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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반쯤 피었을 때 보고, 술은 얼근할 때 그쳐라 [花看半開 酒飮微醉] <채근담>


꽃은 반쯤 피었을 때 보고

술은 얼근 취할 정도로 마시면

이 가운데 크게 고상한 흥취가 있다.

꽃이 흐드러지고 술에 흠씬 취하게 되면

도리어 추악한 지경을 이루게 된다.

과분히 누리는 자라면 마땅히 생각할 바이다.


花看半開,  酒飮微醉,  此中大有佳趣.
화간반개,  주음미취,  차중대유가취.
若至爛漫酕醄,  便成惡境矣.  履盈滿者, 宜思之.
약지난만모도,  변성악경의.  이영만자, 의사지.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송(宋)나라 소옹(邵雍: 소강절邵康節)의 시 안락와중음(安樂窩中吟) 기7(其七)에 “맛 좋은 술을 마심은 살짝 취한 뒤에 있고, 좋은 꽃은 봄은 반쯤 피었을 때에 있네. 이와 같은 뜻은 형언하기 어려우니, 다만 사람들이 다 알지 못할까 두렵네.[​美酒飮敎微醉後, 好花看到半開時​. 這般意思難名狀, 只恐人間都未知.]”라고 하였다.


  • 가취[佳趣]  좋은 취미(趣味). 마음속으로부터 느껴지는 재미있는 흥취(興趣). 썩 좋은 취미. 고아한 취미. 고상한 정취.
  • 난만[爛漫]  흐트러진 모습. 빛깔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 꽃이 만발하여 한창 볼 만하게 탐스러움. 꽃이 활짝 많이 피어 화려함. 꽃다운 것이 많이 흩어져 있어 눈을 자극함이 강함. 빛이나 광채가 어지러울 정도로 강하고 선명함. 광채가 사방으로 발산되는 것. 서로 엉클어짐. 초목이 무성한 것. 흐르는 물의 기세가 커 보이는 것. 널리 퍼짐. 주고받는 의견이 충분히 많음. 의견을 주고받음이 미흡한 데가 없이 충분함.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술을 많이 마시고 취한 모습. 선명하고 아름답다. 눈부시다. 순진하다. 참고로, 한유(韓愈)의 별지부(別知賦)에 “처음에는 들쭉날쭉 차례가 달랐으나 끝내는 호탕하게 한 물결로 흐른다.[始參差以異序, 卒爛漫而同流.]”라고 한 데서 보이고, 사마광(司馬光)의 시 장군행(將軍行)에 “살찐 소 백 마리와 술 일만 섬, 하루에 즐겁게 먹고 마시라고 내놓네.[肥牛百頭酒萬石, 爛漫一日供歡娛.]”라고 한 데서 보이고, 백거이(白居易)의 시 대인증왕원외(代人贈王員外)에 “고요할 땐 은근한 얘기를 접하고, 광기가 일어 난만한 놀이를 따른다.[靜接殷勤語, 狂隨爛漫遊.]”라고 한 데서 보인다.
  • 모도[酕醄]  술에 몹시 취한 상태. 만취한 모양.
  • 영만[盈滿]  가득 참. 사물이 가득하여 더 이상 보탤 수 없다. 흔히 위험한 상황이나 욕심의 한계를 경계하는 말. 분수에 넘치도록 극도의 부귀를 누리는 것을 말한다. 후한서(後漢書) 절상(折像)에 “우리 가문의 재산이 번식한 지가 오래되었는데, 영만(盈滿)의 허물은 도가에서 꺼리는 바이다.[吾門戶殖財日久, 盈滿之咎, 道家所忌.]”라고 하였다.

【譯文】 月盈則虧,  履滿者戒.
花卉要看一半開放的,  美灑要喝到微帶醉意,  這中間大有高雅的情趣.  倘若到花己盛開酒已爛醉,  就成爲醜惡境地了.  福履達到豐盈滿足的人,  應當深思這兩句話的意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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