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그 마음이 없는데 무슨 살필 것이 있겠는가.
석가의 ‘마음을 살핀다’는 말은
그 장해를 거듭 더하는 것일 뿐이다.
만물이 본시 한 물건인데 어찌 같아지기를 바라는가.
장자의 ‘만물을 가지런히 한다’는 말은
이미 같은 것을 스스로가 갈라놓고 있는 것이다.
心無其心, 何有於觀? 釋氏曰 ‘觀心’者, 重增其障.
심무기심, 하유어관? 석씨왈 ‘관심’자, 중증기장.
物本一物, 何待於齊? 莊生曰 ‘齊物’者, 自剖其同.
물본일물, 하대어제? 장생왈 ‘제물’자, 자부기동.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석씨[釋氏] 석가(釋迦). 불교(佛敎)의 개조. 과거칠불(過去七佛)의 일곱째 부처로 세계 4대 성인(聖人)의 한 사람. 불교(佛敎). 불가(佛家). 불도(佛徒). 불씨(佛氏). 불교(佛敎)를 믿는 사람. 또는 그들의 사회(社會). 출가하여 불도를 닦고 실천하며 포교하는 사람. 석가모니의 제자. 출가한 승려. 석씨(釋氏)는 부처의 이름이 석가모니(釋迦牟尼)인 까닭에 붙여진 호칭이다. 석가모니(釋迦牟尼)는 인도 카필라국의 왕자로 태어났으나 세속을 떠나 수행을 한 끝에 위대한 깨달음을 이룬 부처가 되었다. 불교의 개종조인 그는 자비(慈悲)의 실천과 지혜(智慧)의 구현을 통한 해탈적 삶을 가르쳤다.
- 관심[觀心] 심성(心性)을 관찰함. 마음을 들여다봄. 자신의 마음을 객관화하여 깨달음을 구하는 것. 자기 마음의 본성(本性)을 살펴 관조(觀照)하는 일. 마음의 본바탕을 바르게 살펴봄. 관심(觀心)은 불가(佛家)의 용어로 좌선(坐禪)하는 법 가운데 하나인데, 자기 마음의 본성(本性)을 분명하게 관조(觀照)하는 것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마음이 만법(萬法)의 주체로 간주하여 어느 한 가지도 마음 밖에 있는 것이 없으므로 마음을 살펴보면 일체의 사리(事理)를 깨칠 수 있다고 여긴다. 즉 마음을 관조하면 일체의 현상과 본질을 궁구하여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 십불이문지요초(十不二門指要鈔)에 “일체의 교행에서 모두 관심을 중요하게 여긴다.[蓋一切敎行, 皆以觀心爲要]”라고 하였다.
- 장생[莊生] 장생(莊生)은 장자(莊子) 이른다. 장자는 기원전 4세기에 활동한 중국 도가 초기의 가장 중요한 사상가로 본명은 장주(莊周)이다. 전국 시대 몽종(蒙從) 사람이며, 노자(老子)의 사상을 계승하였다. 몽(蒙) 땅 칠원(漆園)의 관리(官吏)로 있었기 때문에 칠원옹(漆園翁)이라고도 부른다. 그가 쓴 장자(莊子)는 도가의 시조인 노자가 쓴 것으로 알려진 도덕경(道德經)보다 더 분명하며 이해하기 쉽다. 장자에 제물론편(齊物論篇)이 있는데 모든 사물을 한결같이 똑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제물론(齊物論)에서 장자는 이 세상의 진위와 시비를 상대적인 것으로 보고 함께 하나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즉 모든 현상은 유기적으로 연관된 하나의 전체이므로 그 기능의 우열을 논할 수는 없으며, 만물은 일체의 무차별 평등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수양의 궁극점이라고 설명하였다. 장자의 사상은 중국 불교의 발전에도 영향을 끼쳤으며, 중국의 산수화와 시가(詩歌)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 장자[莊子] 장주(莊周). 노자(老子)에 이어 동주(東周) 전국시대(戰國時代) 말기 도가학파(道家學派)를 대표하는 사상가로 성은 장(莊), 이름은 주(周), 자는 자휴(子休: 자목子沐이라는 설도 있다)이며 송(宋)나라 몽(蒙) 사람이다. 자유를 숭상하여 초위왕(楚威王)의 초빙에 응하지 않고 평생 고향에 있는 칠원(漆園)의 관리로 지냈는데, 사가들이 그런 그를 칠원오리(漆園傲吏)로 불렀다. 노자(老子)와 이름을 나란히 하며 노장(老莊)으로 불렸다. 소요유(逍遙游), 제물론(齊物論) 등이 들어 있는 그의 저서 장자(莊子)는 풍부한 상상력과 자유로운 언어 구사로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철학적 이치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한 것 때문에 문학적 철학이자 철학적 문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남화산(南華山)에 은거했다는 기록에 따라 당현종(唐玄宗) 때 조서를 내려 남화진인(南華眞人)으로 봉하는 한편 저서인 장자(莊子)도 남화진경(南華眞經)으로 부르게 했다.
- 장자[莊子] 전국 시대 사상가인 장주(莊周)의 사상을 기록한 책이다.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는 52편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현전 곽상(郭象)의 주석본은 33편본이다. 곽상은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으로 분류하였는데, 내편은 장주의 저술로 보았지만, 외편은 장자의 후학들이, 그리고 잡편은 그 외의 인물들이 저술한 것으로 보아 그렇게 구성한 것으로 여겨진다.
- 제물[齊物] 만물(萬物)을 고르게 함. 세상 만물은 모두 똑같은 가치와 존재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이론이다. 만물을 모두 평등하게 보는 것이다. 전국시대(戰國時代) 노장학파(老莊學派)의 사상으로 우주의 일체 사물에 대한 생사수요(生死壽夭), 시비득실(是非得失), 물아유무(物我有無) 등 이 세상의 모든 상대적인 현상들에 대해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면서 편견 없이 대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사상은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집중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 제물[齊物] 제물(齊物)은 평등한 견지(見地)에서 만물을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서로 옳으니 그르니 하는 물론(物論)을 다같이 가지런하게 본다는 뜻이다. 장자(莊子)는 제물론(齊物論)에서 세상의 진위(眞僞)나 시비(是非) 따위를 모두 상대적인 것으로 보고 함께 하나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곧 모든 형상은 유기적으로 연관을 가진 하나의 전체이므로 그 기능의 우열을 논할 수 없으며, 만물 일체의 무차별 평등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수양의 궁극점이라는 것이다.
- 제물론[齊物論] 제물론(齊物論)은 장자(莊子)에 나오는 편명(篇名)으로, 만물은 본래 평등하다는 사상이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다. 제물론(齊物論)에 “생(生)이나 죽음이나 옳음과 그름이 모두 제일(齊一)하여 다르지 않다.”라고 하였다. 장자의 중심 사상인 평등(平等)한 견지에서 만물(萬物)을 관찰하는 방식의 논설(論說)을 싣고 있다.
【譯文】 本眞卽佛, 何待觀心.
內心沒有心念, 有什麼用於觀察的呢? 佛教所說的 “觀察心性”, 重複增添修行的障礙 ; 萬物本來一體, 何必等待人去齊整呢? 莊子所說的 “齊整事物”, 自我剖解物性的一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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