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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되어 외물을 부리되 외물의 부림을 받지 마라 [以我轉物 物勿役我] <채근담>


바람과 달과 꽃과 버들이 없으면

천지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정욕과 기호가 없으면

마음의 바탕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만 내가 주인이 되어

외물을 부리되 외물의 부림을 받지 않으면

기호와 정욕도 하늘의 작용 아님이 없고

속된 마음도 바로 진리의 경지가 된다.


無風月花柳,  不成造化.  無情欲嗜好,  不成心體.
무풍월화류,  불성조화.  무정욕기호,  불성심체.
只以我轉物,  不以物役我,  則嗜欲莫非天機,  塵情卽是理境矣.
지이아전물,  불이물역아,  즉기욕막비천기,  진정즉시이경의.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조화[造化]  천지자연의 변화. 대자연의 조화. 천지만물의 창조자 또는 대자연. ​조물주(造物主). 운수(運數). 천지만물을 낳고 자라게 하고 죽게 하는 영원무궁(永遠無窮)한 대자연(大自然)의 이치(理致). 창조하다. 화육(化育)하다. 그 내막이나 이치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신통하거나 야릇한 일. 죽음을 완곡하게 표현한 말. 자연이 만물을 낳고 죽임. 즉 임금이 벼슬을 임명하고 사면함. 귀신(鬼神)의 자취로 곧 일월(日月)의 왕래(往來), 한서(寒暑)의 교체(交替), 만물의 생장수장(生長收藏)을 말하기도 한다.
  • 정욕[情欲]  마음속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욕구. 마음에 생기는 온갖 욕망(慾望). 사욕(四欲)의 하나. 물건을 탐내고 집착하는 마음. 사람의 여러 가지 감정과 본능적인 욕망란 뜻의 양생(養生) 용어. 참고로, 대학혹문(大學或問)에 “이 덕의 밝음이 날로 더욱 어두워져서 이 마음의 신령함이 아는 바가 단지 정욕과 이해의 사사로움뿐이다.[此德之明, 日益昏昧, 而此心之靈, 其所知者不過情欲利害之私而已.]”라는 내용이 보인다.
  • 기호[嗜好]  어떤 사물(事物)을 즐기고 좋아함. 주로 생리적으로 기본적인 욕구에 관하여 즐기고 좋아함. 무엇을 즐기고 좋아하는 일. 또는 그런 취미. 또는 그런 취미. 참고로, 여씨춘추(呂氏春秋) 우합(遇合)에 “몸에서 대단한 악취가 나는 사람이 있어 친척, 형제, 아내, 친지 등 그 누구도 그와 함께 거처할 수가 없게 되자, 스스로 고민 끝에 홀로 바닷가에 가서 살았는데, 그 바닷가에 사는 한 사람이 유독 그 냄새를 좋아하여 밤낮으로 그를 따라다녀서 그의 곁을 떠날 수 없었다.[人有大臭者 其親戚兄弟妻妾知識無能與居者 自苦而居海上 海上人有說其臭者 晝夜隨之而不能去]”는 기호(嗜好)가 아주 괴벽(怪僻)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 심체[心體]  마음의 바탕. 마음과 몸. 마음의 본체. 심성(心性) 신체(身體) 대비하여 사용하는 표현. 대학장구(大學章句) 전(傳) 6장 장하주(章下註)에 “심체의 밝음이 미진한 바가 있으면 그 발하는 바가 반드시 실제로 그 힘을 쓰지 못하여 구차하게 스스로 속임이 있게 된다. 그러나 혹 이미 밝게 알았다 하더라도 이 홀로 있음을 삼가지 않으면 그 밝힌 것이 또 자기의 소유가 아니어서 덕에 나아가는 기초로 삼을 수 없다.[心體之明有所未盡, 則其所發必有不能實用其力, 而苟焉以自欺者. 然或已明而不謹乎此, 則其所明又非己有, 而無以爲進德之基.]”라는 주희의 주가 보인다.
  • 전물[轉物]  외물을 부림. 외물을 다스림. 외물을 움직임. 역물(役物). 순자(荀子) 수신(修身) 편(篇)에 “군자는 외물(外物)을 부리고, 소인은 외물에 부림을 받는다.[君子役物, 小人役於物]”라고 하였고, 논어(論語) 술이(述而)에 공자(孔子)가 이르기를 “군자는 마음이 평탄하여 너그럽고, 소인은 불만스러워 길이 근심만 한다.[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라고 하였는데, 정이(程頤)가 풀이하기를 “군자는 천리를 따르기 때문에 항상 심신이 펴지고 태연하며, 소인은 외물에 부림을 받기 때문에 걱정과 근심이 많다.[君子循理, 故常舒泰, 小人役於物, 故多憂戚.]”고 하였다.
  • 기욕[嗜欲]  기욕(嗜慾). 기호(嗜好)와 욕망(欲望). 신체의 감각기관을 통해 느끼고 누리기를 탐하는 욕망. 향락을 탐내는 것. 음식이나 남녀 관계 등의 정도를 넘어선 욕망. 먹고 마시는 것을 포함하는 육체적 욕구를 즐기는 것, 또는 즐기려는 욕심(慾心)을 이른다. 정욕(情欲)을 가리키기도 한다. 순자(荀子) 성악(性惡)에서 “처자식이 생기면 부모에 대한 효심이 약해지고, 기호와 욕망이 채워지면 벗과의 믿음이 줄어들게 되며, 자리가 높아지고 봉록이 많아지면 임금에 대한 충성심이 약해진다.[妻子具而孝衰於親, 嗜欲得而信衰於友, 爵祿盈而忠衰於君.]”라고 하였고,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기욕(耆欲)이 깊은 사람은 천기(天機)가 얕다.[其耆欲深者, 其天機淺.]”고 하였다.
  • 천기[天機]  만물 속에 내재한 하늘의 기틀. 천지자연의 오묘한 작용. 자연의 이법(理法). 내면의 천진(天眞)함. 천부적으로 타고난 기지(機智)나 성품. 하늘이 부여한 재능. 사물의 천연(天然)의 모습. 만물을 주관하는 하늘이나 대자연의 비밀 또는 신비. 모든 조화(調和)를 꾸미는 하늘의 기밀(機密). 중대한 기밀. 천리(天理)가 발용(發用)하는 것. 천부의 영기(靈機). 영성(靈性). 타고난 근기(根器). 조화(造化)의 은밀한 기틀. 참고로,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기호와 욕망이 깊은 사람은 천기(天機)가 얕다.[其耆欲深者 其天機淺]”고 하였고, 열자(列子) 설부(說符)에 춘추 시대 진 목공(秦穆公)이 일찍이 말[馬]의 상(相)을 잘 보았던 구방고(九方皐)로 하여금 천리마(千里馬)를 구해 오게 했는데, 3개월이 지난 뒤에야 구방고가 와서 천리마를 얻었다고 하므로, 목공이 어떤 말이냐고 물으니, 구방고가 누런 암말[牝而黃]이라고 대답하므로, 다른 사람을 시켜 가서 보게 한 결과 검은 숫말[牡而驪]이었다. 그러자 목공이 앞서 구방고를 천거한 그의 친구 백락(伯樂)을 불러 책망하기를 “실패했도다. 그대의 천거로 말을 구해 오게 했던 사람은 말의 색깔도 암수도 알지 못하는데, 무슨 말을 알 수 있단 말인가.”라고 하니, 백락이 말하기를 “구방고가 본 것은 곧 천기(天機)이므로, 그 정(精)한 것만 얻고 추(麤)한 것은 잊어버리며, 내면의 것만 중시하고 외면의 것은 잊어버린 것입니다.”라고 했는데, 말을 데려와서 보니, 과연 천하의 양마(良馬)였더라는 고사가 나온다.
  • 진정[塵情]  세속적인 생각이나 속된 마음. 깨끗하지 못한 속된 마음. 세속의 정념. 속정(俗情).
  • 이경[理境]  이상적(理想的)인 경지. 이치의 경계. 천리(天理)의 경지(境地). 진리(眞理)의 경계(境界).

【譯文】 要以我轉物,  勿以物役我  :  以我轉物,  物勿役我.
沒有淸風明月鮮花楊柳不能成爲自然,  沒有感情欲望嗜悅喜好不能成爲心體.  只能以我爲中心扭轉萬物,  不能以物爲中心奴役自己,  這樣嗜好欲望難道不是上天玄機,  那世俗情欲就是理想境界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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