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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물욕이 없고 마음이 밝고 비어 있으면 <채근담>


가슴 속에 반점의 물욕도 없으면

번뇌는 이미 눈송이가 화롯불에 녹고

얼음이 햇볕에 녹아 스러진 것과 같고

눈앞에 일단의 밝고 트임이 있으면

언제나 달은 푸른 하늘에 있고

그림자는 물결에 있음을 보게 되리라.


胸中卽無半點物欲,  已如雪消爐焰冰消日.
흉중즉무반점물욕,  이여설소로염빙소일.
眼前自有一段空明,  時見月在靑天影在波.
안전자유일단공명,  시견월재청천영재파.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물욕[物欲]  물질(物質)에 대한 욕망(欲望). 돈이나 물건을 갖고 싶어하는 마음. 돈이나 물건에 대한 욕심. 참고로 논어(論語) 자로(子路)에 나오는 공자의 말에 “강하고 굳세며 질박하고 어눌한 것이 인에 가깝다.[剛毅木訥, 近仁.]”라고 하였고, 이에 대한 양시(楊時)의 주석에서 “강하고 굳세면 물욕에 굽히지 않고, 질박하고 어눌하면 외물에 치달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仁)에 가까운 것이다.[剛毅則不屈於物欲, 木訥則不至於外馳. 故近仁.]”라고 하였다.
  • 노염[爐焰]  화로 속의 타오르는 불꽃.
  • 자유[自有]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자연히 ~이 있다. 나름대로 ~이 있다. 스스로 ~이 있다. ~이 있게 마련이다. 저절로 ~이 있다. 본래 ~이 있다.
  • 일단[一段]  한 계단. 한층. 계단 등의 한 층계. 장소를 몇 개로 구분할 때 어느 한 구역. 문장 등의 한 토막. 인쇄물의 한 단(段). 일조(一條). 일편(一片). 벼 한 묶음. 참고로, 당(唐)나라 때 효우 선생(孝友先生) 주인궤(朱仁軌)가 평소 자제(子弟)에게 경계한 말에 “종신토록 남에게 길을 양보해도 그 양보한 것이 100보가 되지 않고, 종신토록 밭두둑을 양보해도 잃는 것이 한 뙈기가 되지 않는다.[終身讓路, 不枉百步, 終身讓畔, 不失一段.]”라고 한 데서 보인다. 또, 두보(杜甫)의 입주행(入奏行)에 “두 시어는 천리마나 봉황의 새끼 같아서, 나이 삼십도 되기 전에 충의를 다 갖추어, 강직하기가 세상에 다시 없으니, 마치 만 골짝에서 나온 번쩍이는 한 조각 맑은 얼음을 영풍관 한로관의 옥병에 넣어 둔 것 같구려.[竇侍御驥之子鳳之雛 年未三十忠義俱 骨鯁絶代無 炯如一段淸冰出萬壑 置在迎風寒露之玉壺]”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공명[空明]  텅 비어 밝음. 하늘과 땅 사이의 빈 곳. 잔잔한 물에 비친 달그림자. 달빛이 비치는 투명한 강물. 달빛이 물에 비치어 텅 비고도 밝은 모습. 달빛이 부서져 내리는 투명한 강물 빛. 하늘과 땅 사이의 빈 곳. 동파(東坡) 소식(蘇軾)의 전적벽부(前赤壁賦)에 “계수나무 노와 목란 상앗대로, 맑은 물결을 치며 달빛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도다. 아득한 나의 회포여, 하늘 저 끝에 있는 미인을 그리도다.[桂棹兮蘭槳, 擊空明兮泝流光. 渺渺兮余懷, 望美人兮天一方.]”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시상[時常]  언제나 늘. 자주. 평상시. 항상(恒常). 장상(長常). 당(唐)나라 노동(盧仝)의 월식(月蝕)에 “당시에는 늘 별이 사라지고 비가 퍼붓듯이 쏟아졌으니, 흡사 하늘이 일을 알고 이렇게 해 준엄히 꾸짖으며 강간을 주벌하는 듯했지.[當時常星沒, 殞雨如迸漿. 似天會事發, 叱喝誅姦强.]”라고 하였다.

【譯文】 心月開朗,  水月無礙.
心中如果沒有絲毫物質欲望,  已然如同雪消融於爐火冰消融於太陽  ;  眼前自然呈有一片空曠澄明,  時常可見明月在蔚藍天空月影在水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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