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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맡기고 인위에 물들지 않으면 [體任自然 不染世法] <채근담>


산나물은 사람이 가꾸지 않고

들의 새는 사람이 기르지 않지만

그 맛은 모두가 향기롭고도 개운하다.

우리 사람도 속세의 법도에 물들지 않는다면

그 냄새와 맛이 아주 달라지지 않겠는가.


山肴不受世間灌漑,  野禽不受世間豢養,  其味皆香而且冽.
산효불수세간관개,  야금불수세간환양,  기미개향이차열.
吾人能不爲世法所點染,  其臭味不逈然別乎.
오인능불위세법소점염,  기취미불형연별호.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산효[山肴]  산나물. 산효야채(山肴野菜)의 준말. 산에서 나는 술안주와 들에서 나는 나물.
  • 불수[不受]  받지 않다. 겪지 않다. 당하지 않다. 적합하지 않다. 거북하다.
  • 세간[世間]  세상(世上). 세속(世俗).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회 또는 사회적 활동을 하는 영역. 유정(有情)의 중생(衆生)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세상. 불교에서 말하는 시간과 공간에 의해 한정지어진 불교의 세계관. 세는 시간, 간은 공간을 의미한다. 참고로, 두목(杜牧)의 시 송은자(送隱者)에 “세간의 공평한 도리는 오직 백발뿐이라, 귀인의 두상에도 일찍이 봐준 적이 없었네.[公道世間惟白髮 貴人頭上不曾饒]”라고 하였다.
  • 관개[灌漑]  농사를 짓는 데에 필요한 물을 논밭에 댐.
  • 야금[野禽]  들이나 산에 사는 새. 야생의 새.
  • 환양[豢養]  가축 기르듯 기름. 길러 양육함. 사육하다. 기르다. 보호하다. 비호하다. 감싸 주다. 치다. 가축을 기른다는 뜻으로 양육하고 부양해 준다는 말이다. 매수(買收)하여 이용함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인다.
  • 이차[而且]  게다가. 또한. ~뿐만 아니라. 그런데.
  • 세법[世法]  속세(俗世)의 법(法). 세속의 법. 세속의 공명과 이득. 세간에 전해지는 일반적인 방법. 세법(世法)은 세간의 법이라는 말로, 인연(因緣)을 통해 발생하는 법을 말한다.
  • 법식[法式]  법도(法度)와 양식(樣式). 생활상의 예법이나 양식. 방식(方式). 불전(佛殿)에 재를 올리는 의식(儀式).
  • 법칙[法則]  모든 현상들의 원인과 결과, 또는 사물과 사물 사이에 내재하는 보편적이며 필연적인 규칙. 사물이나 대상이 운영되고 지배되는 질서나 힘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지켜야 할 규범.
  • 점염[點染]  차차 번져서 물듦. 조금씩 물이 들게 되다. 그림 그릴 때 점경(點景)하거나 색칠을 하다. 문장을 수식하다. 윤색(潤色)하다. 원래 화가가 경물을 스케치하고 채색하는 것을 가리켰으나 후에는 글을 지을 때 문채를 윤색하는 것을 널리 가리키기도 하였다.
  • 취미[臭味]  냄새와 맛. 냄새와 맛을 아울러 이르는 말. 나쁜 짓을 하는 무리. 나쁜 냄새. 나쁜 맛. 싫은 맛. 동아리. 동류. 취향(趣向). 참고로, 진(晉)나라 곽박(郭璞)의 시 증온교(贈溫嶠)에 “사람들이 말하기를, 소나무 대나무가 숲을 이룬다하네. 나도 그대와 함께 냄새 맡고 맛보려네, 서로 다른 이끼가 한 봉우리에 살듯.[人亦有言, 松竹有林. 及爾臭味, 異苔同岑.]”라고 한 데서 보인다.
  • 향취[香臭]  좋은 느낌을 주는 냄새. 향기로운 냄새.
  • 취미[趣味]  마음에 끌려 일정한 방향으로 쏠리는 흥미. 아름다움이나 멋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능력. 전문이나 본업은 아니나 재미로 좋아하는 일. 흥취. 흥미. 재미. 기호(嗜好).
  • 형연[逈然]  판이하게. 아주 다름. 현격히.

【譯文】 體任自然,  不染世法.
山間菜肴不必接受人世間的澆灌施肥,  野生鳥禽不必接受人世間的飼養照料,  它們的味道香馥而且芳洌.  我們能夠不被世俗法則所玷汙沾染,  他的氣息不就有迥然不同的區別了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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