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마음마다 참다운 경지 있으니, 그 안에 멋대로 노닐려면 <채근담>


사람의 마음에는 하나의 참된 경지가 있으니

거문고 피리가 아니어도 절로 편안하고 즐거우며

향 피우고 차 달이지 않아도 절로 맑고 향기롭다.

모름지기, 생각을 맑게 하고 마음을 비우며

근심을 잊고 육신마저 풀어 버려야

비로소 그 가운데 멋대로 노닐 수 있게 될 것이다.


人心有個眞境,  非絲非竹而自恬愉,  不煙不茗而自淸芬.
인심유개진경,  비사비죽이자염유,  불연불명이자청분.
須念淨境空,  慮忘形釋,  纔得以游衍其中.
수념정경공,  여망형석,  재득이유연기중.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사죽[絲竹]  사죽(絲竹)은 실[絲]로 만든 금(琴)과 같은 현악기(絃樂器)와 소(簫)와 같은 대나무[竹]로 만든 관악기(管樂器)를 이른다. 더 넓히면 금석사죽(金石絲竹)의 준말이므로 모든 악기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예기(禮記) 악기(樂記)에 “덕은 인성의 바탕이고, 음악은 덕의 꽃이며, 쇠와 돌 실과 대는 음악을 담는 그릇이다.[德者性之端也, 樂者德之華也, 金石絲竹樂之器也.]”라고 하였고, 왕희지(王羲之)의 난정기(蘭亭記)에 “비록 관현악의 성대함은 없으나, 술 한 잔을 마시고 시 한 수를 읊는 것이 또한 그윽한 정을 펴기에 충분하다.[雖無絲竹管絃之盛 一觴一詠 亦足以暢敍幽情]”라고 하였고, 진(晉)나라 왕가(王嘉)의 습유기(拾遺記) 동정산(洞庭山)에 “동정산이 물 위에 떠 있고, 그 아래에 수백 칸의 금당이 있는데, 여기에 옥녀가 거한다. 사시에 금석사죽의 음악 소리가 울리며 산꼭대기까지 들린다.[洞庭山浮於水上 其下有金堂數百間 玉女居之 四時聞金石絲竹之聲 徹於山頂]”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염유[恬愉]  편안하고 즐거움. 마음이 편안해서 기쁨. 염담(恬淡)을 유쾌하게 느끼는 정서.
  • 경공[境空]  심경(心境)을 비움.
  • 형석[形釋]  형체를 풀음. 육신이 있는 것조차 잊음. 형해(形骸)를 잊는 것. 형체가 풀리다. 육체의 속박과 번뇌에서 벗어나다.
  • 득이[得以]  ~할 수 있다.
  • 유연[遊衍]  멋대로 놂. 얽매임이 없이 유유자적하는 모습. 흐드러지게 놂. 마음껏 놀고 즐김. 유락(遊樂). 방종(放縱). 제멋대로 하다. 놀고 즐기다. 맘대로 하다. 참고로, 시경(詩經) 대아(大雅) 판(板)에 “광대한 하늘은 매우 밝아서 너의 나가고 왕래함에 미치시며, 광대한 하늘은 매우 밝아서 네가 노는 데에도 미치시느니라.[昊天曰明, 及爾出王. 昊天曰旦, 及爾游衍.]”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心境恬淡,  絕慮忘憂  :  心境恬淡,  形釋忘憂.
人內心有個眞原境界,  不是絲弦不是竹管而是自然恬靜愉快,  不是蘭煙不是香茗而是自然淸新芬芳.  必須心念淸淨意境空靈,  意念忘卻形體散釋,  才能夠優遊寬衍在其中.

Leave a Reply

Copyright (c) 2015 by 하늘구경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