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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나큰 이익이든 하찮은 일이든 마음 크기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채근담>


마음이 넓으면

만종의 이익도 질그릇처럼 하찮게 여겨지고

마음이 좁으면

머리터럭 같은 일도 수레바퀴처럼 크게 여겨진다.


心曠,  則萬鍾如瓦缶.  心隘,  則一髮似車輪.
심광,  즉만종여와부.  심애,  즉일발사거륜.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심광[心曠] 마음이 넓음. 마음이 트임.
  • 심광신이[心曠神怡] 마음이 넓고 구애됨이 없음. 마음속이 활짝 열리는 듯하고 정신이 즐거운 것. 범중엄(范仲淹)의 악양루기(岳陽樓記)에 “떠 있는 달빛은 올라오는 황금이요, 고요한 달그림자는 가라앉은 구슬이다. 뱃노래 서로 답하니 이 즐거움 어찌 다하겠는가? 이때 이 누각에 오르면 마음이 넓어지고 정신이 편안해져서 총욕(寵辱)을 모두 잊고 술잔을 들고서 바람을 쐬어, 그 기쁨이 크고 큼을 가지게 된다.[浮光躍金, 靜影沈璧. 漁歌互答, 此樂何極. 登斯樓也, 則有心曠神怡, 寵辱俱忘, 把酒臨風, 其喜洋洋者矣.]”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만종[萬鍾] 아주 많은 양. 매우 많은 봉록. 많은 녹봉(祿俸). 종(鍾)은 용량(容量)의 단위로 6곡(斛) 4두(斗), 8곡, 10곡 등, 여러 설이 있다
  • 만종록[萬鍾祿] 만종(萬鍾)의 봉록. 춘추 시대 제나라의 단위로는 1종(鍾)이 6곡(斛) 4두(斗)에 해당한다. 1년에 1만 종(鍾)의 국록을 받는 것이니, 제후들이 받는 것과 같은 엄청난 봉록을 말하는 것으로, 민간에 “책 속에 절로 만종의 봉록이 있느니라.[書中自有萬鍾祿]”라는 저자 미상의 시구가 전하고, 맹자(孟子) 고자상(告子上)에 “사는 것도 내가 원하는 바이며, 의리도 내가 원하는 바이지만, 두 가지를 겸하여 얻지 못할 바엔 사는 것을 버리고 의리를 취할 것이다. …… 만종록에 이르러서는 전혀 예의를 분별하지 않고 받나니, 만종록이 과연 나에게 무슨 보탬이 되는가. 궁실의 아름다움과 처첩의 받듦과 평소에 알던 궁핍한 사람이 나에게 힘입어 나를 고마워하게 하는 따위를 위해서일 것이다.[生亦我所欲也 義亦我所欲也 二者不可得兼 舍生而取義者也……萬鍾則不辨禮義而受之 萬鍾於我何加焉 爲宮室之美 妻妾之奉 所識窮乏者得我與]”라고 한 데서 보이고, 맹자(孟子) 공손추 하(公孫丑下)에 “내 국도(國都) 안에다 맹자에게 집을 지어주고 제자들을 만종록(萬鍾祿)으로 길러, 여러 대부와 국인들이 모두 공경하여 본받는 대상이 되게 하려고 한다.[我欲中國而授孟子室, 養弟子以萬鍾, 使諸大夫國人皆有所矜式.]”라고 한 데서 보인다.
  • 와부[瓦缶] 흙으로 빚어 만든 장군. 술, 물 따위를 담는다. 질항아리. 항아리. 동이. 고대에 흙으로 만든 타악기. 참고로, 주역(周易) 감괘(坎卦) 육사(六四)에 “동이의 술과 궤 둘을 질그릇으로 사용하고, 맺음을 들이되 통한 곳으로부터 하면 끝내 허물이 없으리라.[樽酒簋貳用缶, 納約自牖, 終无咎.]”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한 전(傳)에서 “한 동이의 술과 두 그릇의 밥을 사용하되 다시 질그릇을 그릇으로 삼았다면 질박함이 지극한 것이다.[所用一樽之酒, 二簋之食, 復以瓦缶爲器, 質之至也.]”라고 하였다.
  • 일발[一髮] 한 가닥의 머리털이라는 뜻으로, 극(極)히 작음을 이르는 말. 극단의 위태로움. 극단의 위태로운 순간. 한유(韓愈) 여맹상서서(與孟尙書書)에 “한(漢)나라 이래로 여러 유자(儒者)들이 조금씩 수정하고 보완하였으나, 상처투성이가 된 대경(大經) 대법(大法)이 이내 어지러워지고 이내 유실(遺失)되어, 그 위태로움이 마치 한 올의 머리카락으로 천 균(鈞)의 물건을 끄는 것과 같아, 끊어지지 않고 겨우 이어오면서 점점 미약해져서 소멸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漢氏以來, 群儒區區修補, 百孔千瘡, 隨亂隨失, 其危如一髮引千鈞, 綿綿延延, 寖以微滅.]”라고 한 데서 보인다. 일발인천균(一髮引千鈞).
  • 거륜[車輪] 수레바퀴. 소식(蘇軾)의 후적벽부(後赤壁賦)에 “때는 한밤중이라 사방을 둘러보아도 적막한데 마침 학 한 마리가 강을 가로질러 날아왔다. 날개는 수레의 바퀴 같고 검은 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은 듯하였는데, 꾸룩꾸룩 길게 울면서 나의 배를 스쳐 서쪽으로 지나갔다.[時夜將半 四顧寂寥 適有孤鶴 橫江東來 翅如車輪 玄裳縞衣 戞然長鳴 掠予舟而西也]”라고 한 데서 보이고, 열자(列子) 탕문(湯問)에 “기창은 가는 털 오라기로 이를 한 마리 잡아매어 창문에 달아놓고 남쪽으로 향하여 앉아 매일 바라보고 있었다. 열흘 후부터는 이가 차츰 크게 보였고, 삼 년 후에는 그것이 수레바퀴만큼 크게 보였고, 그 밖의 다른 물건들은 다 큰 언덕이나 높은 산 같이 보였다. 이렇게 시력이 강해지자 기창은 연나라에서 생산되는 뿔로 만든 활과 북쪽 나라에서 나는 유명한 봉이라는 화살을 구하여 그 창문에 매달아 놓았던 이를 단번에 쏘아 그 심장을 꿰뚫었다. 그러나 그 매달린 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았다.[昌以氂懸蝨於牖. 南面而望之. 旬日之閒, 浸大也; 三年之後, 如車輪焉. 以睹余物, 皆丘山也. 乃以燕角之弧, 朔蓬之簳, 射之, 貫蝨之心, 而懸不絶.]”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萬鍾一髮,  存乎一心.

心胸曠達的人,  則萬鍾奉祿猶如瓦罐  ;  心胸狹隘的人,  則一根發絲好似車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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