떤 일을 하기 좋지 않은 날. 참고로, 시경(詩經) 패풍(邶風) 곡풍(谷風)에 “훈훈하게 불어오는 동풍에, 날씨가 흐려지며 비가 내리나니, 힘쓰고 힘써 마음을 함께 할지언정, 화를 내서는 안 된다.[習習谷風, 以陰以雨. 黽勉同心, 不宜有怒.]”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이금[而今]  지금. 현재. 이제 와서. 지금처럼. 지금부터.
  • 각시[却是]  사실인 즉. 알고 본 즉. 대관절. 대체. 그래도. 역시. 결국. 혹은. 아니면. 도리어 ~이다. 용례(用例)로, 주자어류(朱子語類) 권35 논어(論語) 태백(泰伯)에서 문왕(文王)이 천하의 3분의 2를 소유하고서도 주왕(紂王)을 섬긴 것에 대해 “한편 과실과 같으니 문왕은 충분히 누렇게 익어서 저절로 떨어지기를 기다린 것이요, 무왕은 도리어 생으로 쳐서 깨트린 것과 마찬가지이다.[一似果實 文王待他十分黃熟自落下來 武王却是生拍破一般]”라고 한 것을 들 수 있다.
  • 요부[堯夫]  북송(北宋)의 학자인 소옹(邵雍)으로, 하남(河南) 사람이며, 요부(堯夫)는 그의 자(字)이고 시호는 강절(康節)이다. 이지재(李之才: 이정지李挺之)로부터 하도낙서(河圖洛書)의 설과 천문(天文), 역수(易數)를 배우고 도가의 도서선천상수학(圖書先天象數學)을 바탕으로 상수(象數)를 원리로 하는 관념론적 철학을 수립하였다. 낙양에 은거하여 부필(富弼)과 여공저(呂公著), 사마광(司馬光) 등 당대의 대정치인들과 교유하면서 벼슬하지 않고 평생을 마쳤으며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 62편을 지어 천지간 모든 현상의 전개를 수리로 해석하고 그 장래를 예시하였다.
  • 요부[堯夫]  소옹(邵雍)의 자이다. 호는 안락와(安樂窩)·백원(百源), 시호는 강절(康節)이다. 송나라 때의 경학가로, 이지재(李之才)에게 도서(圖書), 천문(天文), 역수(易數)를 배워 가우(嘉祐) 연간에 장작감 주부(將作監主簿)로 추대되었으나 사양하고, 일생을 낙양(洛陽)에 숨어 살았다. 당대의 현인인 부필(富弼), 사마광(司馬光), 여공저(呂公著) 등과 친밀하게 지냈고, 정호(程顥), 정이(程頤), 장재(張載)와도 교유하였는데, 자기 거처하는 곳을 안락와(安樂窩)라 하고 스스로 안락선생(安樂先生)이라 호칭하며 일생을 유유자적하였다. 주역(周易)에 정밀하였는데, 역전(易傳)에 근거하여 팔괘(八卦)를 해석하였고, 도가 사상을 참고하여 상수지학(象數之學)을 개창하였다. 주요 저술로 격양집(擊壤集)과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가 있는데, 이는 역리(易理)를 응용하여 수리(數理)로써 천지 만물의 생성 변화를 설명한 것이다.
  • 요부[堯夫]  송(宋)나라 강절(康節) 소옹(邵雍)의 자이다. 유일(遺逸)로 추천을 받아 관직에 제수되었으나 다 불고하고 소문산(蘇門山)에서 독서에만 심취하여 자기 거소를 안락와(安樂窩)라고 이름하고 자호를 안락 선생(安樂先生)이라 하였다. 그가 낙양(洛陽)에 와서 살자 향리 사람들이 교화되고 원근의 사람들이 그를 존모(尊慕)하여 길 가는 선비들이 공부(公府) 쪽으로 가지 않고 반드시 그의 집으로 갈 정도였으며, 귀천(貴賤)과 현우(賢愚)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을 평등히 대하여 봄가을로 그가 성안을 유람할 때면 사대부가(士大夫家)의 사람들이 그의 수레 소리를 듣고 신발을 거꾸로 신고 마중하였고 아이들과 하인들조차도 모두 좋아하면서 모셨다고 한다.
  • 요부운[堯夫云]  소옹(邵雍)의 기조주이심언용도(寄曹州李審言龍圖) 기2(其二)에 “[지난날 내 것이라 하던 것이, 이제는 남의 것이 되어 있으니. 오늘 내 것이라 하는 것이, 훗날 누구의 것일지 알 수 없구나.[向日所云我, 如今卻是伊. 不知今日我, 又是後來誰.]”라고 하였다. 참고로, 기1(其一)은 “저번에는 이것이라더니, 지금은 이게 아니라 하니. 어찌 지금 이것이라고 하는 것이, 훗날 의심나는 것이 되지 않으랴.[曏日所云是, 如今却是非. 安知今日是, 不起後來疑.]”이다.

【譯文 】世態變化無極,  萬事必須達觀  :  世態變化,  萬事達觀.
人間情理世俗情態,  倏爾忽然萬端變幻,  不適宜認識得過分眞切.  宋儒邵雍說  :  “以前所說的我,  如今卻成了他,  不知道今天的我,  又屬於後來的誰?”  人們常常作見這種觀點,  就可以解除了卻心中的罥結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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