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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은 공이 아니다. 속세에서 속세를 초탈하라 [眞空不空 在世出世] <채근담>


다 비웠다 하는 것은 비운 것이 아니니

형상에 집착함도 참이 아니며

형상을 깨뜨림도 참이 아니다.

세존께서는 무어라 하셨는가?

속세에 있으면서 속세를 벗어나라.

욕망을 따름도 괴로움이요

욕망을 끊음 또한 괴로움이라.

새겨들어 우리 스스로 잘 닦아 지녀야 한다.


眞空不空,  執相非眞,  破相亦非眞,  問世尊如何發付?
진공불공,  집상비진,  파상역비진,  문세존여하발부?
在世出世.  徇欲是苦,  絶欲亦是苦.  聽吾儕善自修持.
재세출세.  순욕시고,  절욕역시고.  청오제선자수지.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진공[眞空]  모든 것을 비워둔 상태. 비유(非有)의 유(有)인 묘유(妙有)에 대하여 비공(非空)의 공(空)을 이르는 말. 진여(眞如)의 실성(實性)이 모든 중생(衆生)의 미혹(迷惑)한 생각을 여의어 있는 상태(狀態). 만물의 실상(實相)은 불변의 실체가 없이 공(空)하다는 의미. 일체의 색상(色相)과 의식(意識)을 초월한 진실 된 경지. 사념(邪念)이 전연 없는 경지. 소승(小乘)의 열반(涅槃)인대 거짓이 아니므로 진이라 이르고 상을 떠났기 때문에 공이라 이른 것임. 일체의 색상을 초월한 참으로 공허한 경지. 활동이나 작용이 멈춘 상태.
  • 집상[執相]  눈에 보이는 형상에 집착함. 드러난 현상에 집착하여 이를 궁구함.
  • 파상[破相]  형상이나 모양을 깨뜨림. 드러난 현상을 부정하여 깨뜨려 없앰을 목표로 삼아 구도하는 것. 상처 따위로 인하여 얼굴의 모양이 바뀌다. 모습이 변하다.
  • 세존[世尊]  석가세존(釋迦世尊). 석가모니(釋迦牟尼)를 높여 이르는 말. 석가모니. 불타. 부처. 석가모니부처의 열 가지 명호 중 하나로 지혜와 복덕을 지녀 세상 사람들의 공경을 받는 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 발부[發付]  펴서 가르쳐주다. 펴서 붙여주다. 증서(證書)·영장(令狀) 따위를 발행(發行)하는 것. 증명서 따위의 문서를 발행하여 줌.
  • 오제[吾儕]  우리네. 우리들. 주로 글에서, 자기나 자기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나 자기가 속한 단체의 사람들. 나와 나 같은 사람들을 가리킨다. 오배(吾辈). 아등(我等). 아배(我輩). 여등(余等). 오등(吾等).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연호시어서당(宴胡侍御書堂)에 “오늘밤 글발 좋은 문인들이 모였으니, 우리 모두 술에 취해 돌아갈 수 없겠네.[今夜文星動, 吾儕醉不歸.]”라고 하였고, 송(宋)나라 왕십붕(王十朋)의 시 유천축증동년(遊天竺贈同年)에 “풍류 모임 태평한 때 만나기가 쉽지 않더니, 우리들이 오늘 또 함께 만나 놀게 됐네.[雅會淸詩不易逢, 吾儕今日且遊從.]”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수지[修持]  마음을 닦고 몸을 보지하는 것. 수양을 하여 자신을 확립하다.

【譯文】 在世出世,  眞空不空.
眞空不是空無,  執著形象非眞如,  破除形象也非眞如.  請問佛陀如何發蒙屬付?  在世超脫世俗,  苟徇欲望是痛苦,  斷絕欲望也是痛苦,  聽憑我們各自修行持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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