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비 온 뒤 산 빛을 보고, 고요한 밤 종소리를 들으면 [雨後觀山 靜夜聽鍾] <채근담>


비 온 뒤에 산의 빛깔을 보면

문득 경치가 새롭고 고움을 느끼고

고요한 밤에 종소리를 들으면

울려오는 소리가 더욱 맑고도 높다.


雨餘觀山色,  景象便覺新姸.
우여관산색,  경상변각신연.
夜靜聽鐘聲,  音響尤爲淸越.
야정청종성,  음향우위청월.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우여[雨餘]  비온 뒤. 참고로, 진화(陳澕)의 시 춘만(春晩에 “비 온 뒤 정원에는 이끼 다복이 자라나고, 사람 고요한 두 짝 사립문 낮에도 닫혔네. 푸른 섬돌에 떨어진 꽃잎 한 치나 쌓였는데, 봄바람이 불어갔다가 또다시 불어오네.[雨餘庭院蔟莓苔 人靜雙扉晝不開 碧砌落花深一寸 東風吹去又吹來]”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산색[山色]  산 빛. 먼 산(山)의 빛. 산(山)의 경치(景致). 산의 빛깔. 참고로, 소식(蘇軾)의 시 음호상초청후우시(飮湖上初晴後雨詩)에 “물 빛은 넘실넘실 맑음이 좋거니와, 산 빛은 어둑하여 비오는 것 또한 기이하네. 서호를 가지고 서자에 비유하자면, 묽은 화장 짙은 화장이 다 아름다움이로세[水光瀲艶晴方好 山色空濛雨亦奇 欲把西湖比西子 淡粧濃抹總相宜]”라고 하였고, 백거이(白居易)의 시 정저인은병(井底引銀甁)에 “고운 두 귀밑머리는 가을 매미의 날개인 듯, 굽은 두 나방 눈썹은 먼 산 빛을 바라보는 듯하네.[嬋娟兩鬢秋蟬翼 宛轉雙蛾遠山色]”라고 한 데서 보인다.
  • 경상[景象]  산과 물 따위의 자연계의 아름다운 현상(現象). 산이나 들, 강, 바다 따위의 자연이나 지역의 모습. 현상. 상태. 상황. 광경. 경치(景致).
  • 종성[鐘聲]  종치는 소리. 종이 울리는 소리. 참고로, 장계(張繼)의 시 풍교야박(楓橋夜泊)에 “달 지고 까마귀 울고 서리는 하늘 가득한데, 강가의 단풍 고기잡이 불 곁에 시름겹게 조노라니, 멀리 고소성 밖의 한산사에서, 한밤중 종소리가 나그네 배에 들려오누나.[月落烏啼霜滿天 江楓漁火對愁眠 姑蘇城外寒山寺 夜半鐘聲到客船]”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음향[音響]  소리의 울림. 물체에서 나는 소리와 그 울림. 공기의 진동으로 나는 소리의 총칭. 참고로, 고시(古詩)에 “목소리가 어쩌면 그토록 서글픈가, 거문고 줄이 급하니 안주가 촉박함을 알겠다.[音響一何悲, 絃急知柱促.]”라고 하였다. <文選 卷29 古詩十九首 東城高且長>
  • 우위[尤爲]  더욱이. 특히. 특별히. 참고로, 논어(論語) 위정(爲政) 16장의 집주에 정자가 “불가의 말은 양주와 묵적에 비하면 더욱 이치에 가까우니, 이 때문에 그 해됨이 더욱 심하다.[佛氏之言, 比之楊墨, 尤爲近理, 所以其害爲尤甚.]”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청월[淸越]  소리가 맑고 가락이 높음. 맑고 깨끗하여 일상의 경지를 뛰어넘다. 용모·풍채가 말쑥하고 깨끗하다. 소리가 맑고 가락이 은은하다. 말끔하고 비범하다. 참고로, 안연지(顔延之)의 화사감영운(和謝監靈運: 비서감 사영운에게 화답하다)에 “짙은 향기에 난초와 두약은 향을 잃고, 맑고 빼어나 아름다운 옥도 빛을 잃는다.[芬馥歇蘭若, 淸越奪琳珪.]”라고 하였고, 소식(蘇軾)의 석종산기(石鐘山記)에 “당(唐)나라 이발(李渤)이 처음으로 그 유적을 찾아 못 위에서 두 개의 돌을 발견하고는 두들겨보고 소리를 들어보니, 남쪽에서 나는 소리는 매우 웅장하여 크고 북쪽에서 나는 소리는 깨끗하고 높았는데, 북채가 멈추자 소리가 비등하여 여운이 천천히 그치니, 리발은 자기가 석종산(石鍾山)을 찾아냈다고 생각하였다.[至唐李渤始訪其遺蹤, 得雙石於潭上, 扣而聆之, 南聲函胡, 北音清越, 枹止響騰, 餘韻徐歇. 自以為得之矣.]”라고 한 데서 보이고, 구양수(歐陽脩)의 육일시화(六一詩話)에 “우리 집에는 예전부터 보관해온 거문고 하나가 있는데, 보력 3년인 827년에 벼락을 맞아 꺾인 나무로 만든 것으로 지금으로부터 250년이나 된 거문고이다. 그 소리가 마치 금석을 친 것처럼 맑게 울리는데, 마침내 이 만포를 가지고 다시 그 거문고의 집을 만들었다. 이 두 가지 물건은 참으로 우리 집의 보배이다.[余家舊蓄琴一張, 乃寶歷三年, 雷會所斫, 距今二百五十年矣. 其聲淸越如擊金石, 遂以此布更爲琴囊, 二物眞余家之寶玩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雨後山色鮮,  靜夜鐘聲淸  :  雨後觀山,  靜夜聽鍾.
雨後觀賞山川景色,  情景就覺得淸新美好  ;  夜靜聆聽鍾樓金聲,  聲音更加的淸脆悠揚.

Leave a Reply

Copyright (c) 2015 by 하늘구경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