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줄 톱질에도 나무가 잘라지고
물방울이 떨어져 돌을 뚫나니
도를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힘을 다하라.
물이 차오르면 도랑을 이루고
참외가 익으면 꼭지가 떨어지나니
도를 얻은 사람은 하늘의 작용에 다 맡겨라.
繩鋸木斷, 水滴石穿, 學道者須加力索.
승거목단, 수적석천, 학도자수가력색.
水到渠成, 瓜熟蒂落, 得道者一任天機.
수도거성, 과숙체락, 득도자일임천기.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승거목단 수적석천[繩鋸木斷 水滴石穿] 새끼줄로 톱질하여 나무를 자르고, 물방울이 떨어져 돌을 뚫는다는 뜻으로, 꾸준히 노력해서 성공을 거둠을 이른다. 또는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한서(漢書) 매승전(枚乘傳)에 “태산의 낙숫물이 바위를 뚫고, 가느다란 두레박줄이 우물 난간을 자른다. 물은 돌을 뚫는 송곳이 아니고, 줄은 나무를 켜는 톱이 아니지만, 조금씩 끊임없이 거듭하여 그리되는 것이다.[泰山之霤穿石, 單極之綆斷幹, 水非石之鑽, 索非木之鋸, 漸靡使之然也.]”라고 한 데서 보이는데, 매승(枚乘)의 간오왕서(諫吳王書)에는 “泰山之流穿石, 殫極之便斷幹, 水非鑽石, 索非鋸木, 漸摩之使然.”라고 되어 있다. 또, 송(宋)나라 나대경(羅大經)의 학림옥로(鶴林玉露) 권10에 “장괴애(張乖崖)는 숭양(崇陽)의 현령이었다. 한 관리가 창고에서 나오는데 그의 귀밑머리 근처 두건 아래에 동전 하나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장괴애는 이를 따져 물었다. 그러자 그 관리는 ‘이것은 창고에 있던 동전입니다.’라고 하였다. 장괴애가 그를 곤장으로 치라고 명령하였다. 그러자 그 관리는 발끈하며 ‘동전 한 닢이 뭐가 대단하다고, 제게 곤장을 치십니까? 저를 곤장으로 칠 수는 있어도, 설마 저를 죽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장괴애는 이 말을 듣고 바로 붓을 들어 ‘하루에 동전 한 닢씩 천 일이면 천 푼이 된다. 노끈으로 톱질하더라도 나무는 결국 잘리게 되고, 물이 한 방울씩 떨어져도 돌에 구멍이 생긴다.’라고 판결문을 썼다. 그러고 나서 장괴애는 칼을 들고 계단 아래로 내려가서 그의 목을 베고, 곧바로 사헌부에 자수하였다. 숭양인들에게는 지금까지도 이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張乖崖為崇陽令. 一吏自庫中出, 視其鬢旁巾下有一錢, 詰之, 云: ‘乃庫中錢也.’ 乖崖命杖之, 吏勃然曰: ‘一錢何足道, 乃杖我耶? 爾能杖我, 不能斬我也.’ 乖崖援筆判云: ‘一日一錢, 千日一千. 繩鋸木斷, 水滴石穿.’ 自仗劍下階斬其首, 申台府自劾. 崇陽人至今傳之.]”라고 한 데서도 보인다.
- 마저작침[磨杵作針] 쇠공이를 갈아서 바늘을 만듦. 한번 일을 시작했으면 불요불굴(不撓不屈)의 정신으로 끝까지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송(宋)나라 축목(祝穆)의 방여승람(方輿勝覽) 마침계(磨針溪)에 의하면 “상이산 아래 있는데, 세상에 전하는 말에 의하면, 이태백이 이 산중에서 글을 읽다가 미처 다 성취하기 전에 이곳을 버리고 떠나면서 이 시내를 지나다가, 한 노파가 한창 무쇠 절굿공이를 갈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 까닭을 묻자, 노파가 말하기를 ‘바늘을 만들기 위해 갈고 있다.’고 하므로, 이태백이 그 뜻에 감동을 받아 다시 되돌아가서 학업을 마쳤다고 한다.[在象耳山下 世傳李太白讀書山中 未成棄去 過是溪 逢老媼方磨鐵杵 問之 曰欲作針 太白感其意還 卒業]”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전하여 학문에 끝까지 정진하는 것을 비유한다. <촉중광기蜀中廣記 卷12> <잠학유서潛確類書>
- 역색[力索] 필요한 것을 힘써 구함. 애써 찾다. 극력 모색하다. 힘껏 모색하다.
- 수도거성[水到渠成] 물이 모여 개울을 이룸. 조건이 갖추어지면 일 저절로 성사됨. 물이 흐르면 자연히 도랑이 생긴다는 것으로 조건이 성숙되어야 일이 이루어짐을 비유한다. 때가 오면 일이 자연히 이루어지거나 학문을 열심히 닦아 조예가 깊어지면 명성이 저절로 난다는 말이다. 주자대전(朱子大全) 권54 답노덕장(答路德章)에 “말씀하신 바 ‘물이 이르면 도랑이 이루어진다’는 설은 뜻이 필경 도랑에 있으니, 물을 터서 동쪽으로 흘러가기 전에 이미 먼저 굴곡을 만들어 준비한 것입니다.[所喩水到渠成之說, 意思畢竟在渠上, 未放水東流時, 已先作屈曲準備了矣.]”라고 한 데서 보이고, 남송(南宋) 범성대(範成大)의 시 송유당경호조탁제서귀(送劉唐卿戶曹擢第西歸)에 “학력은 뿌리가 깊어지면 바야흐로 꼭지가 단단해지는 것과 같고, 공명이란 물이 흐르다 보면 자연히 도랑이 이루어지는 것과 같다.[學力根深方蒂固, 功名水到自渠成.]”고 한 데서 보인다.
- 과숙체락[瓜熟蒂落] 참외가 익으면 꼭지가 자연히 떨어진다는 뜻으로, 때가 오면 무슨 일이든지 자연히 이루어짐을 이르는 말이다. 참고로, 송(宋)나라 장군방(張君房) 운급칠첨(雲笈七簽) 권56 원기론(元氣論)에 “몸은 땅에 있되 하늘을 본받고, 음을 등에 업고 양을 껴안으니, 참외가 익으면 꼭지가 자연히 떨어진다는 것을 깨우쳐, 병아리는 알 밖에서 쪼고 어미 닭은 알 안에서 동시에 쪼듯이 해야 한다.[體地法天, 負陰抱陽, 喻瓜熟蒂落, 啐啄同時.]”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줄탁동시[啐啄同時] 줄과 탁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가장 이상적인 사제지간(師弟之間)을 지칭하는 말이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때, 병아리가 안에서 쪼는 것을 줄(啐)이라 하고, 어미닭이 밖에서 그 소리를 듣고 화답하는 것을 탁(啄)이라 한다. 줄탁동시(啐啄同時)는 이 일이 동시에 발생해야 어떤 일이 완성된다는 뜻이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선종(禪宗)의 공안(公案) 가운데 하나이다.
- 득도[得道] 오묘(奧妙)한 이치나 도(道)를 깨달음. 도리를 얻음. 불가(佛家)에서 계(戒)·정(定)·혜(慧)의 삼학(三學)을 통한 수행으로 번뇌와 의혹을 끊어내고 지혜의 도리를 깨치고 부처가 되는 것을 가리킨다. 참고로,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에 “만일 어떤 사람이 도를 얻는다면 마치 꿀을 먹는 것과 같아서 속과 가가 모두 달 것이다.[若有人得道 猶如食蜜 中邊皆甛]”라고 하였고, 맹자(孟子) 공손추 하(公孫丑下)에 “도리를 얻은 자는 도와주는 사람이 많고, 도리를 잃은 자는 도와주는 사람이 적다. 도와주는 사람이 지극히 적어지면 친척까지 배반하고, 도와주는 사람이 지극히 많아지면 천하가 순종하게 된다.[得道者多助 失道者寡助 寡助之至 親戚畔之 多助之至 天下順之]”라고 하였다.
- 천기[天機] 만물 속에 내재한 하늘의 기틀. 천지자연의 오묘한 작용. 자연의 이법(理法). 내면의 천진(天眞)함. 천부적으로 타고난 기지(機智)나 성품. 하늘이 부여한 재능. 사물의 천연(天然)의 모습. 만물을 주관하는 하늘이나 대자연의 비밀 또는 신비. 모든 조화(調和)를 꾸미는 하늘의 기밀(機密). 중대한 기밀. 천리(天理)가 발용(發用)하는 것. 천부의 영기(靈機). 영성(靈性). 타고난 근기(根器). 조화(造化)의 은밀한 기틀. 참고로,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기호와 욕망이 깊은 사람은 천기(天機)가 얕다.[其耆欲深者 其天機淺]”고 하였고, 열자(列子) 설부(說符)에 춘추 시대 진 목공(秦穆公)이 일찍이 말[馬]의 상(相)을 잘 보았던 구방고(九方皐)로 하여금 천리마(千里馬)를 구해 오게 했는데, 3개월이 지난 뒤에야 구방고가 와서 천리마를 얻었다고 하므로, 목공이 어떤 말이냐고 물으니, 구방고가 누런 암말[牝而黃]이라고 대답하므로, 다른 사람을 시켜 가서 보게 한 결과 검은 숫말[牡而驪]이었다. 그러자 목공이 앞서 구방고를 천거한 그의 친구 백락(伯樂)을 불러 책망하기를 “실패했도다. 그대의 천거로 말을 구해 오게 했던 사람은 말의 색깔도 암수도 알지 못하는데, 무슨 말을 알 수 있단 말인가.”라고 하니, 백락이 말하기를 “구방고가 본 것은 곧 천기(天機)이므로, 그 정(精)한 것만 얻고 추(麤)한 것은 잊어버리며, 내면의 것만 중시하고 외면의 것은 잊어버린 것입니다.”라고 했는데, 말을 데려와서 보니, 과연 천하의 양마(良馬)였더라는 고사가 나온다.
- 섭리[攝理] 자연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리와 법칙. 아프거나 병(病)에 걸린 몸을 잘 조리(調理)함. 대신(代身)하여 처리(處理)하고 다스림.
【譯文】 若要功夫深, 鐵尺磨成針 : 功夫若深, 鐵棒成針.
繩索可以鋸斷木頭 : 水珠可以滴穿石頭, 學習道藝的人必須加倍努力求索 ; 水流達到水渠形成, 瓜果成熟瓜蒂掉落, 得到道藝的人一切任憑天賦悟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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