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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은 파릉교 위에, 자연의 흥취는 경호 기슭에 <취고당검소/채근담>


시상은 파릉교 위에 있으니

나직이 읊조리매 숲과 봉우리 문득 호연해지고

자연의 흥취는 경호 구비 기슭에 있으니

홀로 가노라니 산과 시냇물이 서로 빛을 발하네.


詩思在灞陵橋上,  微吟就,  林岫便已浩然.
시사재파릉교상,  미음취,  임수변이호연.
野興在鏡湖曲邊,  獨往時,  山川自相映發.
야흥재경호곡변,  독왕시,  산천자상영발.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小窓幽記소창유기 : 峭초>


  • 시사[詩思]  시적인 생각이나 상념. 작시(作詩)의 흥취(興趣). 시적 감흥. 시를 짓기 위한 착상이나 구상. 시상(詩想). 시정(詩情). 시흥(詩興). 참고로, 위응물(韋應物)의 시 휴가일방왕시어부우(休暇日訪王侍御不遇)에 “괴이하구나 시상이 기골을 맑게 하니, 문은 찬 시내와 눈 가득한 산을 마주했네.[怪來詩思淸人骨 門對寒流雪滿山]”라고 하였고, 신당서(新唐書) 권176 맹교열전(孟郊列傳)에 “맹교(孟郊)는 시에 담고 있는 의리가 매우 깊어서 누구보다도 한유의 칭찬을 받았으나, 시사(詩思)가 고삽(苦澁)하였다.[郊爲詩有理致 最爲愈所稱 然思苦奇澁]”라고 하였고, 당 소종(唐昭宗) 때의 재상 정계(鄭綮) 시를 잘 지었는데, 혹자가 정계에게 “상국은 요즘 새로 지은 시가 있는가?[相國近有新詩否?]”라고 묻자, 그가 대답하기를 “시상이 눈보라 치는 파교의 당나귀 등 위에 있는데, 이런 곳에서 어떻게 시를 얻을 수 있겠는가.[詩思在灞橋風雪中驢子上, 此處何以得之?]”라고 하였다.
  • 파교[灞橋]  파교(灞橋)는 섬서성(陝西省) 장안(長安) 동쪽의 파수(灞水) 위에 걸쳐진 다리로, 본래 이름은 패교(霸橋)이다. 삼보황도(三輔黃圖)에 의하면, 이 다리는 장안(長安)의 동쪽에 있는데, 파수(灞水)의 위를 가로질러 놓여 있는데, 이 다리에 버드나무가 많고 경치가 아름다워 한(漢)나라 사람들이 이 다리에서 손님을 송별하면서 버들가지를 꺾어 이별의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시상(詩想)이 잘 떠오르는 곳을 의미한다. 전당시화(全唐詩話) 정계(鄭綮)에 “어떤 이가 묻기를 ‘상국께서는 근래 새 시를 지었습니까?’라고 물으니, 정계가 답하기를 ‘시흥이 눈보라 치는 파교의 나귀에 있는데, 여기서 어떻게 얻을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相國鄭綮善詩……或曰 相國近有新詩否 ’對曰 詩思在灞橋風雪驴子上 此處何以得之]”고 하였다. 정계의 이 말은 맹호연(孟誥然)이 나귀를 타고 파교에서 눈을 밟으며 매화를 찾으러 갔다는 고사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인데, 소식(蘇軾)의 시 증사진하수재(贈寫眞何秀才)에 나귀를 타고 파교를 지나가는 맹호연(孟浩然)을 읊어 “또 보지 못했는가, 눈 속에 나귀를 탄 맹호연이 눈썹을 찌푸리고 시를 읊으매 쭝긋한 어깨가 산처럼 높네.[又不見雪中騎驢孟浩然 皺眉吟詩肩聳山]”라고 하였다.
  • 파릉교[灞陵橋]  중국 하남성 허창시(許昌市) 근교 석량하(石梁河)에 있다. 성(城)에서 8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팔리교(八里橋)라고도 한다. 이 다리는 원래 푸른색 돌과 회색 벽돌로 축조했는데, 길이 17m에 높이 3m였다. 다리 아래에 구멍 세 개가 있고, 위에는 용을 조각한 석조 난간이 있었다. 다리 한쪽 끝에는 명나라 때 총병(總兵) 좌량옥(左良玉)이 ‘한관제도포처(漢關帝挑袍處)’라 쓴 초서체 비석이 있다. 다른 한쪽 끝에는 명대의 서예가 등지호(騰之瑚)가 쓴 해서(楷書)체 사조서(辭曹書)와 당대(唐代)의 화가 오도자(吳道子)가 그린 도포도(挑袍圖)가 있다. 현재의 다리는 1993년 중건한 것으로 길이 57m에 너비 6m이다. 교량 양측에는 높이 3m, 길이 11m 정도의 진열대를 마련했다. 동쪽에는 푸른 돌로 조각한 관우의 기마상을, 서쪽에는 5m 높이로 남북 대치 형태의 궁궐을 만들어 놓았다.
  • 파릉교[灞陵橋]  한(漢)나라 때 장안(長安)의 동쪽에 있는 강인 파수(灞水)에 놓여 있던 다리로 한(漢)나라 때에 처음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패교(霸橋)·파교(灞橋) 또는 소혼교(銷魂橋)라고도 한다. 버드나무가 많고 경치가 아주 아름다워 한당(漢唐) 시대 사람들이 이별할 때 이 다리에 이르러 버들가지를 꺾어 송별의 뜻을 표하였다고 한다. <三輔黃圖 橋> 일반적으로 시상(詩想)이 잘 떠오르는 곳을 의미한다. 성당(盛唐)의 시인 맹호연(孟浩然)이 일찍이 좋은 시를 지으려고 고심하다가 나귀 등에 타고서 눈발이 휘날리는 파교(灞橋) 위를 지나갈 때에야 그럴듯한 시상이 떠올랐다고 하는데, 이를 두고 송(宋)나라 소식(蘇軾)이 증사진하충수재(贈寫眞何充秀才)라는 시에서 “또 보지 못했는가, 눈 속에서 나귀를 탄 맹호연이, 눈썹을 찌푸리고 시를 읊느라 어깨가 산처럼 솟은 것을.[又不見雪中騎驢孟浩然, 皺眉吟詩肩聳山.]”이라고 하였다. 또, 전당시화(全唐詩話) 권5 정계(鄭綮)에, 당 소종(唐昭宗) 때의 재상 정계(鄭綮)가 본디 시를 잘 지었는데, 혹자가 정계에게 “상국께서 요즘 새로 지은 시가 있으시오?[相國近有新詩否?]”라고 묻자, 그가 대답하기를 “시상이 눈보라 치는 파교의 당나귀 등 위에 있는데, 이런 곳에서 어떻게 시를 얻을 수 있겠는가.[詩思在灞橋風雪中驢子上, 此處何以得之?]”라고 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 미음[微吟]  시가(詩歌)를 입속말로 작게 읊조림. 작은 소리로 읊음. 입 안의 소리로 읊음. 노래를 작게 부름. 흥얼거리며 입 속으로 시를 읊음. 낮은 소리로 조용히 읊조리다. 참고로, 육유(陸游)의 시 일소(一笑)에 “술에 취해 추위도 잊은 채 시를 읊다가, 강가에서 하늘 보며 크게 웃어보네.[半醉微吟不怕寒, 江邊一笑覺天寬.]”라고 하였다.
  • 임수[林岫]  숲과 산봉우리. 숲과 산속에 있는 굴.
  • 호연[浩然]  물이 그침이 없이 흐르는 모양. 넓고 성대한 모양. 정대하고 강직한 모양. 마음이 넓고 뜻이 아주 큰 모양. 물이 많고 넓은 것. 호탕하고 당당한 것.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 큰 원기, 즉 거침없이 넓고 큰 기개. 호연지기(浩然之氣). 넓고 크다. 거대하다. 굳세고 도도하다. 참고로, 회남자(淮南子) 요략(要略)에 “진실로 그 뜻에 통달할 수 있게 되면 모든 것들을 꿰뚫어 살필 수 있게 된다.[誠通其志, 浩然可以大觀矣.]”라고 하였고, 맹자(孟子) 공손추 상(公孫丑上)에 “나는 내가 지닌 호연한 기상을 잘 길렀다.[我善養吾浩然之氣]”라고 하였다.
  • 호연지기[浩然之氣]  호기(浩氣). 천지간(天地間)에 충만한 광대한 원기(元氣). 도의(道義)에 근거를 두고 공명정대(公明正大)하여 조금도 부끄러울 것이 없는 도덕적 용기. 사물에서 해방되어 자유스럽고 유쾌한 마음. 천지(天地) 사이에 성대히 유행(流行)하는 정기(正氣). 맹자(孟子) 공손추 상(公孫丑上)에, 맹자(孟子)가 자신의 부동심(不動心)을 말하면서 “나는 말을 알며 나는 나의 호연지기를 잘 기른다.[我知言, 我善養吾浩然之氣.]”라고 하니, 공손추(公孫丑)가 “감히 묻겠습니다. 무엇을 호연지기라 하는 것입니까?[敢問, 何謂浩然之氣?]”라고 물었다. 이에 맹자가 이르기를 “말로 형용하기 어렵다. 그 기운 됨이 지극히 크고 지극히 강하니, 곧음으로 길러서 해치지 않으면 천지 사이에 꽉 차게 되느니라.[難言也. 其爲氣也, 至大至剛, 以直養而無害, 則塞乎天地之間.]”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孟子 公孫丑上>
  • 야흥[野興]  들의 흥취. 들판의 흥. 자연에 사는 재미.
  • 경호[鏡湖]  감호(鑑湖)의 별칭으로 수면이 거울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장호(長湖)·태호(太湖)·하감호(賀監湖) 등의 이름이 있다. 절강성(淅江省) 소흥현(紹興縣)에 남쪽에 있다. 동한(東漢) 영화(永和) 5년에 회계 태수(會稽太守) 마진(馬臻)이 회계(會稽), 산음(山陰) 두 현(縣) 경계에 둑을 쌓아 만든 인공호수로 연꽃이 유명하다. 이백(李白)의 시 월녀사(越女詞)에서 “경호의 물빛은 달처럼 맑고, 야계 여인의 살결은 눈처럼 희네.[鏡湖水如月, 耶溪女如雪.]”라고 하였고, 대주억하감(對酒憶賀監)에 “조칙으로 경호의 물굽이를 하사하시어, 그대의 대와 못을 영광되게 하셨네.[勅賜鏡湖水, 爲君臺沼榮.]”라고 하였고, 자야오가(子夜吳歌)에 “거울 같은 삼백 리 경호에 연꽃 송이가 꽃을 피웠네. 오월에 서시(西施)가 연밥 따는데 구경꾼들이 약야를 꽉 메웠네.[鏡湖三百里, 菡萏發荷花. 五月西施採, 人看隘若耶.]”라고 하였다.
  • 경호[鏡湖]  경호(鏡湖)는 안휘성(安徽省) 무호현(蕪湖縣)에 있는 호수 이름이다. 당 현종(唐玄宗) 때 비서감(秘書監)을 지낸 하지장(賀知章)이 사명광객(四明狂客)으로 자호(自號)하고 그곳에서 은거하였다고 한다. 조정에서 벼슬하다가 늙어서 고향인 오중(吳中)으로 돌아올 때 현종(玄宗)이 경호의 섬천(剡川) 한 굽이[一曲]를 하사하였다. <新唐書 卷196 賀知章列傳>
  • 경호곡[鏡湖曲]  경호(鏡湖) 구비. 경호(鏡湖)는 중국 절강성(浙江省) 회계산(會稽山)에 있는 호수로, 물이 거울처럼 잔잔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당 현종(唐玄宗) 때 비서감(秘書監)을 지낸 하지장(賀知章)이 사명광객(四明狂客)으로 자호(自號)하고 그곳에서 은거하였다고 한다. 조정에서 벼슬하다가 늙어서 고향인 오중(吳中)으로 돌아올 때 현종(玄宗)이 경호의 섬계(剡溪) 일곡(一曲)를 하사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 자상[自相]  자기들 사이에 서로. 자체 내에 서로. 자기편끼리 서로.
  • 영발[映發]  광채가 번쩍번쩍 빛남. 번쩍번쩍 광채가 남. 서로 비추다. 눈이 부시게 빛나다.
  • 자상영발[自相映發]  중국 회계(會稽)의 산음(山陰)은 경치가 좋기로 이름난 곳이다. 진(晉)나라 때 왕휘지(王徽之)가 벗 대규(戴逵)를 찾아 늘 산음(山陰) 길을 다녔는데, 그가 말하기를 “산음 길을 따라 가노라면, 산천의 경치가 절로 찬란하게 어우러져서, 사람으로 하여금 이루다 구경할 겨를이 없게 한다.[從山陰道上行, 山川自相映發, 使人應接不暇.]”라고 하였다. <世說新語 言語2>

【譯文】 野趣豐處,  詩興自湧.
做詩思路在灞陵橋上,  剛剛低聲吟詠完了,  叢林群山迅卽已然浩然壯闊  ;  郊野興致在鏡湖深處,  當你獨自往來時候,  山巒河川相互輝映令人陶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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