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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왕성하여 즐겁고, 입맛에 스스로 만족하면 <채근담>


정신이 즐거우면

베 이불에 움집에 자도

천지의 온화한 기운을 얻고

입맛에 만족하면

명아주국 거친 밥으로도

인생의 담박한 참 맛을 안다.


神酣布被窩中,  得天地沖和之氣.
신감포피와중,  득천지충화지기.
味足藜羹飯後,  識人生淡泊之眞.
미족여갱반후,  식인생담박지진.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감창[酣畅]  기분이 좋다. 분방하다. 호쾌하다. 호방하다.
  • 감상[酣觴]  술잔을 즐김. 잔질을 즐김. 술을 마시며 즐김. 참고로, 진(晉)나라 도잠(陶潛)의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에 “술에 취하면 시를 읊으며 제 뜻을 즐기니, 무회씨의 백성인가 갈천씨의 백성인가.[酣觴賦詩, 以樂其志, 無懷氏之民歟, 葛天氏之民歟.]”라는 구절이 있다.
  • 포피[布被]  삼베로 만든 이불. 거친 베로 만든 이부자리. 보통 부드러운 섬유나 비단을 사용하여 이불을 만드는 데 비해 가난한 사람은 값싼 베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는 곤궁 또는 검소함을 비유함. 사기(史記) 공손홍전(公孫弘傳)에 “공손홍(公孫弘)이 삼베로 이불을 만들고 밥을 먹을 적에 고기를 두 가지 이상 놓지 않았는데, 급암(汲黯)이 말하기를 ‘공손홍(公孫弘)은 삼공(三公)의 지위에 있어 봉록이 매우 많습니다. 그런데도 삼베 이불을 만들어 덮으니, 이는 사람을 속이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상(上: 무제武帝)이 공손홍(公孫弘)에게 묻자, 공손홍(公孫弘)이 사례하기를 ‘그런 일이 있습니다. 삼공(三公)으로서 삼베 이불을 만들어 덮었으니, 진실로 거짓으로 꾸며서 명예를 낚으려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또 급암(汲黯)의 충직함이 없었다면 폐하께서 어떻게 이런 말씀을 얻어 들을 수 있으시겠습니까?’라고 하니, 천자(天子)가 겸양한다고 여겨 더욱 후대하였다.[弘爲布被 食不重肉 汲黯曰 弘位在三公 奉祿甚多 然爲布被 此詐也 上問弘 弘謝曰 有之 夫以三公 爲布被 誠飾詐以釣名 且無汲黯忠 陛下安得聞此言 天子以爲謙讓 愈益厚之]”라고 한 데서 보이고, 송(宋)나라 증기(曾幾)의 시 설작(雪作)에 “하룻밤 창밖의 눈빛은 달빛처럼 밝은데, 여러 해 묵은 베 이불은 얼음처럼 차갑구나.[一夜紙窓明似月, 多年布被冷如氷.]”라고 한 데서 보인다.<瀛奎律髓 卷21 雪類>
  • 충화[沖和]  성정이 부드럽고 온화함. 부드럽게 조화(調和)함. 담박하고 화평한 기운으로, 군자의 덕스런 모습을 형용하는 말. 충화(沖和)는 곧 진기(眞氣)․원기(元氣)를 이른다. 노자(老子) 제42장에 “충허(沖虛)한 기(氣)로 조화를 이룬다.[沖氣以爲和]”라는 내용이 보이고, 진서(晉書) 완첨전(阮瞻傳)에 “완첨(阮瞻)의 자는 천리(千里)이다. 성품이 맑고 시원스러웠고 욕심이 적었으며, 마음속으로 스스로 득의하였다. 책을 읽어도 깊이 연구하지 않았으며 묵묵히 그 요점을 알 뿐이었다. 이치를 따져서 말할 때면 말은 부족했지만 뜻은 여유가 있었다. 그는 거문고를 잘 탔는데 사람들이 그 소문을 듣고 많이 와서 듣기를 청하면 귀천과 장유를 묻지 않고 모두 연주해 주었다. 신기가 충화하였고, 사람이 있는 곳을 돌아볼 줄도 몰랐다. 그의 내형 반악이 거문고를 타게 하여 밤낮을 이어 연주해도 거스르는 빛이 없었다.[瞻字千里。性淸虚寡欲, 自得於懷. 讀書不甚研求, 而默識其要, 遇理而辯, 辭不足而旨有餘. 善彈琴, 人聞其能, 多往求聽, 不問貴賤長幼, 皆爲彈之. 神氣沖和, 而不知向人所在. 内兄潘岳毎令鼓琴, 終日達夜, 無忤色.]”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충화기[冲和氣]  담박하고 평화로운 기운, 즉 진원(眞元)의 기(氣)를 말한다.
  • 충화지기[沖和之氣] 하늘과 땅 사이의 조화(調和)된 기운(氣運). 주역(周易) 건괘(乾卦)에 “건도가 변하고 화하여 각기 성명을 바르게 하니, 태화를 보합하여 이에 이롭고 정하다.[乾道變化, 各正性命, 保合大和, 乃利貞.]”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해 주희가 “태화는 음양이 화합하여 있는 조화로운 기이다.[太和, 陰陽會合沖和之氣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여갱[藜羹]  명아주의 잎을 넣어 끓인 국. 보잘것없는 음식. 명아주로 끓인 국이라는 뜻으로, 맛없고 거친 음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조식(粗食). 참고로, 장자(莊子) 양왕(讓王)에 “공자가 일찍이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곤궁한 액운을 당했을 때, 7일 동안이나 밥을 지어 먹지 못하고 명아주 국에 쌀 한 톨도 넣지 못한 채로 멀건 국만 마시다 보니, 얼굴빛이 매우 초췌했는데도 방 안에 앉아서 거문고를 타며 노래를 불렀다.[孔子窮於陳蔡之間, 七日不火食, 藜羹不糝, 顔色甚憊, 而絃歌於室.]”라고 하였다.
  • 담박[淡泊]  담박하다. 마음이 담담하고 물욕이 없다. 공명(功名)에 무심하다. 욕심(慾心)이 없고 마음이 깨끗하다. 명리(名利)를 좇지 않다. 재물, 명예, 사랑, 미움 등에 끌리지 아니하는 담담하고 소박한 마음. 맛이나 빛이 산뜻하다. 담백하고 맛이 없다. 참고로, 제갈량(諸葛亮)의 계자서(誡子書)에 “군자의 행동은 고요함으로써 몸을 닦고 검약함으로써 덕을 기르니, 담백한 마음이 아니면 뜻을 밝힐 수 없고, 편안하고 고요한 마음이 아니면 먼 데 이를 수 없다.[夫君子之行 靜以修身 儉以養德 非澹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라고 하였다.

【譯文】 布茅蔬淡,  頤養天和.
神情酣暢地睡在粗布被窩中,  得到大自然淡泊平和的氣息  ;  味道十足地吃過粗茶淡飯後,  見識人生活恬淡泊然的眞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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