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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나를 하나로 보고, 동과 정을 모두 잊어라 [人我一視 動靜兩忘] <채근담>


고요함을 좋아하고 소란함을 싫어하는 사람은

종종 사람을 피함으로써 고요함을 찾는다.

뜻이 사람 없는데 있으면

그것은 곧 자아에 사로잡히는 것이고

마음이 고요함에 집착하면

이것이 곧 동요의 근본이 됨을 모르는 것이다.

어찌 남과 나를 하나로 보고

동요함과 고요함 둘 다 잊는 경계에 이르겠는가.


喜寂厭喧者,  往往避人以求靜.
희적염훤자,  왕왕피인이구정.
不知意在無人便成我相,  心著於靜便是動根.
부지의재무인변성아상,  심착어정변시동근.
如何到得人我一視,  動靜兩忘的境界.
여하도득인아일시,  동정양망적경계.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왕왕[往往]  이따금. 때때로. 왕왕. 늘. 항상. 흔히. 언제나. 자주. 종종.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여이십이백동심범십은거(與李十二白同尋范十隱居)에 “이후의 아름다운 시구는, 이따금 음갱의 시와 비슷하네.[李侯有佳句 往往似陰鏗]”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에 “소진은 불전에서 재계를 오래 하다가도, 술 마실 땐 왕왕 참선마저 잊었다네.[蘇晉長齋繡佛前, 醉中往往愛逃禪.]”라고 하였고, 이백(李白)의 시 취후답정십팔이시기여추쇄황학루(醉後答丁十八以詩譏余搥碎黃鶴樓)에 “온 고을이 나더러 광객이라 비웃으니, 소년들이 왕왕 찾아와 기롱하네.[一州笑我爲狂客, 少年往往來相譏.]”라고 하였고, 송(宋)나라 왕안석(王安石)의 시 수염(收鹽)에 “근래 들어 이따금씩 도적들이 찾아와, 상인들을 죽이고 배를 가라앉혔다.[爾來盜賊往往有, 劫殺賈客沉其艘.]”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동요[動搖]  흔들려 움직임. 움직여 흔들림. 어떤 물체 따위가 불규칙하게 흔들리고 들썩임. 물체가 외부의 힘을 받고 평형 상태에서 벗어나 흔들리는 현상. 마음이나 상황 따위가 확고하지 못하고 흔들림. 생각이나 처지가 확고하지 못하고 흔들림. 어떤 체제나 상황 따위가 혼란스럽고 술렁임. 가격이나 수치 따위가 안정되지 못하고 계속 변함. 참고로, 두보(杜甫)는 시 각야(閣夜)에 “새벽 알리는 고각 소리 구슬프게 들리는데, 삼협의 은하수 강물에 어리어 흔들리네.[五更鼓角聲悲壯, 三峽星河影動搖.]”라고 하였다.
  • 동란[動亂]  폭동, 반란, 전쟁 따위가 일어나 세상이 몹시 어지러워짐. 사회가 질서를 잃고 소란해지는 일.
  • 아상[我相]  사상(四相)의 하나. 오온(五蘊)이 화합(和合)하여 생긴 몸과 마음에 참다운 자신이 있다고 집착하는 잘못된 견해((執着). 실체적인 자아가 있다는 그릇된 관념을 의미하는 불교교리. 아견·아집·아만·아상·아인상·인상. 자기의 처지를 자랑하여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마음. 참고로, 사상(四相)은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이다.
  • 변시[便是]  다른 것이 아니라 이것이 곧. 다른 것이 없이 곧.
  • 인아일시[人我一視]  남과 나를 하나로 보아 차별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 동정[動靜]  물질의 운동과 정지. 인간이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일체의 행위. 일이나 현상이 움직이거나 벌어지는 낌새. 태극(太極)이 타는 틀. 우주의 근원적 실체를 운동과 정지라는 측면에서 규정한 말이다. 변동(變動), 이동(移動), 운동(運動) 등을 동(動)이라 하고, 정지(停止), 불변(不變), 정지(靜止) 등을 정(靜)이라 한다. 동과 정은 본래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진리에 대한 양면의 관점이다. 다만 그 진리를 체(體)와 용(用)으로 구별하여 볼 때 그 체를 정이라 하고, 그 용을 동이라 한다. 체용과 동정 등은 하나의 진리를 양면으로 말한 것이다. 염계(濂溪) 주돈이(周敦頤)의 태극도설(太極圖說)에 “무극이면서 태극이니, 태극이 동하여 양을 낳고 동이 극에 달하면 정해지며 정하여 음을 낳고 정이 극에 달하면 다시 동한다.[無極而太極. 太極動而生陽, 動極而靜, 靜而生陰, 靜極復動.]”라고 하였다.
  • 경계[境界]  인식할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이 되는 것. 지역이 구분되는 한계. 일이나 물건이 어떤 표준 아래 맞닿은 자리. 사물이 어떠한 일정한 기준에 의하여 분간되는 한계. 어떤 지역과 다른 지역 사이에 일정한 기준으로 구분되는 한계. 인과(因果)의 이치(理致)에 따라 스스로 받는 과보(果報). 인과응보의 이치에 따라 자기가 놓이게 되는 처지.

【譯文】 人我一視,  動靜兩忘.
喜歡寂靜討厭喧囂的人,  往往避開人群以便求取寧靜.  不知道意念存在沒有他人就成爲自我形象,  內心執著於寂靜就是動亂根源.  怎麼算得他人與我同樣看待,  運動靜止兩者一起忘記的境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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