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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이 맑고 트여 있으면 심신이 절로 편안하다 <채근담>


천성이 맑고 트여 있으면

배고파 먹고 목말라 마시는 것으로도

심신을 편안하게 보양하지 않음이 없고

마음이 미혹에 빠져 있으면

비록 선을 말하고 게송을 읊더라도

이는 모두 정신을 농락하는 짓일 뿐이다.


性天澄徹,  卽饑喰渴飮,  無非康濟身心.
성천징철,  즉기식갈음,  무비강제신심.
心地沈迷,  縱談禪演偈,  總是播弄精魂.
심지침미,  종담선연게,  총시파롱정혼.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성천[性天]  천성(天性). 본성(本性). 사람이 타고난 성품. 타고난 성격.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품성. 사람의 본성은 하늘에서 받았다 하여 이르는 말.
  • 징철[澄徹]  대단히 맑음. 맑고 투명하다. 아주 맑다. 매우 맑아서 밑바닥까지 환히 보임.
  • 무비[無非]  아니. 그러한 것이 없이 모두. 아닌 것이 없이 모두. 단지 ~에 지나지 않다. 반드시 ~이다. ~가 아닌 것이 없다.
  • 강제[康濟]  구제하다. 안무구조(按撫救助). 편안하게 이루어주는 것. 보양(保養). 북송(北宋)의 소옹(邵雍)의 시 임하오음(林下五吟)에 “누가 산 늙은이가 쓸모가 없다고 말하는가. 또한 자기 한 몸은 편안하게 지내게 할 수 있다네.[誰道山翁拙於用, 也能康濟自家身.]”라고 하였다. <擊壤集>
  • 심지[心地]  마음. 생각. 마음자리. 마음의 본바탕, 마음먹음이 선악의 행위를 낳게 함이 땅에서 과일이나 곡물이 낳는 것과 같으므로 이른다. 심지관경(心地觀經)에서 “중생의 마음은 대지와 같다. 모든 곡식과 과일은 대지에서 생겨나는 것처럼, 심법도 세간과 출세간, 일체의 선악오취, 유학과 무학, 연각과 보살 및 여래에 이르기까지 생겨날 수 있다. 이러한 인연으로 삼계가 모두 마음에서 유래하므로 마음을 땅으로 보아 심지라고 이름한 것이다.[衆生之心, 猶如大地, 五穀五果從大地生, 如是心法生世出世善惡五趣, 有學無學獨覺菩薩及於如來. 以是因緣, 三界唯心, 心名爲地.]”라고 하였다. 불교에서는 마음을 마치 만물을 생성하는 대지와 같은 것으로 파악하여, 대상을 따라 일체의 제법(諸法)이 생기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그렇게 일컬은 것이다.
  • 침미[沈迷]  매우 혼미(昏迷)함. 물욕에 잠겨서 미혹(迷惑)됨. 깊이 미혹되다. 깊이 빠지다.
  • 미혹[迷惑]  마음이 흐려서 무엇에 홀림. 마음이 흐려지도록 무엇에 홀림. 무엇에 홀려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 시비를 가리지 못함. 정신이 헷갈려서 갈팡질팡하는 것. 길을 잃다. 머뭇거리다. 미혹되다. 현혹되다. 참고로, 법화경(法華經)에 “우리 무리는 삼고 때문에 생사의 우리 안에서 모든 열뇌를 받아 미혹되어 앎이 없는 것이다.[我等以三苦故 於生死之中 受諸熱惱 迷惑無知]”라고 하였다.
  • 연게[演偈]  게송을 펼치다. 게를 펴다. 게송을 자세히 설명하다.
  • 게[偈]  게타(偈佗 Gatha)의 약칭. 가타(伽陀). 불경(佛經) 귀글. 선(禪)의 묘지(妙旨)를 기술한 운문. 인도의 문학이나 불경 가운데 성가(聖歌)나 운문. 불시(佛詩). 승려(僧侶)의 귀글(두 마디가 한 덩이씩 되게 지은 글). 불시(佛詩). 게(偈). 가타(伽陀). 게송(偈頌). 구송(句頌)이라고도 한다. 사자(四字) 사구(四句)로 하는 것이 원칙이나, 여러 가지 자유로운 형태가 있다.
  • 게송[偈頌]  불가의 찬송사(贊頌辭)를 이른다. 불서(佛書)에서 외기 쉽게 구(句)로 지어 부처의 공덕을 찬양한 노래이다.
  • 총시[總是]  반드시. 꼭. 절대로. 전연. 결국. 아무튼. 어쨌든. 아무래도. 늘. 줄곧. 언제나. 영원히. 예외 없이. 모두 ~이다.
  • 파롱[播弄]  장난감처럼 여겨 가지고 노는 것. 손으로 가지고 놀다. 장난하다. 조종하다. 지배하다. 구슬리다. 감언으로 속이다. 도발하다. 부추기다. 선동하다.
  • 정혼[精魂]  영혼. 정신. 혼백. 죽은 사람의 영혼(靈魂).

【譯文】 徹見自性,  不必談禪.
本性淸澄明澈,  卽使餓了吃飯渴了喝水,  無非是爲了保養身體和精神  ;  心地沉淪迷惑,  縱然談論禪理演繹偈語,  總歸是自己玩弄精神和靈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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