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면서
너무 한가하면 슬그머니 딴생각이 생겨나고
너무 바쁘면 참다운 본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학덕 높은 사람은
몸과 마음에 대한 근심을 품어야만 하되
자연을 즐기며 읊조리는 멋 또한 누려야 한다.
人生太閒, 則別念竊生. 太忙, 則眞性不現.
인생태한, 즉별념절생. 태망, 즉진성불현.
故士君子不可不抱身心之憂, 亦不可不耽風月之趣.
고사군자불가불포신심지우, 역불가불탐풍월지취.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별념[別念] 딴생각. 다른 생각. 잡념. 엉뚱한 생각. 미리 정해진 것에 어긋나는 생각.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다른 데로 쓰는 생각.
- 절생[竊生] 슬그머니 생겨남. 몰래 생겨남.
- 태망[太忙] 지나치게 바쁨. 너무 분주함. 참고로, 한유(韓愈)의 시 조장적(調張籍)에 “지상의 벗들을 돌아보며 말하노니, 너무 바쁘게 경영하지 말지어다.[顧語地上友 經營無太忙]”라고 하였다.
- 진성[眞性] 진실한 본성. 만물의 본래 참 모습. 사물이나 현상의 본래 성질. 인위적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성질. 천성(天性). 불교에서 말하는 사람이 본래 갖춘 망령됨이 없고 변함이 없는 마음. 진짜 증세의 병. 참고로, 진서(晉書) 권72 갈홍열전 논(葛洪列傳論)에 “덕에 편안히 즐기고 진성을 길러서 세속 일 밖에 초탈했다.[游德棲眞 超然事外]”라고 하였다.
- 사군자[士君子] 교양과 인격이 높은 사람. 사회적 지위가 있으며, 덕행이 높고 학문에 통달한 사람. 학문이 깊고 덕행이 높은 사람. 학문이 있으면서 품성(品性)과 덕(德)이 고상한 사람. 학식(學識)이 있고 후덕(厚德)한 사람. 사(士) 가운데 재덕(才德)이 있는 사람. 상류 사회인. 지식인. 상류 계층의 인물. 관료 및 기타 지위가 있는 향신(鄕紳), 독서인(讀書人) 등을 말한다.
- 사[士] 본래 벼슬에 오를 수 있는 계층을 뜻하였으나, 후세에는 문인(文人)을 지칭하게 되었으며, 사군자(士君子)는 사(士) 가운데 재덕(才德)이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
- 학덕[學德] 학문(學問)과 덕행(德行).을 아울러 이르는 말. 학식(學識)과 덕행을 아울러 이르는 말.
- 덕행[德行] 덕성(德性)스러운 행실(行實). 어질고 너그러운 행실. 착하고 어진 행실. 덕(德)은 마음속에 얻은 것이고 행(行)은 그것이 밖으로 드러난 것을 의미한다. 공덕(功德)과 행법(行法).
- 신심[身心] 몸과 마음을 아울러 이르는 말. 심사(心思). 참고로, 백거이(白居易)의 시 수하(首夏)에 “침울하게 하는 걱정 도대체 무슨 소용인가, 자신만 힘들게 할 뿐인 것을. 몸과 마음을 다 놓아버리고, 눈감고 되는대로 맡기느니만 못하네.[沉憂竟何益, 只自勞懷抱. 不如放身心, 冥然任天造.]”라고 하였고, 주희(朱熹)의 문집인 회암집(晦庵集) 권29 여조상서서(與趙尙書書)에 “오늘날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임금에게 몸과 마음을 수습하고 정신을 보존하고 아끼면서 항상 천하의 일을 염두에 두도록 권면하는 일이니, 그런 뒤에야 치도를 강론하며 점차로 개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今日之事 第一且是勸得人主收拾身心 保惜精神 常以天下事爲念 然後可以講磨治道 漸次更張]”라고 하였다.
- 풍월[風月] 청풍명월(淸風明月). 아름다운 자연의 경치를 읊거나 노래함.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흥취(興趣)를 자아내어 즐겁게 놂. 음풍농월(吟風弄月). 음풍영월(吟風詠月). 시문(詩文). 바람과 달로서 자연을 뜻한다. 풍월을 읊는다[음풍농월吟風弄月]라고 하면, 바람을 읊조리고 달은 노래한다는 뜻으로서,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소재로 시를 짓는 것이다. 풍월은 사람들의 입에 배어 흔히 시(詩)를 뜻한다. 참고로, 주희(朱熹)의 육선생화상찬(六先生畵像讚)에 주돈이(周敦頤)를 가리켜 “맑은 바람 밝은 달빛은 가없고, 뜨락의 풀은 파랗게 어우러졌네.[風月無邊, 庭草交翠.]”라고 하였다. 얻어들은 짧은 지식(知識). 정식으로 배우지 않고 어깨너머로 배운 짧은 지식.
【譯文】 不可徒勞身心, 當樂風月之趣 : 不可徒勞, 不能太閑.
人的生活太過悠閑就行偷偷地產生雜念, 過於忙碌就會看不見人的純眞本性. 所以有才德的君子不可不保持身心過度疲勞的憂患, 也不可不耽味淸風明月的樂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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