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애와 치욕에 마음 쓰지 않고
한가로이 뜰 앞에 피고 지는 꽃을 보고
가고 머무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모였다 흩어지는 아득한 구름을 따른다.
寵辱不驚, 閒看庭前花開花落.
총욕불경, 한간정전화개화락.
去留無意, 漫隨天外雲卷雲舒.
거류무의, 만수천외운권운서.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小窓幽記소창유기 : 素소>
- 총욕불경[寵辱不驚] 총영(寵榮)이나 치욕(恥辱)을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음. 이해와 득실을 초월하여 마음에 두지 않음을 이른다. 참고로,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13장에 “총애와 치욕에 놀라듯 해야 하고, 큰 환란을 자신의 몸처럼 귀중하게 여겨야 한다. ‘총애와 모욕에 놀란 듯이 한다.’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총애는 낮은 것이니, 그것을 얻어도 놀란 듯이 하고 잃어도 놀란 듯이 한다는 말이다.[寵辱若驚, 貴大患若身. 何謂寵辱若驚? 寵爲下, 得之若驚, 失之若驚.]”라고 하였다.
- 거류[去留] 떠나거나 남음. 떠나감과 머물러 있음. 버리거나 취함. 취사(取捨). 거취. 일이 되고 안 됨. 죽음과 삶.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 등을 뜻한다. 참고로, 이백(李白)의 시 강상음(江上吟)에 “아름다운 술은 항아리에 천 곡을 비치하고, 기녀를 싣고 물결을 따라 가고 머물고 하네.[美酒樽中置千斛 載妓隨波任去留]”라고 하였고, 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돌아감이여, 사귐을 그만두고 종유를 끊으련다. 세상이 나와 서로 맞지 않거니, 다시 수레 타고 나가서 무엇을 구하리오. …… 그만두어라, 형체를 우주 안에 붙이고 다시 얼마나 살리오. 어이해 가고 머묾을 마음대로 하지 않고, 어찌하여 황급히 어디를 가려고 하는가.[歸去來兮 請息交以絶遊 世與我而相違 復駕言兮焉求 …… 已矣乎 寓形宇內復幾時 曷不委心任去留 胡爲乎遑遑欲何之]”라고 하였고, 소통(蕭統)의 도연명전(陶淵明傳)에 “천성적으로 술을 좋아했지만 살림살이가 가난해 늘 마시지는 못했다. 친구들이 그의 형편을 알아 간혹 술상을 차려놓고 부르면 가서 언제나 흥겹게 마시며 반드시 취하고자 했다. 취해서 물러갈 때에는 언제나 떠나고 머무름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性嗜酒, 而家貧不能恒得. 親舊知其如此, 或置酒招之. 造飲輒盡, 期在必醉. 既醉而退, 曽不恡情去留.]”라고 하였다.
- 천외[天外] 썩 높거나 먼 곳. 하늘의 바깥. 먼 하늘 저 밖. 극히 고원(高遠)함. 쉽게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엉뚱함. 뜻밖의 것. 매우 먼 곳이나 높은 곳. 의외의 것. 상상을 초월하는 경지. 중국 전국 시대 초(楚)나라 송옥(宋玉)의 대언부(大言賦)에 “네모난 땅으로 수레를 삼고 둥근 하늘로 덮개를 삼았네. 번쩍번쩍 장검을 하늘가에 세웠네.[方地爲車, 圓天爲蓋. 長劒耿耿, 倚乎天外.]”라고 하였고, 잠참(岑參)의 시 송최자환경(送崔子還京)에 “한 필 말로 서쪽에서 하늘 끝으로 가는데, 채찍 들어 나는 새와 빠르기를 다투네.[匹馬西從天外歸 揚鞭只共鳥爭飛]”라고 하였다.
- 처변불경[處變不驚] 처지가 변해도 놀라지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상황이 닥쳐도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일을 잘 처리함을 이르는 말이다.
【譯文】 寵辱不驚, 去留無意.
寵愛羞辱毫不動心, 悠閑地觀看庭院中的花開放凋落 ; 離去留下沒有意念, 隨意地跟隨天際外的雲翻卷舒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